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변호사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 교수는 7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 등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권력분립과 법관의 독립을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한 헌법파괴 범죄”라며 “사법의 위기이자 정의의 위기”라고 우려의 진단을 내렸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찬운 교수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임명된 대법관들은 여전히 법대를 지키고 있고, 전국의 수천 법관들은 사법농단 관련 대법관들에게 물러나라는 소리도 못하고 있다”며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박 교수는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법학교수들이 나서야 한다”며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법원은 수사에 협조하라’, ‘관련 대법관들은 즉각 사퇴하라’, ‘재판거래로 피해를 본 당사자들에게 다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하라’ 이런 요구를 우리가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박찬운 교수가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박찬운 교수가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박찬운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법학 교수님께, 간곡히 한 말씀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호소했다.

그는 “벼르고 또 별러 쓰는 것임에도 SNS를 통해 이런 말씀을 드리려 하니 쉽게 글이 써지지 않는다. 저는 부족하고 실수가 많은 사람이다. 결코 정의에 불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심정을 이해해 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찬운 교수는 지난 6월 11일 ‘사법행정권 남용 규탄 전국변호사 비상시국모임’이 변호사회관 앞에서 개최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요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변호사 시국선언’에 참여해 규탄발언을 했다.
박찬운 교수는 지난 6월 11일 ‘사법행정권 남용 규탄 전국변호사 비상시국모임’이 변호사회관 앞에서 개최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요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변호사 시국선언’에 참여해 규탄발언을 했다.

박찬운 교수는 “사법농단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지난 1년 동안 이 문제가 대한민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이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저 보수화된 사법부가 일부 밉보인 법관들을 특별 관리해, 인사상 불이익을 준 사건 정도로 알았다. 이름 하여 법관 블랙리스트 사건이었다”며 “그런데 그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이 사건의 본질이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었음을 알게 됐다. 이때까지 들어보지 못한 ‘재판거래’란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런 일은 우리 헌정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과거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선 판사들이 외압을 받아 양심에 반한 재판을 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법원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법관의 양심을 팔아 권부와 거래한 적은 없었다”고 경악했다.

변호사들과 함께 대법원을 향한 가두행진에 참가한 박찬운 교수
변호사들과 함께 대법원을 향한 가두행진에 참가한 박찬운 교수

그는 “우리가 지난 몇 년간 학생들에게 가르쳐 온 그 유명한 대법원 판결을 기억하십니까. 강제징용사건, 과거사 손해배상 사건, 전교조(법외노조), KTX(여승무원) 그리고 쌍용자동차(정리해고) 등 노동사건 등”이라고 열거하며 “가르치면서도 조금 이상했지요? 알고 보니 그들 사건이 모두 청와대와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재판거래를 지적했다.

박찬운 교수는 “이것은 권력분립과 법관의 독립을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한 헌법파괴 범죄”라며 “이것이 불러일으킨 결과는 참으로 심각하다. 법원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재판에 대한 신뢰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이것은 사법의 위기이자 정의의 위기다”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그런데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사태가 이쯤 됐으면 정치권에 비상이 걸려야 할 텐데, 어쩜 이렇게 조용합니까. 이 사건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사건에선 득달같이 달려들어 국정조사와 특검카드를 빼들었던 국회의원들은 도대체 어디에 간 것입니까”라고 지적했다.

지난 6월 11일 대법원 동문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여는 변호사들
지난 6월 11일 대법원 동문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여는 변호사들. 오른쪽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 옆 두번째가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다.

특히 “법원은 어떻습니까. 지금 우리 사법부가 일대 위기에 빠져 있는데도 그 불신의 당사자인 법원은 갈팡질팡하고 있다”며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임명된 대법관들은 여전히 법대를 지키고 있고, 영장전담법관들은 검찰이 청구하는 압수수색 영장을 열에 아홉 기각하는 사태를 벌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국의 수 천 법관들은 조용하다. 관련 대법관들 물러나라는 소리 한 번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명수 대법원장도 기대를 걸어야 할 지 자꾸 의심이 간다”며 “그에게 도대체 이 사법농단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 겁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박찬운 교수는 “언론은 어떻습니까”라며 언론에도 쓴소리를 냈다. 그는 “몇 몇 진보언론을 빼고는 대부분 언론이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도를 하고 있다”며 “헌정유린 사태를 이렇게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 보도해도 되는 것입니까. 이 사태를 사법부 내의 보혁 충돌이라는 색깔 논쟁으로 몰아가고 있는 일부 언론을 보고 있노라면 복장이 터진다”고 개탄했다.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가 벌어지자 법률가들이 대법원 동문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6월 11일 박찬운 교수와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등 변호사들이 지지 방문을 하는 모습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가 벌어지자 법률가들이 대법원 동문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6월 11일 박찬운 교수와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등 변호사들이 지지 방문을 하는 모습.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감사의 발언을 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제 우리(법학교수)들을 돌아봅시다. 미래의 법률가를 키우는 우리들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라면서 “저는 이 사태가 여기까지 올 때까지 헌신적으로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내 온 동료 교수님들을 기억한다. 그분들은 때론 신문이나 SNS에서 글을 썼고, 때론 대법원 앞에서 폭염 속 천막 농성을 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 소수의 목소리가 대한민국 법학교수들 모두를 대변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 동문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벌였던 법률가들. 좌측부터 이재화 변호사,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울 서초동 대법원 동문 옆 천막에서 시국농성을 하는 법률가들. 왼쪽부터 이재화 변호사,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승현 방송통신대 교수 이덕우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

