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고객의 동의 없이 피부 시술 전후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단으로 게재한 피부관리숍 업주가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대한법률구조공단
대한법률구조공단

10일 대한법률구조공단(이사장 이종엽)에 따르면 전주지방법원 정선오 부장판사는 A씨가 피부관리숍 업주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B씨는 1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40대 중반의 여성 A씨는 2022년 8월 동네 지인으로부터 카카오톡 문자를 받았다. 지인은 “이거 OO엄마 아니에요?”라며 인스타그램 사진을 공유했다. 비록 눈은 보이지 않고 코와 턱 아래 부위만 노출됐지만, A씨는 단번에 자신의 사진임을 알아차렸다.

게시글은 피부 시술 전후 사진을 보여주며 시술을 받은 후에는 팔자주름, 이중턱 등에 극적인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다.

더구나 게시글 중에는 “이왕이면 늙은 아줌마보다 젊어 보이는 아줌마가 될래요”와 같은 수치심을 유발하는 문구도 있었다.

A씨는 20개월 전에 집 근처의 한 피부관리숍에서 피부시술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업주 B씨는 시술을 할 때마다 시술 전후로 사진을 찍었다. A씨가 그 이유를 물으니, B씨는 “시술 전후의 차이를 알려주기 위한 목적이며 이 사진은 당신에게만 발송하겠다”고 말했다.

A씨가 업주 B씨에게 연락해 사진 게시와 관련해 따지자, B씨는 “사진 게시에 동의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A씨가 “동의서를 보여달라”고 하자, B씨는 연락을 차단했다. A씨의 항의 이후에도 문제의 광고 사진은 6개월가량이나 더 게시되었다.

결국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법률구조공단은 B씨가 고객 A씨의 동의 없이 사진을 게재함으로써 A씨의 초상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고 1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홍보 관련 동의서를 받았고, 개인정보보호법상 보관기간 1년이 지나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한편으로는 “다른 고객은 문제 삼지 않는데, 왜 A씨만 유별나게 따지느냐”는 취지로 항변했다고 한다.

법률구조공단은 “동의서를 1년 만에 폐기했다면서 해당 광고물 게시 사실을 2년 넘게 몰랐다는 변명은 믿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A씨의 청구를 전부 인용했다.

A씨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법률구조공단 소속 나영현 공익법무관은 “SNS의 상업적 활용이 증가하면서 초상권 침해를 둘러싼 다툼도 늘고 있다”며 “초상권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갈수록 예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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