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완 경희대 교수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역동적 요인”
정완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역동적 요인>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은 다양한 역사적 경험과 사회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이는 단순한 정치체제의 변화를 넘어, 한국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와 국민의식의 성장이 뒷받침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현대사는 민주주의의 중요성과 가치를 깊이 체감할 수 있었던 경험들로 가득하다. 일제 강점기와 군사독재 시기를 거치면서 한국사회는 외세의 지배와 권위주의의 폐해를 직접 경험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강화했고, 이는 사회적 합의로 이어졌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하나의 정치체제가 아니라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상징하는 가치로 자리잡았고, 이러한 역사적 교훈은 민주주의를 향한 강력한 사회적 욕구로 구체화되었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급속한 경제발전은 중산층의 성장을 촉진하였고, 이는 민주주의의 기반이 되는 사회안정을 제공했다.
경제안정은 정치적 극단주의에 대한 수요를 줄였고, 중산층은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주요 세력으로 부상했다. 더불어, 교육의 확산은 시민들의 정치적 의식을 고양시켰다. 높은 교육수준은 비판적 사고와 다양한 관점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었고 극단적 이념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막는데 기여했다.
우리나라 시민사회는 민주주의 정착의 중요한 축이다. 다양한 사회운동과 시민단체들은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이들은 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하여,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고 민주주의의 발전을 도왔다.
또한, 민주화 이후 법치주의의 확립과 민주적 제도의 강화는 정부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은 민주주의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필수요소로 작용했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도 민주주의 정착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시하는 국제적 흐름은 우리나라가 민주주의를 강화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국제사회는 경제적, 정치적 지원뿐 아니라 인권문제에 대한 압력을 통해 민주주의 발전을 도왔다.
우리나라에서 극우세력이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군사독재를 겪으면서 권위주의와 극단주의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극단적 정치세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아울러 높은 교육 수준은 시민들이 정치적 극단주의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했고, 교육을 통해 다양한 관점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배우면서 극단적 이념에 쉽게 동조하지 않게 했다.
또한, 다양한 미디어채널을 통해 여러 관점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정보의 다양성이 보장되며, 이는 특정 이념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막는 역할을 한다. 법제도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혐오 발언이나 폭력을 조장하는 극단주의에 대해서는 엄격히 규제함으로써 극단주의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기여한다.
경제발전과 중산층의 안정은 정치적 극단주의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데 기여한다. 경제적 불안정은 극단주의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된 경제는 이를 억제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한국에서 극우세력이 크게 성장하는 것을 제약하며, 민주주의와 사회안정을 유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요컨대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역사적 경험, 경제발전, 교육, 시민사회 활동, 법치주의 확립, 국제사회 지원이라는 다양한 요인들이 상호작용한 결과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정착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복합적 요인들은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에 기인한 것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반 위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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