이어 그는 “이것은 매우 심각한 사태”라며 “학생들에게 법과 정의를 가르치는 법학교수라면, 더욱 내일의 법률가를 키우는 로스쿨 법학교수라면, 밤잠을 자기 힘든 상황이다.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면 우리 제자들 앞에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박찬운 교수는 “지금 전국의 로스쿨을 보십시오. 어느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이 문제를 가지고 의견 표명을 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며 “옛날 같으면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이고, 학생들이 전국적으로 들고 일어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소리를 높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왜 학생들이 이렇게 조용합니까. 아무리 변시(변호사시험) 공부가 부담이 된다고 해도 이렇게 철저히 눈을 감아도 되는 것입니까”라면서 “도대체 미래의 법률가들을 이렇게 만든 것이 누구입니까”라고 반문했다.

박 교수는 “저의 이런 말씀에 불편하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봅시다.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는 선생님이라도 이 문제만큼은 달리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고 물었다.

박찬운 교수는 “헌법 교수님께 묻습니다. 학생들이 사법농단을 이야기하면서 헌법적 문제가 무엇이냐고 질문한다면 뭐라고 답할 겁니까? 민법 교수님께 묻습니다. 학생들이 과거사 사건에서 왜 대법원이 뜬금없이 소멸시효기간을 재심 판결 확정 후 6개월로 제한했는지를 물으면 뭐라고 답할 겁니까?”라면서 “이것은 공법담당이든 사법담당이든 모든 교수님이 답해야 할 질문”이라고 짚었다.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

그러면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번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선 우리가 나서야 한다. 결코 외면할 일이 아니다”며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법원은 수사에 협조하라’, ‘관련 대법관들은 즉각 사퇴하라’, ‘재판거래로 피해를 본 당사자들에게 다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하라’... 이런 요구를 우리가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박 교수는 “우리(법학교수)의 이런 모습을 법과 정의를 갈망하는 학생들에게, 미래의 법률가가 되겠다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이 법률가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 깨달으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저는 그것이 우리들 선생이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찬운 교수는 끝으로 “동료 교수님, 저의 간절한 바람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제 주장이 SNS 상에서 모기 소리 같은 작은 목소리로 끝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전국적으로 연대의 성명을 내 주십시오. SNS든 신문방송이든 어디에든지 글을 써주십시오. 우리 국민들은 분명 그것을 원하고 계실 겁니다”라고 호소했다.

박 교수의 이런 호소 글에 8일 오후 2시 현재 3800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좋아요’를 누리며 공감을 표시했고, ‘공유’가 1800회를 넘을 정도로 널리 퍼지고 있다.

박찬운 교수는 지난 6월 11일 ‘사법행정권 남용 규탄 전국변호사 비상시국모임’이 변호사회관 앞에서 개최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요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변호사 시국선언’에 참여해 규탄발언을 했다.
박찬운 교수는 지난 6월 11일 ‘사법행정권 남용 규탄 전국변호사 비상시국모임’이 변호사회관 앞에서 개최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요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변호사 시국선언’에 참여해 규탄발언을 했다.

한편 변호사인 박찬운 교수는 지난 6월 11일 ‘사법행정권 남용 규탄 전국변호사 비상시국모임’이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앞에서 개최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요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변호사 시국선언’에 참여해 “(양승태) 대법원장을 필두로 법원행정처 소위 엘리트 판사라는 자들이 사법부를 통째로 권부에 헌납하고 말았다”며 “이것은 명백한 헌법유린으로 국헌문란행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규탄발언에 나선 박찬운 교수는 “저는 원래 변호사로 있다가 12년 전에 대학교로 가서 이제는 말 그대로 백면서생에 불과합니다만, 오늘과 같은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외면할 수 없어 이 앞에 섰다. 미래의 법률가를 키우는 선생이 좌시할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라고 말문을 열어 참석한 변호사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박찬운 교수는 지난 6월 11일 ‘사법행정권 남용 규탄 전국변호사 비상시국모임’이 변호사회관 앞에서 개최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요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변호사 시국선언’에 참여다.
박찬운 교수는 지난 6월 11일 ‘사법행정권 남용 규탄 전국변호사 비상시국모임’이 변호사회관 앞에서 개최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요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변호사 시국선언’에 참여다.

박 교수는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태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정의실현을 위한 최후의 보루가 사법부라고 볼 때, 이것은 단순한 사법의 위기가 아니라 정의의 위기다”라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의 전 구성원들은 사법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5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 “특조단이 확보한 문서(410개) 전체를 즉각 공개하십시오”

두 번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원행정처 책임자급에 대한 형사고발하라”

세 번째 “관련 법원행정처 법관에 대한 징계에 착수하라”

네 번째 “양승태 대법원의 구성원으로서 현재 재직 중인 대법관들의 일괄 사퇴를 요구한다”

다섯 번째 “향후 법원행정처에 의한 사법행정권 남용 방지를 위한 개혁 방안 즉각 제시하라”

대법원 동문 앞에서 규탄 목소리를 내는 변호사들
대법원 동문 앞에서 규탄 목소리를 내는 변호사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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