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협 노동자들 “민생쿠폰 프로모션 차별, 강호동 농협회장 사과”
- “민생회복소비쿠폰 프로모션 관련 농축협 노동자 차별” - NH농협은행에는 건당 2000원 지급, 농축협에는 50건당 사은품 1박스 선착순 지급 - “프로모션 조기마감 일방 통지…NH주식회사 체제와 농축협 간 관계 재편해야”
[로리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민생 회복 정책인 ‘민생회복소비쿠폰’을 각 카드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는 가운데, NH농협카드의 경우 NH농협은행 지점과 지역농축협의 신청 건당 프로모션 내용이 다르고, 문제가 지적받자 프로모션을 조기 종료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협동조합본부는 1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중앙본부 앞에서 ‘NH카드의 민생회복소비쿠폰 프로모션 관련 농축협 노동자에 대한 차별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7월 21일부터 5부제로 실시된 민생회복소비쿠폰을 NH카드를 통해 신청하게 될 경우, NH농협은행 소속 취급 노동자는 신청 건당 2000원의 프로모션을 받지만, 지역농축협 소속 취급 노동자는 50건당 사은품 1상자를 선착순으로 지급 받게 된다.
전국협동조합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24일에도 “NH카드가 추진하고 있는 ‘민생회복소비쿠폰 프로모션’은 농축협과 농축협 노동자에 대한 명백한 차별행위”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다음날인 25일, NH카드는 대구지역 농축협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8월 1일 공문을 발송했다.
NH카드는 “프로모션과 관련해 형평성 등에 대한 문제제기 부분은 카드사업의 구조, 비용 지급주체와 처리계정, 법적이슈와 세무이슈 등으로 불가피하게 상이할 수 밖에 없었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면서 “향후 최대한 균형있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NH카드는 “영업점 신청량이 예상량을 상회해 부득이 프로모션을 조기 종료하게 돼 불편을 끼친 점도 사과한다”면서 “프로모션 조기종료에 따른 별도의 방안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국협동조합본부는 “2012년 농협중앙회 사업 구조 개편 이후 농축협 노동자의 삶은 더욱 깊은 절망의 늪에 빠졌다”면서 “매일매일 협동조합조직으로서의 고유 목적 사업보다 NH 보험과 카드를 얼마나 팔았는지 추궁당하고 ‘NH 주식회사의 하청노동자’를 숙명으로 받아들이라 강요당하며 살고 있다”고 원인을 사업 구조로 짚었다.
전국협동조합본부는 “그러한 과정에서 농협중앙회와 NH주식회사는 농축협을 불공정 지배구조의 틀 안에 가뒀고 농축협 노동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농협중앙회와 NH주식회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하는 존재’로 규정하고 때로는 직접, 때로는 농축협 조합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앞세워 노동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협동조합본부는 “최근 일어난 NH카드의 ‘민생회복소비쿠폰 프로모션 관련 농축협 노동자에 가한 차별’은 농협중앙회와 NH주식회사 체제에서의 농축협 노동자의 현실을, 농축협의 현실을 새삼 상기케 했다”면서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확신한 듯, 농축협 노동자에게 프로모션의 조기마감을 일방 통지하는 한편 ‘얘기한 대로 세제상, 법률상 이슈가 있으니 그런가보다 수긍하고 그냥 차별을 받아들이면 된다’는 NH카드의 행태는 우리를 자연스레 투쟁의 길로 이끌었다”고 전했다.
전국협동조합본부는 “농축협 노동자에 대한 일상적 노동 탄압 앞에서 우리의 선택지는 ‘단결’과 ‘투쟁’ 이외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금 이 시각에도 아무렇지 않게 농축협 노동자의 머리에 수백, 수천 개씩 덧씌워지는 모멸과 차별의 고깔을 벗는 방법은 우리가 단결하고 투쟁해 NH주식회사 체제와 농축협 간 관계를 재편하는 데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협동조합본부는 “농축협 노동자는 스스로 결의하고 약속한 대로 농협중앙회와 NH주식회사에 하나씩 하나씩 끊임없이 이어지는 더욱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임을 밝히며 NH카드가 농축협 노동자들에게 행한 차별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요구하고 결의한다”고 밝혔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즉각 농축협 노동자에게 사과하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축협 노동자에 대한 차별금지 방안을 신속 제출하라!
농축협 노동자는 농축협 카드 사업 불공정 약정갱신을 통해 농축협에 대한 불공정 지배구조를 타파해 나갈 것을 결의한다!
이날 연대 발언을 위해 참석한 이동호 서비스연맹 농협유통노조 위원장은 “농협유통노조는 비록 조직은 달라도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와 같은 마음”이라며 “농협유통노조 조합원들은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이구동성으로 ‘아, 우리만 그동안 당하고 있던 것이 아니구나’하며 지주사의 갑질은 계열사뿐만 아니라 지역의 농축협 직원들에게도 똑같았다고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현진 사무금융노조 농협하나로유통지부장도 “이번 경제 회복을 위한 마중물로 정부에서 시행한 소비쿠폰을 NH카드로 유치해 실적을 내는 과정에서 농협은행과 농축협 노동자들의 프로모션 차별이 드러났다”며 “농협하나로유통지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행해지는 여러 차별과 정말 비슷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석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 사무처장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김덕종 전국협동조합위원장,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 이동호 농협유통노조 위원장, 문현진 하나로유통노조 위원장, 이기섭 전국협동본부 수석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