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사 상생…삼성 성과급 기준 불투명, 노동자 무시 증거”

- 박용락 금속노련 사무처장 “SK하이닉스는 회사 성장한 만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상생” - “금속노련은 삼성의 최고 책임자인 이재용 회장이 직접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

2025-10-03     최창영 기자
박용락 금속노련 사무처장

[로리더] 박용락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사무처장은 삼성그룹의 성과급 제도 공정화를 촉구하며 “삼성의 최고 책임자인 이재용 회장이 직접 결단할 것”을 주문했다.

삼성그룹 내 13개 회사 노동조합의 연대체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삼성노조연대)는 9월 30일 오전 11시 30분,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투명한 성과급 제도로의 개선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투명한 성과급 제도로의 개선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

삼성그룹노조연대는 “삼성의 성과급 제도는 여전히 일방적으로 회사가 지급 기준을 정하고, 영업이익이 아무리 늘어나도 직원들이 받을 몫은 예측 불가하며 불투명하다”면서 “삼성은 여전히 EVA라는 불투명한 산식에 직원들의 삶을 묶어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EVA 성과급 제도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 비용을 빼고 남은 순수한 이익’을 의미한다. 자본 비용에는 시설투자액, 자본조달 비용 등이 포함되는데, 산출 공식이 복잡해 일반 직원들이 어떻게 성과급이 계산됐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EVA 제도를 유지하던 SK하이닉스 노사는 최근 단체교섭을 통해 최근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직관적인 제도를 도입하고, 올해는 성과급 상한선까지 폐지했다.

박용락 금속노련 사무처장

박용락 금속노련 사무처장은 “삼성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그 이름은 한국 경제를 상징하는 대명사가 됐다”면서 “삼성이 지금의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현장에서 땀 흘리며 헌신한 노동자들의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용락 사무처장은 “삼성의 눈부신 성장은 노동자들의 끊임없이 혁신을 위한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따라서 삼성의 성장과 이익은 노동자와 함께 만들어낸 결실이며, 그 성과가 정당하게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용락 사무처장은 “회사가 성장한 만큼 그 성장을 인정하고 보상해야 하는 것은 기업의 책임이며, 사회적 의무인데 지금의 삼성의 성과급 제도는 여전히 깜깜이 차별과 상한제라는 불공정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용락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금속노련 박용락 사무처장은 “더 큰 문제는 삼성이 성과급 산정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불투명하게 운영하는 태도”라며 “이는 노동자들의 의견은 필요 없고, 회사가 정한 대로 하겠다는 것이며 여전히 삼성이 노동자와 노조를 무시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용락 사무처장은 “우리는 이미 다른 가능성을 확인했다. SK하이닉스는 노사 교섭을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배분하고, 상한제를 없앴다”면서 “회사가 성장한 만큼 노동자와 함께 성장하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제도를 만들어 상생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교했다.

박용락 사무처장은 “삼성이 이런 변화를 따라가지 않는 것은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는 고집일 뿐”이라며 “삼성은 과거의 불투명ㆍ불공정ㆍ불합리한 제도를 계속 붙잡을 것인지, 아니면 노동자를 존중하고 성과를 함께 나누는 투명하고 공정한, 합리적인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용락 금속노련 사무처장

박용락 사무처장은 “금속노련은 삼성의 최고 책임자인 이재용 회장이 직접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삼성은 오랫동안 무노조 경영을 내세우며 노동자의 권리를 억눌러 왔지만, 이제 그 시대는 끝났다. 삼성 안에 당당히 세워진 노동조합이 현장의 목소리를 내고 단결된 투쟁으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락 사무처장은 “만약 삼성이 이 변화를 막으려 든다면 우리의 대답은 ‘투쟁’뿐”이라며 “금속노련과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는 전국의 모든 조합원과 단결해 강력히 맞서 돌파할 것이다”고 예고했다.

박용락 사무처장은 “연대와 단결의 힘으로 이 불공정한 성과급 제도를 반드시 바꿔낼 것이며, 끝내 투명하고 공정한 보상이 실현될 때까지 단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투명한 성과급 제도로의 개선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는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첫째,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개선하기를 촉구한다. 현재의 불투명한 EVA방식이 아닌, 누구나 알 수 있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 마련 방식으로 개선하고,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

둘째, 인격 모욕적인 자회사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차별을 중단하라. 하나의 방향을 위해 땀흘리는 동일한 성과에는 동일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모회사와 자회사를 갈라치기하며 인격을 모욕하는 성과급 차별을 즉각 중단하라.

셋째,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 상한 한도를 폐지하라. 개인별 성과급을 연봉의 50%로 제한하는 상한제를 폐지하고, 고성과 직원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가능하도록 성과급 제도를 개선하라.

한편, 현장에는 한기박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권재현 삼성SDI울산노동조합 사무국장, 이학섭ㆍ이미정 삼성생명노동조합 위원장, 박재형 삼성생명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오상훈 삼성화재노동조합 위원장(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의장), 최원석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동조합 위원장, 박지훈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노동조합 위원장, 최재영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이진헌 삼성웰스토리노동조합 위원장, 문원수 삼성에스원참여노동조합 사무국장, 김봉준 삼성이엔에이노동조합엔유 위원장, 박용락 금속노련(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오상훈 삼성노조연대 의장, 한기박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위원장, 최재영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삼성은 불투명한 성과급 제도 개선하라!”
“노동자의 땀은 투명하다. 성과급 기준도 투명하게 개선하라!”
“불투명한 기준이 아닌 영업이익 기준으로 개선하라!”
“투명한 기준, 공정한 보상 지금 당장 실현하라!”
“자회사 차별 철폐, 동일한 성과 동일한 보상 보장하라!”
“불투명ㆍ불공정ㆍ불합리한 성과급 제도를 개선하라!”
“삼성의 최고 책임자 이재용 회장은 즉각 결단하라!”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에는 ▲삼성화재노동조합(위원장 오상훈)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동조합(위원장 최원석) ▲삼성생명노동조합(공동위원장 이학섭ㆍ이미정) ▲삼성생명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박재형)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최재영) ▲삼성이엔에이노동조합엔유(위원장 김봉준) ▲삼성웰스토리노동조합(위원장 이진헌) ▲삼성에스원참여노동조합(위원장 신웅교) ▲삼성디스플레이노동조합(위원장 권상욱) ▲전국삼성전자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황성의) ▲삼성에스디아이울산노동조합(위원장 권재현)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노동조합(위원장 박지훈) 등 12개 노조에 이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위원장 한기박)이 다시 참여하면서 총 13개 노조의 연대체가 될 예정이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