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실태 3탄, 하이엠솔루텍 노동자 “2차 중대재해 발생 시간 문제”

- 김태훈 금속노조 LG하이엠솔루텍지회장 -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문제 대부분은 실적 압박이 원인” - “연장근무 강요하고, 지표로 만들어 공개…폭언과 괴롭힘 만연”

2025-07-22     최창영 기자
김태훈 금속노조 LG하이엠솔루텍지회장

[로리더] 김태훈 금속노조 LG하이엠솔루텍지회장은 21일, 2022년 4월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해 “2차 중대재해 발생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산재 휴직이 급증했고, 그 외 작은 부상과 교통사고는 거의 매일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서울지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LG전자 및 자회사 임금체계-노동실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LG전자와 그 자회사인 LG전자서비스, LG하이엠솔루텍, LG케어솔루션, 하이텔레서비스, LG하이프라자 등의 노동실태가 발표됐다.

하이엠솔루텍은 2006년 설립된 시스템에어컨엔지니어링의 후신으로, 2008년 LG그룹 계열사로 편입돼 2010년 사명을 현재처럼 변경했다. 하이엠솔루텍은 시스템에어컨 검수 및 유지보수가 주요 업무이며, 주로 B2B(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 분야 업무를 수행한다.

LG전자 및 자회사 임금체계-노동실태 토론회

토론회에서 김태훈 LG하이엠솔루텍지회장은 “2022년 4월 서비스 기사가 현장에서 추락사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면서 “그 후 회사는 LG전자의 지휘 아래 법적인 처벌을 피하고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등 관련기관에 많은 것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고, 한때는 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약 3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태훈 지회장은 “20명 이상의 안전관리자를 채용하고도 실질적인 안전조치는 외면하고, 사고 발생 시를 대비해 법적인 책임을 면하기 위한 행정자료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라며 “2차 중대재해 발생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훈 지회장은 “지난 3년간 천만다행으로 중대재해는 없었지만, 산재휴직이 급증했고 그외 작은 부상, 교통사고는 거의 매일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회사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실태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김태훈 금속노조 LG하이엠솔루텍지회장

안전문제의 원인에 대해 김태훈 LG하이엠솔루텍지회장은 실적 압박을 지목하며 “2022년 중대재해 발생 이후 회사는 하루 처리 건수를 5건 이하로 고정하고, 실제로 그렇게 타임테이블이 잡히지만, 예상할 수 없는 다양한 변수와 작업 난이도 등으로 매일 하루 5건씩을 쳐내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김태훈 지회장은 “회사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하루 5건 기준, 월 100건 기준으로 노동자의 실적을 KPI항목(유효건 달성율)으로 체크하고 있다”면서 “노동자는 이런 실적 압박을 벗어날 수 없어, 자연히 위험을 감수하고 작업하거나 보고하지 않은 채 연장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LG전자 및 자회사 임금체계-노동실태 토론회

특히 김태훈 LG하이엠솔루텍지회장은 “냉난방기 세척 및 유지보수 영업에 대한 조직책임자의 압박이 선을 넘은지 오래”라며 “연장근무와 휴일특근, 주 60시간 특별근무 등을 강요하고, 이것을 지표로 만들어서 공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훈 지회장은 “실적 저조자에 대한 조직책임자의 폭언과 괴롭힘이 만연한 조직문화를 방관하고, 나아가 조장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조직문화가 만연한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기적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태훈 지회장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요구했다.

1. 산재휴직 및 부상자 현황, 징계(직장 내 괴롭힘 등) 현황을 공개하라.
2. 안전보건, 조직문화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진단을 실시하라.
3. 진단결과에 따른 책임자 처벌, 개선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하라.
4. 상기 진행에 있어 반드시 민주노조를 참여시켜라.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LG임금체계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곽상신 워크인연구소 연구실장,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임 이사장이 발제를 맡았고, 김용도 LG전자지회장, 김태훈 LG하이엠솔루텍지회장, 김정원 LG케어솔루션지회장, 김중일 LG하이프라자지회장, 설정석 금속노조 서울지부 부지부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본지는 위 기사에 대해 LG전자 또는 LG하이엠솔루텍 측에서 입장을 밝혀오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