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삼성SDI 노동조합 이동곤 지회장은 “편광필름사업부의 기습 매각 발표를 강력 규탄한다”고 7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요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와 삼성SDI청주지회는 2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금속노조 삼성SDI청주지회 설립 보고 및 매각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에 따르면 삼성SDI의 일방적인 매각 발표가 노동자들의 분노를 불러왔다고 분개했다. 삼성SDI 편광필름사업 매각 공시 직후 순식간에 삼성SDI 청주사업장 노동자 100여명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고 한다. 노조는 “그만큼 회사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크다”고 전했다.

삼성은 9월 10일 삼성SDI LCD 편광필름사업 매각을 발표했다. 금속노조 삼성SDI 청주지회는 삼성SDI의 편광필름사업 매각 발표 이후인 지난 9월 28일 설립됐다.

이 자리에서 이동곤 삼성SDI 지회장은 “삼성SDI 청주지회의 설립을 환영하며, 삼성SDI 천안ㆍ울산ㆍ청주 3개 지회는 함께 연대하며 투쟁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동곤 삼성SDI 지회장은 “앞서 9월 10일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면담 시에도 언급되지 않았던 편광필름 사업부의 기습 매각 발표에 삼성SDI지회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단체협약 제38조에는 ‘회사는 회사의 분할ㆍ합병ㆍ양도 시 사전에 조합에 이를 설명하고 의견을 청취하며 고용승계를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공시 운운하며 사전에 노동조합에 이를 알리지 않았으며, 아직도 조합원의 고용승계에 관한 어떠한 내용도 공유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삼성SDI 사측을 비판했다.

이동곤 삼성SDI 지회장은 “편광필름사업부와 모든 직원은 삼성SDI 성장에 일조했으며, 어려울 때 삼성SDI 전 직원들에게 도움을 줬다”며 “그러나 사측은 매각 준비를 철저히 하면서 약 7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고용 및 처우에 관해 준비조차 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동곤 지회장은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역시 삼성에서 노동자는 쓰다 버리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개탄하며 “삼성SDI는 현 시간부로 현재의 매각 진행 과정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직원들에 공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동곤 삼성SDI 지회장은 “사측은 말로만 ‘편광필름사업부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 말고, 고용안정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을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문서로서 약속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동곤 지회장은 “삼성SDI와 삼성그룹은 여전히 노조를 무시하고 있으며, 무노조 경영 폐지와 노동 존중을 외치던 이재용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대국민 사기이며, (이재용 회장)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말뿐인 약속이었음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규탄했다.

이동곤 삼성SDI 지회장은 그러면서 “삼성SDI지회는 삼성 전체 계열사의 모든 노동자가 노동조합의 울타리 속에서 노동삼권을 누릴 수 있는 그 날까지 단결하고 투쟁할 것”이라며 “청주사업장 매각 반대 투쟁과 삼성SDI 임금협상 쟁의행위에 천안ㆍ울산ㆍ청주 3개 지회가 금속노조의 이름으로 함께 연대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옥주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장, 최순영 금속노조 부위원장, 권현구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장, 강대호 삼성SDI청주지회장, 오세희 삼성SDI청주지회 사무장이 발언자로 참석했다.

그 외에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금속노조 삼성SDI울산지회, 삼성SDI천안지회, 삼성전서비스지회, 사무금융노조 삼성화재애니카지부 등 삼성전자 계열사에서도 연대하기 위해 참석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정성훈 사무국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금속노조 단결투쟁, 고용보장 쟁취하자”
“일방 매각 중단하고, 원점부터 교섭하라!”
“매각 관련 모든 정보 즉각 공개하라!”
“일방 매각은 배신이다. (최윤호) 대표이사 사과하라!”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