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무슨 일…“한타 ‘죽음의 공장’, 국회의원들 현장 와달라”
- 국회서 “한국타이어, 일터를 말한다. 노동환경 증언대회” - 박정현 국회의원 관심 나타내 - “노동 환경,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산업재해 발생” - “노조 탄압ㆍ하청노동자 문제, 노조법 2ㆍ3조 개정” - “산업재해 뿌리 뽑겠다는 것이 정부ㆍ여당의 방향”
“한국타이어는 ‘죽음의 공장’이라 불리는 현실이다. 2010년 이후 지금까지 매년 반복적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산업재해는 매년 수백 건에 이른다”
국회 증언대회에서 나온 강운석 한국타이어지회 노동안전부장(명예산업안전감독관)의 증언이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1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의 노동 실태 조사를 듣고 “한국타이어의 노동 환경이 노조 활동을 통해 조금씩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현장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면서 “오늘 나온 증언은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해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ㆍ박정ㆍ송옥주ㆍ민형배ㆍ박정현ㆍ정진욱ㆍ박해철ㆍ이재관ㆍ박홍배 국회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한국노총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노동조합,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사내하청지회 등과 함께 노동환경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한국타이어 공장이 있는 대전시 대덕구가 지역구인 박정현 국회의원은 “구청장 시절에도 늘 노사협의회나 노동자들을 만날 일이 있으면 노동 존중을 얘기했는데, 지금도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원”이라며 “한국타이어는 대전 대덕구에 공장이 있는데, 타이어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산업체이기도 하고, 일자리나 산업 도시로서의 위상을 세우는 한편, 내부에 노동 환경에 여러 문제나 최근 화재 사건 등이 있어 양가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타이어노조 이용주ㆍ김건국 부위원장이 노조 설립 이후 노동 환경 개선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에서는 현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의 노동 환경의 실태에 대해서 발표했다.
특히 강운석 한국타이어지회 노동안전부장(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한국타이어는 ‘죽음의 공장’이라 불리는 현실”이라며 “2010년 이후 지금까지 매년 반복적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산업재해는 매년 수백 건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사내하청 노동 환경에 대해서 조형래 한국타이어사내하청지회 조직부장은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친한 동료들과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사내하청지회를 설립했지만, 회사는 하청노조의 정당한 교섭 요구를 무시하며 탄압으로 일관했다”면서 “노조 간부들만 임금 차별을 받았음에도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혐의 없음’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형래 조직부장은 “부족하고, 공부도 잘하지 못했다. 하청인 것을 알면서도 이 회사에 들어왔지만, 못 배우고 부족하면 회사에 복종하고, 무시당하고, 해고당하고, 죽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냐”면서 “이재명 대통령도 ‘노동자 개인의 의견으로는 현장이 달라질 수 없고, 노조의 조직력이 강화돼야 위험한 현장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현장의 모든 노동자가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을 수 있는 문화를 요구한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전계봉 한국타이어지회 부지회장은 “국회의원들이 실제로 현장에 한 번 와야 한다. 지금 당장 더울 때, 이 순간에 와야 한국타이어의 현실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며 “100번 간담회 하는 것보다 한 번 현장에 오는 것이 의원들이 현실에 대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현장 방문을 요청했다.
현장 증언을 모두 들은 박정현 국회의원은 “일단 한국타이어의 노동 환경이 노조 활동을 통해 조금씩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현장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작업 환경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데, 2인 1조 작업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나 사망사고가 여전히 발생한다는 것이 지적됐다”고 짚었다.
특히 박정현 국회의원은 “두 번째로는 노조 탄압이 여전하다고 했는데, 왜 여전히 노조를 탄압하느냐”면서 “이 부분도 사측과 이런 문제가 왜 계속 발생하는지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현 국회의원은 “세 번째는 하청노동자 문제인데, 실질적으로 원청이 사용자임에도 불구하고 하청이라는 이유로 일은 시키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한국타이어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생산 공장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인 것 같다”며 “아마 일요일 정도에 노조법 2ㆍ3조가 개정될 텐데, 거기서도 중요한 것은 원청이 책임져야 할 하청 노동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정현 국회의원은 “윤석열 정부 때는 노조가 완전히 무시당할 뿐만 아니라 무슨 ‘빨갱이’ 세력인 것처럼 내몰렸다”면서 “한국 사회와 산업이 이만큼 발전하는 과정에서는 물론 사업주들의 역할도 있었지만, 함께 일을 해 준 현장 노동자들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이만큼 발전하게 된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박정현 국회의원은 “최근에도 여러 산업재해가 일어났고, 철도에서 일하던 하청노동자가 사망하기도 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산업재해를 뿌리 뽑겠다고는 했고, 완전히 뿌리 뽑기는 쉽지 않은 문제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굉장히 많다”고 꼬집었다.
박정현 국회의원은 “산업재해를 점검하고 대안을 만드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의 뜻이기도 하고, 우리 정부와 민주당의 큰 방향이기도 하다”면서 “오늘 나온 증언은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해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성규 공인노무사(성공회대 겸임교수)는 “현장의 노동안전보건 전문가는 현장 작업자들”이라면서 “근로감독관들을 바보 만들기는 굉장히 쉬우므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기사 내용에 대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측에 입장을 문의했으나, 현재까지 밝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향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측이 입장을 밝혀오면 기사에 반영하려 합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