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임익철 운영위원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임익철 운영위원

“저는 10ㆍ29 이태원참사로 아들을 잃은 희생자 임종원 아빠 임익철입니다”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의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인 11일, 임익철 10ㆍ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은 본인을 운영위원이 아닌 희생자 고(故) 임종원 아빠라고 소개하고 “화무십일홍, 모든 권세는 유한하다”며 김광호 전 청장을 포함해 류미진 총경(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정대경 전 서울경찰청 112 상황 3팀장의 엄벌을 촉구했다.

10ㆍ29 이태원참사 책임자 김광호 전 청장 등 공판준비기일 개최에 즈음한 엄벌촉구 기자회견

10ㆍ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의 공판준비절차가 진행되는 서울서부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10ㆍ29 이태원참사 책임자 김광호 전 청장 등 공판준비기일 개최에 즈음한 엄벌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사자로서 발언에 나선 임익철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은 “오늘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500일 만에 전 서울경찰청장 김광호가 법정에 서는 날”이라며 “이태원참사는 윤석열 정부가 얼마나 후안무치한 정권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임익철 운영위원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임익철 운영위원

임익철 운영위원은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은 수도 서울의 치안을 책임지는 최고책임자로서 이태원참사 당시에 핵심 가해자”라며 “이태원참사로 꽃다운 청춘 159명이 희생됐지만, 사실 그날 경찰 및 지방자치단체의 다중인파관리만 제대로 작동했다면 단 한명의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익철 운영위원은 “상급책임자인 김광호가 참사 당일 사전대비책을 결정하고 조치했다면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피의자 김광호는 사전에 이태원 핼러윈데이 다중인파 운집과 이태원 참사 발생을 충분히 예견했다”고 뒷받침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임익철 운영위원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임익철 운영위원

임익철 운영위원은 “수많은 사전 정보보고와 회의를 통해 안전사고 발생의 위험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위험을 회피할 충분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며 “또한 6시 34분 압사와 관련한 최초의 112신고 이후 빗발치는 시민들의 신고에 경찰 인력 배치 및 교통을 신속히 통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임익철 운영위원은 “그 결과 159명이 생명을 잃는 참담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임익철 운영위원은 “언론에 따르면 당초 서울서부지검은 김광호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의견을 냈지만, 대검이 보완 지시를 내렸다”며 “이에 서부지검이 다시 불구속 기소를 냈지만, 대검이 다시 보완지시를 내렸으며, 결국 작년 9월에 교체된 새 수사팀이 법적인 책임을 물을 만큼의 주의의무가 없다는 불기소에 무게를 두고 대검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임익철 운영위원, 민변 이태원참사 대응 TF 법률대응팀장 양성우 변호사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임익철 운영위원, 민변 이태원참사 대응 TF 법률대응팀장 양성우 변호사

임익철 운영위원은 “그러나 이원석 검찰총장이 나흘 만에 직권으로 수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9대 6으로 기소를 권고해 직위해제 되고 불구속으로 재판에 회부하게 됐다”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임익철 운영위원은 “이태원참사가 발생하고 1년 5개월만에 비로소 법정에 서게 된 것”이라며 “그동안 과연 검찰이 159명의 희생자를 낸 이태원참사의 책임자인 김광호를 수사하고 처벌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임익철 운영위원은 “유가족들은 서울서부지검 전ㆍ현직 수사팀의 의견이 엇갈린다는 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며 “유가족을 대변해 수사하고 처벌하는 검찰이 인사권자의 눈치나 보는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고, 공정과 상식에 입각해 법의 잣대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로지 진실을 밝혀내고, 책임있는 자를 처벌하고, 역사에 떳떳한 판결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서부중앙지방법원
서울서부중앙지방법원

임익철 운영위원은 “그동안 수많은 사상자를 낸 여러 사회적 참사가 있었다”며 “성수대교 붕괴 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세월호 참사 등 법적인 다툼 이전에 관련 최고 책임자는 책임을 통감하고 직을 내려놓고 반성과 참회하는 모습을 유가족과 국민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임익철 운영위원은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태원참사에서 그 어떤 사과와 반성과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후안무치하게도 오히려 유가족이 아닌 가해자와 책임자들을 격려하고 두둔하는 패륜을 저지르고 있다”며 “159명의 끼많고 꿈 많았던 청춘이 아무런 의심없이 국가를 신뢰하다 허망하게 희생돼 불귀의 객이 됐으나 책임지는 사람 없고 오히려 승승장구하는 이 현실에 유가족들은 절규하고 있다”고 말했다.

10ㆍ29 이태원참사 책임자 김광호 전 청장 등 공판준비기일 개최에 즈음한 엄벌촉구 기자회견
10ㆍ29 이태원참사 책임자 김광호 전 청장 등 공판준비기일 개최에 즈음한 엄벌촉구 기자회견

임익철 운영위원은 “유가족들은 호소한다. 부디 이 땅에 사법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달라.”며 “우리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사법 정의”라고 강조했다.

임익철 운영위원은 “159명의 생명이 침해된 이번 사건에서 검찰과 법원은 지난번 박상민 전 서울경찰청 외사부장의 재판에서 보여준 엄정한 구형과 판결을 보여달라”며 “늦었지만 더욱 준엄한 법의 심판으로 김광호를 단죄해 달라”고 촉구했다.

임익철 운영위원은 “철저한 수사와 정의로운 판결로 무고한 젊은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며 “그들의 명예가 조금이라도 회복되게 해달라. 후안무치한 공직사회에 경종을 울려 다시는 이 땅에 이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는 전환점을 만들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는 주최 측의 예상을 깨고 김광호 전 청장이 법원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10ㆍ29 이태원참사 책임자 김광호 전 청장 등 공판준비기일 개최에 즈음한 엄벌촉구 기자회견
10ㆍ29 이태원참사 책임자 김광호 전 청장 등 공판준비기일 개최에 즈음한 엄벌촉구 기자회견

한편 기자회견에는 조인영 10ㆍ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양성우 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10ㆍ29 이태원참사 대응 TF 법률대응팀장과 임익철 10ㆍ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을 비롯한 유가족들이 참석해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법원은 경찰 책임자인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을 엄벌하라!”
“법원은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및 관계자들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이들을 엄중이 처벌하라!”
“법원은 10ㆍ29 이태원참사 책임자들을 처벌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