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영 “수출입은행 임직원 성과 없는 복지성 유학…전면 재검토”

- 한국수출입은행 성과관리 부실 논란 - 5년간 38억 지원했지만, 논문 제출률 17% 불과 - ‘학위증ㆍ성적표만 제출하면 통과’…성과 검증 없는 연수제도 점검 필요

2025-10-27     김길환 기자

[로리더] 한국수출입은행 임직원들이 국민 자금으로 해외 유학을 가고도, 논문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사진=정일영 국회의원 페이스북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임직원 52명이 국내외 명문대 학위 연수에 참여하며 약 3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논문 제출 실적은 단 9건(제출률 1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은행으로, 해외 MBAㆍ석사ㆍ박사 연수를 통해 글로벌 금융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은 ‘공무원 연수제도’와 달리 논문 제출이나 학문적 성과에 대한 관리가 전무한 채, 복지성 유학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 52명(국내 32명, 해외 20명)이 학위 연수를 다녀왔으며, 연간 학비만 5000만 원에서 1억 원에 달한다.

미국 하버드대, 스태펀드대, 영국 옥스퍼드대 등 세계적 명문대도 다수 포함돼 있지만, 논문 제출자는 단 9명에 불과했다.

정일영 의원은 “수십억 원의 국민 세금이 투입됐음에도, 학문적 성과가 거의 없는 것은 일반적인 국민 눈높이에서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공공기관으로서 기본적인 성과 책임 의식조차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일영 의원은 “더 큰 문제는 내부 규정의 허점”이라며 “현행 수출입은행 내부 규정상, 국내 연수자는 ‘학위증’, 해외 연수자는 ‘성적증명서’만 제출하면 연수 이수가 인정된다. 논문 제출이나 연구 결과물 검증 절차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출입은행은 “해당 과정이 비논문 트랙이거나 Pass/Fail 방식이었다”고 해명했다.

정일영 국회의원은 “논문 의무도 없고, 성적도 형식적이라면, 도대체 무엇을 배우고 돌아온 것이냐”며 “학위증과 성적표만 제출하면 끝나는 현행 제도는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일영 의원은 “연수 후 전문 인재로 재활용할 수 있는 인사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성과 중심의 관리와 투명한 감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국정감사에서 수출입은행의 학위연수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방만 운영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press@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