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은 재판 중…한컴 노동탄압 규탄”

- 화섬식품노조 한글과컴퓨터지회 ‘행동주의’에 연대 위해 IT위원회 소속 지회 행진 - 정균하 한컴지회장 “단체행동에 연차ㆍ반차 불허…사측 현수막으로 알박기” - 차상준 스마일게이트지회장 “재판받는 한컴 김상철 회장, 노동 권리에 매질하는 위선”

2025-08-14     최창영 기자
‘네오플분회 파업투쟁 승리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사진=화섬식품노조)

[로리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이 12일 ‘네오플분회 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진행하던 가운데, 한글과컴퓨터의 노동 탄압에 맞서 연대하는 목소리가 함께했다.

화섬식품노조는 12일 오후 판교 넥슨코리아 앞 공원에서 ‘네오플분회 파업투쟁 승리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 수백 명은 더운 날에도 불구하고 한글과컴퓨터 본사까지 행진해 규탄 발언과 투쟁 발언을 이었다.

‘네오플분회 파업투쟁 승리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사진=화섬식품노조)

정균하 화섬식품노조 한글과컴퓨터지회장은 “원래 계획대로는 네오플분회에 한글과컴퓨터지회 조합원들이 오후에 반차를 내고 연대하도록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어제 회사에 공지가 올라와, 반차ㆍ휴가를 내도 허용하지 않고 파업에 참여한 만큼 급여에서 공제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사용자(회사)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줘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해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앞서 한글과컴퓨터지회(행동주의)는 7월 23일, 오후 3시간짜리 부분 파업에 돌입해 판교 한컴타워 앞에서 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네오플분회 파업투쟁 승리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에서 정균하 한글과컴퓨터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화섬식품노조)

정균하 지회장은 “회사는 노동조합 측의 현수막 게시를 막고자, 10개월째 관련 없는 현수막으로 알박기를 하고 있으며, 회사 내부에서 집회 장소를 바라보지 못하게 1층부터 각 층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파업 날 사내 카페를 폐쇄하는 것과 함께, 단체협약서의 미이행, 3시간 쟁의한 것을 빌미로 쟁의 준비 시간이라며 근로시간 면제자의 급여를 27일째 지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또한 쟁의 참석 직원을 파악하기 위해, 기존 이석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1층 출입기록을 무단 열람한 것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정균하 지회장이 언급한 노동조합 측의 현수막은 2024년 9월, 노동조합 창립 멤버였던 한글과컴퓨터 직원 한 명이 투신해 사망한 것을 추모하는 내용이다. 정균하 지회장은 “오늘도 직원들의 카페를 폐쇄하고, 본인들 눈앞에만 안 보이면 된다는 식으로 1층 블라인드, 차양막을 내려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글과컴퓨터지회는 “한컴은 창사이래 최대 매출, 최대영업이익의 났음에도 회사는 인금인상 2%를 주장했다”면서 “지금은 노동조합 6.9%와 회사 주장 5.8% 차이로, 지난 7월 23일 3시간 시간 파업을 진행했는데, 회사는 3시간 시간파업을 진행한 부분에 대해 27일째 ‘쟁의 준비 기간’으로 마음대로 판단해, 근로시간 면제자의 월급을 안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4년 한글과컴퓨터의 매출은 3048억원, 영업이익은 403억원으로, 2023년에 비해 각각 12.4%, 18.2% 올랐다.

차상준 화섬식품노조 스마일게이트지회장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은 그 누구도 깎아낼 수 없다. 우리는 합법 절차로 쟁의에 돌입했고, 정당한 요구를 제시했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일부 사측은 우리를 비난하는데,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은 지금 재판을 받고 있다”고 일갈했다.

차상준 지회장은 “(김상철 회장의 재판으로) 회사는 도덕적 결함과 사업 리스크를 떠안았는데, 헌법이 보장한 권리로 합법적 쟁의를 진행하는 우리에게 손가락을 겨누는 태도야말로 자기 책임에는 눈감고, 노동의 권리에는 매질하는 위선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상철 한컴 회장은 2021년 12월~2022년 10월 회사가 소유한 가상화폐를 사업에 필요한 것처럼 위장해 매각하고, 이를 통해 취득한 96억원대 비트코인 등을 무단 처분했다. 이후 이를 차남 명의로 넘기고 사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되며 재판에 넘겨졌다.

김상철 회장은 또 2019년 4월~2022년 5월 차명 주식 취득과 허위 급여 명목으로 계열사 자금 2억 5000만원과 2억 4000만원을 각각 임의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진행 중이다.

차상준 지회장은 그러면서 “실적에 걸맞는 보상, 투명한 공식, 노동조합에 대한 존중, 신속한 타결. 이 네가지는 요구가 아니라 회사와 노동자, 고객과 주주 모두를 위한 정상 경영의 조건”이라며 “현명한 경영은 위기를 권리의 축소로 풀지 않는다. 신뢰의 확장으로 푼다. 과거의 관행이냐, 미래의 상식이냐”라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네이버지회와 웹젠지회가 한글과컴퓨터지회 투쟁 승리의 기원을 담아 투쟁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글과컴퓨터지회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IT위원회) 소속이다. IT위원회에는 네이버지회, 카카오지회, 넥슨지회, 스마일게이트지회, 엔씨소프트지회, 웹젠지회, NHN지회, 야놀자인터파크지회, 넷마블지회, 알티베이스지회,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지회, 씨디네트웍스지회 등이 활동하고 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