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석현정)은 28일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조합원 1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생존권 보장 촉구 공무원 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사진=공무원노조
사진=공무원노조

이 자리에서 공무원단체들은 치열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정부에 조속한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동시에 7급 이하 하위직ㆍ저년차 공무원의 내년도 임금 추가 인상과 올해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합의한 6급 이하 직급보조비, 정액급식비 각각 2만 원, 1만 원 인상 등의 이행 촉구, 그리고 최저임금 미만인 내년 총선 선거사무 수당의 인상을 요구했다.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 / 사진=공무원노조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 / 사진=공무원노조

◆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 “공짜 노동 거부하겠다”

이 자리에서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국회를 통과한 노조법 2ㆍ3조 개정안을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한다”며 “양대 노조는 헌법이 보장한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진짜 사장과 교섭할 권리, 파업할 권리를 거부하려는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규탄하며, 노조법 개정을 위해 함께 연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호일 위원장은 “지난 7월 8일 2만 명의 공무원 조합원이 흰옷을 입고 공무원 생존권을 요구하며 종로 을지로 일대를 휩쓸었다”며 “이후 4차례의 보수위원회 투쟁, 9월 20일 국회 앞 투쟁과 국회의원 면담 사업과 정부와 보수위원회 후속 사업을 진행했고, 오늘 다시 용산에 모여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호일 위원장은 “국회에서 선거업무수당이 지금 수준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문제제기해도 정부가 안 움직이면 안 되고,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되어도 정부가 불용처분하면 예산안 자체가 무용지물”이라며 “그래서 오늘 공무원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용산 대통령실 앞에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최저임금 수준의 청년 공무원들, 우리 노동이 최저임금에도 근로기준법에도 못 미치는 것이, 지금 공무원의 현실”이라며 “동지들 앞으로 공짜 노동 거부합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호일 위원장은 “치솟는 물가와 금리,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도 좀 살자’는 외침은 앞으로 더 이상 공짜 노동을 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결의가 되어야 한다”며 “지금 받는 우리의 임금과 시간 외 수당, 선거업무 수당은 모두 공짜 노동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호일 위원장은 “더 이상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모을 때”라며 “분명히 경고하는데, 공짜 노동인 선거업무 거부하겠다”면서 “이미 여러 번 국회에도 정부에도, 내년 총선에서 험한 일 벌어질 거라고 경고했다”며 힘주어 말했다.

전호일 위원장은 “정부는 세수가 상반기만 60조가 덜 걷혀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공무원들에게) 줄 것이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왜 공무원노동자가 희생해야 합니까? 왜 복지 예산 삭감으로 우리 국민이 고통받아야 합니까?”라고 지적하며 “부자 감세한 정부가 책임져야 하고, 사내 유보금 재벌 곳간에 쌓아놓은 기업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따졌다.

공무원노조 전호일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반민생ㆍ반노동ㆍ반공무원 정책에 양대 노조는 두 손 맞잡고 변치 않고 투쟁해 나가겠다”며 “맞잡은 손 놓지 말고, 전체 120만 공무원의 생존권이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단결해서 힘차게 투쟁해 나갑시다”라고 호소했다.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 / 사진=공노총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 / 사진=공노총

◆ 공노총 석현정 위원장 “공무원들에게 희생만 강요한다면, 하위직 공무원 이탈 심화될 것”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석현정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찌는 듯한 불볕더위와 하늘에서 퍼붓듯이 쏟아지는 폭우, 칼바람이 여미는 추위를 이겨내고 이렇게 아스팔트 위에서 외치고 또 절규하고 있다”며 “우리의 요구사항은 명확하다. 120만 공무원 노동자는 정부의 하수인이 아닌, 정부의 성공을 좌우하는 파트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 파트너가 살아갈 수 있도록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석현정 위원장은 “최저임금과 비교되며 내일을 걱정하는 하위직 공무원의 임금ㆍ수당 인상 요구를 억대 연봉을 받아 가며 ‘무리한 요구’라며 고위직들은 그저 사실을 왜곡ㆍ호도하기 바쁘다”며, “정부는 그저 힘으로 공무원 노동자의 손과 발을 묶고, 입을 틀어막기에 앞서 현장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불철주야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하위직 공무원 노동자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노총 석현정 위원장은 “그렇지 않고 끊임없이 공무원들에게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하위직 공무원 노동자의 이탈은 심화될 것이고, 그로 인해 발생한 모든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노동개혁 외치는 정부가 공무원에게 악덕 사장 못지않게 노동자를 사지로 내몰아”

투쟁 발언에 나선 안정섭 공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7월 우여곡절 끝에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표결로 내년도 공무원 임금 인상안을 결정했는데, 정부는 자신들이 유리한 구도로 결정한 인상안도 무시하고 내년도 임금 인상안을 2.5%로 결정했다”며 “정부의 이런 처사에 한편에서는 분노가 치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선다”고 말했다.

