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입점 사장들, 배민과 쿠팡이츠의 조리담당자ㆍ현금인출기”
- 김준형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협회 공동의장 - “배달앱, 매일같이 입점업체에게 가격 왜곡 유도하며 앞에서는 소비자 위하는 척” - “배민ㆍ쿠팡이츠 ‘한그릇 무료배달’, 가격 올렸다 할인 유도…소비자 기만” - “잠깐의 유혹에 넘어가 금전적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소비자 기만은 지속가능하지 않아”
[로리더]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제공하는 ‘한그릇 할인ㆍ한그릇 배달’ 서비스(이하 ‘한그릇’)에 대해 배달앱 운영사들이 입점업체들에게 음식 가격을 올렸다가 할인해, 최종적으로 정가에 판매하도록 하는 ‘가격 왜곡’ 행위를 유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은 18일 오전 10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쿠팡이츠ㆍ배달의민족 불공정행위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기자회견’을 개최해 배달앱 상담원이 입점업체와 통화하며 이 같은 ‘가격 왜곡’ 행위를 유도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 일부도 공개했다.
‘한그릇’ 서비스는 입점업체가 최소주문금액 없이 음식 한 품목만 담아 주문해도 20~40% 할인해 제공하면 첫 화면에 해당 가게를 노출해 무료배달하는 구조로, 배민(배달의민족)은 6월부터, 쿠팡이츠는 8월부터 시행 중이다.
참여연대가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배달앱 상담원이 기존 총 1만 2000원에 판매하던 품목을 예시로 들며 “1만 5000원으로 단가 맞춰놓고 20% 할인되면 1만 2000원 그대로 받을 수 있게 적용해 드리려고 한다”면서 “그냥 광고 효과만 보시고 빠지시라”고 권유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입점업체 점주가 “계속 시켜 먹던 고객들이 모르겠느냐”고 의문을 표하자, 상담원은 “최소 주문 금액이 여기(‘한그릇’ 서비스에는) 없어서, 딱 이것만 시켜 드실 수 있는 분들은 딱 시킨다”고 말한 정황도 포함됐다.
기자회견 주최 측은 배민과 쿠팡이츠를 표시광고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서울 모처에서 한식당 두 곳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 김준형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협회 공동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새벽 3시까지 배달 비중이 높은 식당을 운영하다 이 자리에 왔다”며 “배달앱에 입점한 사장들은 더 이상 사장이 아니라 배민과 쿠팡이츠의 조리 담당자 또는 현금인출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배달앱 ‘한그룻 갑질 차별’ 자영업자 착취 외식가격 인상 배민ㆍ쿠팡 규탄한다”는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김준형 공동의장은 “‘한그릇’ 프로모션을 배민과 쿠팡이츠는 표면적으로는 원치 않으면 하지 말라고 하지만, 버스와 지하철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본인들의 앱 화면 중앙에 노출한다”면서 “(‘한그릇’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으면 매출이 급감해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몰리게 된다”고 털어 놓았다.
김준형 공동의장은 “가장 큰 문제는 이번 ‘한그릇’ 프로모션처럼 업주들이 본의 아니게 소비자를 기만하게 되는 부분”이라며 “이미 우리는 음식값에 일부 수수료를 반영하면서도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준형 공동의장은 “이번 ‘한그릇’ 프로모션처럼 20% 할인을 이미 인상된 가격에 다시 적용하며 소비자를 기만해야 하는 상황은 점주들도 원치 않는다”면서 “매일같이 전화해 가격 왜곡을 유도하며 앞에서는 소비자를 위하는 척, 시장의 발전과 혁신을 하는 척하는 기업들의 비윤리적 행위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주최 측은 “배달앱(배민ㆍ쿠팡이츠)은 입점업체가 ‘한그릇’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요청하는 과정에서 음식 판매가격을 의도적으로 올리고, 20% 할인해 판매하도록 설득한다”면서 “입점업체가 기존 음식 판매가격에서 20% 이상 할인하면 배달비를 일부 지원받더라도 손해를 보는 구조로 인해 서비스 참여에 난색을 표하자 이렇게 설득한 것”이라며 이를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준형 공동의장은 “잠깐의 유혹에 넘어가 금전적인 이득을 볼 수도 있고, 이것 또한 마케팅이라며 똑똑하게 장사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의 마케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양심상 할 수 없다”면서 “정직하게 가치에 맞는 좋은 음식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이연주 참여연대 민생경제팀 간사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김준형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협회 공동의장,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이주한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