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로리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7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메리츠증권의 사모 CB/BW 미공개정보 이용에 대한 내부자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금감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1년 이화전기가 발행한 400억원 규모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에 투자했고, 이화그룹 김영준 회장이 2023년 5월 횡령ㆍ배임 혐의로 구속되기 전 주식으로 바꾼 이화전기 보유 지분을 주식 매매거래정지 직전 전부 매도하며 의혹이 일었다.

이용우 국회의원은 “국내 최고의 수익성을 보인 메리츠증권이 지난 5년간 사모 CB/BW 인수가 유달리 많았다”며 “이 회사 중에 무려 18개 회사가 횡령 및 배임, 부도 및 회생절차, 감사의견거절 등의 이유로 거래정지 됐으며, 공급 규모 또한 7800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용우 국회의원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직무상 정보를 이용하고, 직원 계좌를 다른 계좌를 통해서 투자하고, 사적 이익을 제공 취득하고 발행자에 대해서 편익을 제공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된 바가 있다”며 “그 본부 한 팀 전원이 사직했는데, 개인의 일탈이냐”고 메리트증권 최희문 대표이사를 쏘아붙였다.

이용우 국회의원이 메리트증권 최희문 대표이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화면)
이용우 국회의원이 메리트증권 최희문 대표이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화면)

최희문 대표이사는 “그 점에 대해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용우 국회의원은 “이화전기 거래정지로 약 38만 명의 소액 주주에게 피해를 줬다”며 “근데 김영준 회장은 주가 조작 전과가 있는 사채업자 출신으로, 차명으로 지분을 분산시켜놓고 경영권을 행사한 적도 있는데 알고 있었냐”고 따졌다.

최희문 대표이사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답했고, 이에 이용우 의원은 “나한테는 ‘투자자 또는 발행자의 레퓨테이션 리스크는 고려할 필요 없고 돈만 잘 벌고 담보를 잘 확보하면 되지 그거 왜 신경을 쓰냐? 그러므로 여기 나와있는 준법감시인들이 다 보는 거래 상대방 리스크 체크 안 하고 거래 상대방이 누군지도 몰랐다’고 들린다”고 꼬집었다.

또 이용우 국회의원은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와 이화그룹 CB/BW 투자한 내역을 보면, 총 투자 금액 2470억원 중 3개 회사(이화전기ㆍ이아이디ㆍ이트론)가 자기 자본의 50%가 넘는 부분을 부동산 사채 담보로 잡고 투자 결정을 했다”며 “투자심의서 사본을 요청했더니 영업 비밀이라고 제출을 거부했는데, 4년간 네 번째 국감을 하면서 처음 본 경우”라고 비판했다.

이용우 국회의원은 “이화전기는 BW 신주전환에서 구속영장 청구로 인한 거래정지 이전에 주식 매도를 완료해 다 회수했다”며 “내부 정보도 없이 투자 판단에 의해 이화그룹에 큰 문제가 없지만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한 거냐, 우연인 거냐”고 따졌다.

최희문 대표이사는 부정하며 “이러한 사태가 초래돼서 송구스럽지만 세 가지 신빙성 있는 증거로 저희가 사전에 이거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정황 증거들이 있다”고 항변했다.

연달아서 이용우 국회의원은 “이아이디 BW 신주전환 관련해 지난 4월 10일 리튬광산 사업 호재가 발표되기 전에 주식을 팔았는데, 이것도 우연이냐”며 “투자 판단을 굉장히 잘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매도 이익이 약 300억원 정도 발생했다. 이거 우연인지, 내부 정보에 용한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최희문 대표이사는 이에 “잠깐 이화전기에 대해 말하겠다”고 했지만, 이용우 국회의원은 “이 사안을 보고 우연이고, 내부 정보를 이용하지 않고 정상적인 투자 판단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답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범죄가 되니까”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최희문 대표이사는 “맞다”고 했지만, 이용우 의원은 즉각 “증인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단정했다.

이용우 국회의원은 “김영준 회장이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한 지가 그로부터 3개월 전”이라며 “투자했는데 대표이사, 회장, 대주주가 압수수색 당했다면 투자자는 저 회사 무슨 문제 있나 따져보고 풍문도 듣고 하는 게 정상적인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최희문 대표이사는 “이화전기가 지난 5월 10일 오후에 거래정지가 되는데 우리는 이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정황을 제시했다.

최희문 대표이사는 “첫째, 이화전기가 거래정지되기 3주 전에 이화전기의 전환 신청을 했다”며 “전환 신청을 하는 순간 담보권은 상실되는데, 이 사실을 예지하고 있었다면 신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최희문 대표이사는 “전환매매 정지 6일 전, 이화전기 관련 유가증권 279억원을 추가로 인수했다”며 “거래정지가 다가오는 회사라고 판단했다면 결코 추가로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며 거래정지 당일 이화전기는 그날 아침에 메리츠증권으로부터 300억원의 유가증권을 프리미엄을 주고 사갔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최희문 대표이사는 “회사 자체도 거래정지에 대한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조사에 철저히 임해서 이런 의혹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강한 조사 혹은 수사의 단서로 삼을 수밖에 없는 정황인 건 틀림없다”면서 “내부적으로 건강해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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