안정섭 수석부위원장은 “자신들이 결정한 임금 인상안도 손바닥 뒤집듯 하는데, 과연 7급 이하 저년차 공무원 임금 추가 인상과 각종 수당 인상 등 나머지 결정 사항도 그저 ‘휴지 조각처럼 버려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이라며, “정부가 120만 공무원 노동자의 정당한 사용자라면, 올바른 사용자의 모습을 선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정섭 수석부위원장은 “사회적 약자를 지키겠다며, 올바른 노동문화를 정착하겠다며 노동개혁을 외치는 정부가 공무원에게는 악덕 사장 못지않게 노동자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정부는 이와 같은 모순된 행동에 진심으로 반성하고, 올해 공무원보수위 합의사항을 조속히 이행하라. 그것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깬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 “공무원 생존권 옥죄어 오는 모든 탄압에 맞서 단결하고 계속 투쟁해 나갈 것”

이상준 공노총 경찰청노조 청년국장은 공동 결의문을 낭독하며, “청년 공무원의 임금수준은 최저임금으로 떨어져서 공무원시험 경쟁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초과근무를 해도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통상임금의 1.5배가 아닌 9급 공무원은 9620원, 8급 공무원은 1만 162원 정해진 시간당 단가로만 받는다”고 밝혔다.

이상준 청년국장은 또 “연가보상비도 근로기준법에 한참 못 미치는 86% 수준으로 받고 있다”며 “선거사무에 강제 동원돼 이른 새벽부터 저녁까지 14시간 일을 해도 최저임금도 못 받는다”고 전했다.

그는 “공무원에게 일방적으로 가해진 ‘희생 강요’와 ‘공짜 노동’은 수없이 많다”라며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국회는 아무런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 공무원이니까 그냥 버티라고만 한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은 ‘바꾸겠다’, ‘개선하겠다’ 말만 하고 바꾸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상준 청년국장은 “상위 1%의 특권층에 대해서는 감세 정책을 제시하면서, 청년공무원에게는 최저임금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한다”라며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양대 노조는 공무원보수위에서 결정한 하위직 공무원에 대한 3.1% 임금 인상과 특히 7급 이하 저년차 공무원에 대한 추가 임금 인상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직급보조비 2만 원 인상, 정액급식비 1만 원 인상도 반드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상준 청년국장은 “더 이상 공짜 노동은 없다. 일한 만큼 대우하고 임금을 지급하라. 노동조합 탄압을 멈추고 노동조합과 대화하고 협의하라. 내년 정부예산이 조만간 국회에서 결정된다. 정부가 앞장서서 공무원 임금 인상, 청년 공무원 처우개선, 공무원보수위 결정사항 이행, 선거사무수당 예산확대, 노조사무실 지원 예산 복원에 나서라”라고 요구했다.

결의문 말미에는 “공무원을 더 이상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 120만 공무원도 국민으로서 선거에 참여하는 주권자이다. 주권자의 권리로 공무원에게 일방적 희생만을 요구하는 모든 정치권력에 맞설 것”이라며 “공무원의 생존권을 옥죄어 오는 모든 탄압에 맞서 우리는 단결하고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준 청년국장은 “우리의 동료를, 청년들을 지키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고 있어도, 우리는 청년이 떠나지 않는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정부에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이번 생존권 보장 촉구 공무원 노동자대회에는 석현정 위원장과 안정섭 수석부위원장 등 공노총 제6대 집행부를 비롯해 공주석 시군구연맹 위원장, 이철수 국공노 위원장, 진영민 전국시ㆍ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강순하 전국광역시도공무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고진영 소방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등 5개 연맹 위원장과 양대 노조 조합원 1천여 명이 참석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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