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올해도 세계인권선언의 날을 기념해 한 해 동안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 상황을 기록한 ‘2023 한국인권보고서’를 발간하고, 12월 4일 ‘2023년 한국인권보고대회’를 개최했다.

민변 2023 한국인권보고대회 / 사진=민변
민변 2023 한국인권보고대회 / 사진=민변

보고대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민변 대회의실과 온라인(ZOOM 및 유튜브 생중계)으로 동시 진행됐다.

민변 조영선 회장은 “윤석열 정부 2기,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위기의 연장 속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비록 흔들림이 있더라도 우리에게는 ‘인권과 민주사회’를 향한 소명이 있기에 거친 광야에서 함께 가기를 청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개회사 하는 민변 조영선 회장 / 사진=민변
개회사 하는 민변 조영선 회장 / 사진=민변

이번 보고대회는 ▲2023년 인권 상황 총괄 보고 ▲2023년 디딤돌ㆍ걸림돌 판결 발표 ▲집중조명 1 (언론의 자유 현황과 과제) ▲ 집중조명 2 (윤석열 정부의 ‘이념전쟁’) ▲현안 대담으로 구성됐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상황에서 사회 각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침해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했다.

2023년 인권 상황 총괄 보고 발표를 맡은 이상희 2023년 한국인권보고대회 준비위원장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일들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생명을 위협하는 구조적인 폭력 속에서 안타까운 삶들이 소리 없이 사라지는 참담한 현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대의 망각을 저지하기 위해’ 인권 기록을 이어갔다”면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9년이 지났지만,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나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에서 보인 정부와 책임자들의 무책임한 대응을 보면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 참사의 기록도 멈출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상희 준비위원장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인간의 존엄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해 분투하는 분들의 활동도 기억했다”고 말했다.

다음 순서로 2023년 10대 디딤돌ㆍ걸림돌 판결 선정위원회에서 <2023년 올해의 디딤돌ㆍ걸림돌 판결>과 판결 선정 이유에 대해 발표했다.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각급 법원 및 헌법재판소에서 선고된 판결 및 결정을 대상으로 디딤돌ㆍ걸림돌 후보 판결이 추천됐다.

선정위원회는 사건의 특징, 기존 판례 견해와의 차이, 사회에 미친 영향, 인권 증진 기여 정도 등을 주요 심사 기준으로 삼고, 10대 디딤돌ㆍ걸림돌 판결 및 최고의 디딤돌 판결ㆍ최악의 걸림돌 판결을 각각 선정했다.

올해 최고의 디딤돌 판결로는 ‘동성 커플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인정 판결’이 선정됐다. 위 판결은 법원이 동성커플의 법적 지위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로, 피부양자 제도에서 동성결합 집단을 이성 사실혼 배우자 집단과 다르게 대우하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대우라는 점을 명확하게 설시한 점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한편 올해 최악의 걸림돌 판결로는 ‘공공부문 무기계약직과 공무원 간의 차별이 균등대우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본 대법원 판결’이 선정됐다.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경우 헌법과 근로기준법 제6조가 차별시정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 규정임에도 불구하고, 그 규범력이 후퇴하는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근로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를 적극 인정하여 무거운 비판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2023년 10대 디딤돌ㆍ걸림돌 판결 선정위원은 김소리 변호사(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월간변론 편집위원), 김혜리 기자(경향신문), 랄라 활동가(다산인권센터), 민선 활동가(인권운동사랑방), 오동석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유승익 한동대학교 교수, 이종훈 변호사(민변 사무차장),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장예정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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