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실태 4탄…“하이텔레서비스 차별, 명함과 유니폼만 LG전자”

- 박지완 금속노조 하이텔레서비스지회장 “명함만 LG전자…임금은 본사의 절반 수준” - “LG전자 유니폼 입고 고객에게 사과하지만, 단 한 번도 LG전자였던 적 없어” - “본사는 좋은 일과 보상, 자회사는 까다롭고 저평가된 일 구조화…복지 포인트와 사내 복지시설 이용에서도 배제”

2025-07-23     최창영 기자
박지완 금속노조 하이텔레서비스지회장

[로리더] 박지완 금속노조 하이텔레서비스지회장은 21일 “우리는 매일 LG전자를 대신해 욕을 얻어먹고 LG전자를 대신해서 고객들에게 사과하고 있지만, 우리는 단 한 번도 LG전자였던 적이 없었다”면서 차별 대우를 호소했다.

금속노조 서울지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LG전자 및 자회사 임금체계-노동실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LG전자와 그 자회사인 LG전자서비스, LG하이엠솔루텍, LG케어솔루션, 하이텔레서비스, LG하이프라자 등의 노동실태가 발표됐다.

하이텔레서비스는 에어컨, 세탁기, 전자칠판, TV, 전기차 충전기 등 주로 고중량 가전을 유지ㆍ보수하는 업무와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제춤 세척서비스 업무, 그리고 콜센터 업무를 수행하는 LG전자의 고객 서비스 담당 자회사다.

LG전자 및 자회사 임금체계-노동실태 토론회

하이텔레서비스의 노동자들은 크게 유지ㆍ보수 부문과 콜센터 부문으로 나뉘는데, 유지ㆍ보수 부문의 경우 여름철이 성수기로, LG전자서비스가 바쁠 때는 LG전자로 지원도 가야 하는 구조다.

콜센터 부문의 경우 기본적으로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하는 유지ㆍ보수 부문과 달리 토요일 근무도 수행하고 있으며 원격상담을 통해 수리 업무도 진행한다.

박지완  하이텔레서비스지회장은 “하이텔레서비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LG전자의 편법적인 자회사 운영을 통해 본사 노동자와 자회사 노동자 간에 임금과 복지를 구조적으로 차별하고, 어렵고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을 자회사에게 맡긴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완 지회장은 “같은 LG전자 제품을 수리ㆍ점검하고, 같은 고객응대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본사와는 전혀 다른 임금과 처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임금 격차가 아니라 의도된 분리와 차별”이라며 “본사는 안정적이고 좋은 일과 높은 보상을, 자회사는 힘들고 까다로운 일을 맡도록 구조화해 놓았다”고 주장했다.

박지완 금속노조 하이텔레서비스지회장

그러면서 박지완  하이텔레서비스지회장은 임금 격차와 복지 차별, 그리고 업무 전가에 대해 토로했다.

박지완 지회장은 “본사와 자회사 간의 평균 임금 격차는 수백만 원에 이른다”면서 “같은 고객센터, 같은 제품, 같은 고객을 상대하지만, 우리는 본사 직원의 절반 수준의 임금으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LG임금체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텔레서비스에 다니는 응답자들은 지난해 평균 5824만원의 연봉을 받았지만, LG전자서비스에 다니는 응답자들은 8152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월급으로는 매월 수백만원 차이다. 

또 박지완 지회장은 “복지 포인트, 휴가 제도, 사내 복지시설 이용 등에서도 철저히 배제되고 있으며, 자회사는 본사의 ‘하청’ 취급을 받고 있다”면서 “감정노동, 클레임 응대, 고강도 전화상담과 실적 압박 등 가장 힘들고 소모적인 일은 대부분 자회사에 집중돼 퇴사율, 우울증, 상실감, 정신건강 등 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고도 주장했다.

박지완 금속노조 하이텔레서비스지회장

이에 박지완 지회장은 다음과 같은 요구를 제안했다.

1. LG전자는 본사와 자회사 노동자 사이의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동일노동에 대해 동일한 임금과 복지가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2. 고객 클레임 응대, 제품 분해 세척 등 고강도 업무를 자회사에 집중시키는 구조를 재검토하고, 실질적인 업무 분담의 공정성을 보장해야 한다.

3. 본사와 같은 호봉제 도입과 기본급 중심의 체계로 개편하고, 장기근속자가 제대로 인정받는 임금 구조로 바꿔야 한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LG임금체계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곽상신 워크인연구소 연구실장,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임 이사장이 발제를 맡았고, 김용도 LG전자지회장, 김태훈 LG하이엠솔루텍지회장, 김정원 LG케어솔루션지회장, 박지완 하이텔레서비스지회, 김중일 LG하이프라자지회장, 설정석 금속노조 서울지부 부지부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본지는 위 기사에 대해 LG전자 측에서 입장을 밝혀오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