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변호사단체 한법협 “법무부 피의자국선변호인제도, 좌시 않고 행동”
로스쿨 변호사단체 한법협 “법무부 피의자국선변호인제도, 좌시 않고 행동”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4.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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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법무부가 대한법률구조공단에 피의자국선변호인제도를 운영하려는 것에 대해 로스쿨 출신 청년변호사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가 “피의자국선변호인제도 도입이라는 무모한 시도에 대해 좌시하지 않고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먼저 법무부(장관 박상기)는 지난 3월 29일 법률구조법 개정이유와 주요내용을 국민에게 알려 의견을 듣기 위함이라며 법률구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을 보면 현행 법률구조법의 ‘법률구조’ 정의에 ‘형사절차상 변호인의 조력’을 추가해, 대한법률구조공단이 피의자국선변호인을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명확히 하려는 것이다.

개정안은 법률구조공단이 수사기관으로부터 체포피의자의 체포 통지를 받은 경우 피의자국선변호인을 선정하고 이를 해당 수사기관과 체포피의자에게 고지하도록 했다. 또 피의자국선변호인의 업무 독립성을 보장하고, 업무수행 내용은 체포된 피의자에 대한 접견, 피의자신문 참여, 의견 개진 등의 사항으로 정하도록 했다.

피의자국선변호인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위해 공단에 피의자국선변호관리위원회를 설치한다.

법무부는 법률구조법 개정이유에 대해 “국선변호인 선임 대상자를 사형ㆍ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체포된 피의자로 확대해, 체포피의자의 형사절차에서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체포피의자에 대한 국선변호인(이하 피의자국선변호인) 선정 등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필요한 사항을 정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정욱)는 “피의자국선변호인제도는 중범죄자라면 재벌, 고위공직자, 연예인 등의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는 제도”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변시)에 합격한 7년차 이하 로스쿨 세대 변호사 3500명 회원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청년변호사단체다.

4일 한법협은 성명을 통해 “피의자국선변호인제도는 우리가 강력히 반대해온 것으로 애초에 법무부가 추진했던 ‘형사공공변호인’ 제도에서 이름만 바꾸었을 뿐이고, 또한 우리가 세세하게 지적했던 문제점들이 하나도 개선되지 않아 그저 법무부로의 예산집중, 조직비대화를 위한 제도에 불과함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한법협은 “현재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법률구조를 비롯해 국선변호인과 국선전담제도 및 논스톱 국선변호인제도 등 피의자ㆍ피고인을 위한 제도는 이미 충분히 마련돼 있으며, 위 제도들의 수많은 문제점에 대해 법조계의 논의가 많은 상태”라며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법무부가 굳이 새롭게 피의자국선변호인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조직의 비대화와 예산 집중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밖에는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기관의 사명인 법질서 확립, 인권 옹호와 다양한 법무서비스제공을 위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중심의 제도를 고안하고 궁극적으로는 불필요한 제도를 제거하는 방안을 통해 법조질서를 확립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법무부는 기소와 변호를 모두 자신의 영향력 하에 두고 공권력 앞에 국민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멈추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법협은 “법무부 산하 기관인 대한법률구조공단이 피의자국선변호인 제도를 운영한다는 것은 기소를 독점하는 기관인 검찰과 형사 변호를 하는 기관 모두가 법무부의 영향 하에 놓이게 된다는 뜻”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피의자국선변호인이 중립성을 지키며 제대로 된 변론을 할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개정안의 시행은 피의자의 방어권과 같은 기본권 보호라는 취지와는 정면으로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법협은 “개정안에 따르면 사형ㆍ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형 피의자를 위한 제도임이 예정되었을 뿐, 기타 사회ㆍ경제적 약자 요건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따라서 이대로 제도가 시행된다면, 예를 들어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수 승리는 물론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까지도 중범죄 피의자에 해당하게 될 시 해당 제도의 혜택을 누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법협은 “이토록 최소한의 사회ㆍ경제적인 약자에 대한 고려가 없고, 악용 시 사회적 파장도 고민하지 않은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국민 정서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법협은 “대한법률구조공단이 법률구조라는 기관의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수차례 성명, 간담회, 토론회 등을 통해 지적해왔다”며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사회ㆍ경제적 약자가 아닌 자들에게도 법률구조를 시행하는 방만함이 있어 왔으며, 최근에는 채용절차 관련한 법적 분쟁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개정안은 비자격자인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일반 직원이 피의자를 상담할 수도 있게 하는 어이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법무부는 그저 법률구조라는 미명 하에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혈세를 낭비하는 미비한 제도를 우격다짐으로 부적합한 산하 기관에 맡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법협은 “우리는 피의자국선변호인제도 도입이라는 무모한 시도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행동에 나설 것임을 밝히며, 대한변호사협회 및 전국의 각 지방변호사회와도 연대해 국민을 위한 국선변호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법무부의 이번 법률구조법 입법예고는 오는 5월 8일까지다. 개정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기관, 단체 또는 개인은 국민참여입법센터(http://opinion.lawmaking.go.kr)를 통해 온라인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또한 우편, 팩스, 전자우편을 통해 의견서를 법무부장관에게 제출할 수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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