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악질 기업과 전쟁…한화오션, 노동자와 약속 새빨간 거짓말”
- 강인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 “고공농성 문제 해결은 새로운 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관문” - “더 이상 선거 때마다 뿌려지는 양념이고 싶지 않다” - “고공농성 26일째…본질은 ‘진짜 사장’ 한화오션과의 한판 대결”
[로리더] 강인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거통고지회) 부지회장은 9일 “한화오션은 법과 사용자성을 얘기하고 있는데, 사용자성은 요술방망이가 돼 그 어떤 요구도 사용자성을 가지고 모든 것을 무시하고 회피하고 외면하고 있다”면서 “노조법 2ㆍ3조는 한화의 가장 강력한 방호벽이 돼 버렸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금속노조 거통고지회,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이하 옵티칼지회),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는 11시, 국회 앞에서 “윤석열 파면, 이제는 사회대개혁의 시간. 고공농성 3개 사업장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위 3개 단체는 현재 각각의 사업장에서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김형수 거통고지회장은 지난 3월 15일부터 2024년 단체협약이 해를 넘겨서도 해결되지 않고 있자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거통고지회는 실질적인 책임자인 ‘진짜 사장’, 한화오션이 단체교섭에 나서라는 입장이다.
강인석 거통고지회 부지회장은 “윤석열은 파면됐지만, 아직까지 우리 마음속의 파면은 먼 것 같다”면서 “거통고지회는 한화오션의 헌법 유린과 노동 탄압에 맞서 오늘까지 148일째, 한화 본사 앞 93일째, 고공농성 26일째를 맞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강인석 부지회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2024년 임단협 체결 투쟁으로 보이지만 본질은 한화오션이라는 악질 기업과의 전쟁이고 진짜 사장과의 한판 대결”이라며 “단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하청노동자의 생지옥 탈출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규정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2022년,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의 절규는 현대판 노예의 숙명을 거부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인간 선언이자 노조법 개정 선언이었다”면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 초고위험 노동, 다단계 착취 구조, 이주 노동자 확대 등 비정규직 노동의 종합 백화점인 조선소를 바꿔 보려고 하는 목숨 던진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그러나 2022년의 파업은 더 악랄하고 쾌활해졌다. 악질 자본인 한화가 들어왔다. 내란범 윤석열과 명태균의 국정농단은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특혜까지 주면서 고철값만 받고 팔아넘겼다”면서 “넘어가자마자 한화는 얼굴에는 미소를 지었지만, 가슴에는 칼을 품고 노동조합 분열 파괴 공작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한화오션에 있는 모든 노동조합을 분열시키고 쪼개고 소멸시켜 버리려고 하고 있다”면서 “인수와 교섭 과정에서 했던 대국민 약속, 한화오션의 노동자들과 했던 모든 약속은 새빨간 거짓말이 됐다”고 덧붙였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적반하장으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임금 통제, 노동 통제, 시간 통제로 현장을 한화 독재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며 “헌법에 보장된 노동삼권은 한화오션 안에서는 휴지조각에 불과하게 됐다”고 규탄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지금 한화오션은 법과 사용자성을 얘기하는데, 사용자성은 요술 방망이가 되고 있다”면서 “그 어떤 요구도 사용자성만 있으면 모든 게 무시되고 회피되고 외면당하고 있다. 이 방망이로 한쪽에서는 배가 터지고 있고 다른 한쪽은 배가 등에 붙어 있다”고 꼬집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지난 2일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ㆍ을지로위원회와의 만남에서도 “원청인 한화오션이 교섭타결과 고공농성 종료를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는 민병덕 국회의원의 당부에도 “하도급법에 따라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과의 교섭에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위 민주당과의 만남에서 김희철 대표이사는 “조선업이 지난 몇 년간 적자를 벗어나 이제 호황으로 접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도 성과에 기여한 협력사에게 더 많은 격려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민주당-한화오션 “하청노동자 470억 손해배상, 사회적 대화로 풀 것”
강인석 부지회장은 “주가 상승, 수천억의 영업이익으로 한화오션은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갈수록 탐욕만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노조법 2ㆍ3조는 한화의 가장 강력한 방호벽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윤석열의 파면으로 민주주의의 아침은 밝아오지만, 현장 노동자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암흑 속”이라며 “불과 55일 뒤면 정권이 바뀌겠지만 조선하청 노동자들은 여전히 생지옥”이라고 호소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더 이상 1m 창살 안에 가둬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더 이상 49일 단식으로 목숨을 내던져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더 이상 고공농성으로, 죽어야 가는 하늘 가까이 올라서는 안 되지 않겠나? 한 해에도 수십 명씩 죽어가는 한국 조선소 이대로 둘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이미 시작된 대통령 선거가 더 본격화되기 전에 고공농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고공농성 문제 해결은)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의 노동 1호 사업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고공농성 문제 해결은 새로운 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관문”이라며 “이 문제 해결 없는 노조법 개정이나 노동삼권 운운하는 것은 듣기 좋은 접대 멘트이자 립서비스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우리는 더 이상 빛 좋은 개살구가 되기 싫다. 우리는 더 이상 선거 때마다 뿌려지는 양념이고 싶지 않다”면서 “지금 하청 노동자들을 살리는 길 고공농성자를 살리기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참석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얼마 전, 김형수 조선하청지회장을 만나러 민병덕 을지로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고공에 올라갔는데, 보는 순간 눈물이 났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용우 국회의원은 “왜 우리 노동자들이 그런 끔찍한 공간에 이렇게 오랜 기간 있어야 하는지, 어쩌면 책임이 있는 정치인에게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말을 내세우기가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런 생각에 갇히지 않고,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서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정혜 옵티칼지회 수석부지회장(전화 연결), 김재하 내란청산ㆍ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 강인석 거통고지회 부지회장, 홍지욱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상섭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정민정 서비스연맹 사무처장,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 이백윤 노동당 대표, 이상현 녹색당 대표, 엄정애 정의당 부대표 등이 발언자로 참석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이제는 사회대개혁이다. 고공농성 문제 해결하라!”
“니토덴코는 고용 승계하라!”
“세종호텔은 정리해고 철회하라!”
“한화는 약속을 지켜라!”
“정리해고법 폐지하라!”
“니토덴코 방지법 제정하라!”
“노조법 2ㆍ3조 즉각 개정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