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실태 2탄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
- “LG전자의 얼굴입니다. LG전자의 노동자는 아니랍니다.” - LG전자 특수고용 노동자의 현실
[로리더] LG케어솔루션 김정원 지회장은 “LG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고객 집을 방문하고 많은 수익을 창출하지만, LG전자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고 매니저들을 오로지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는 21일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LG전자 및 자회사 임금체계 – 노동실태 토론회’를 개최했다. “LG전자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인간존중 경영’의 실태를 폭로합니다”라는 주제로 다뤘다.
이날 토론회에서 ‘LG임금체게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자리에서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장이 ‘LG전자 및 자회사 노동안전 실태’에 대해, 곽상신 위크인연구소 연구실장이 ‘LG전자 및 자회사 임금체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정홍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LG전자의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LG전자지회 김용도 지회장, LG하이엠솔루텍지회 김태훈 지회장, LG케어솔루션지회 김정원 지회장, 하이텔레서비스지회 박지완 지회장, LG하이프라자지회 김중일 지회장 등이 참여했다.
발표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LG케어솔루션 김정원 지회장은 “LG전자의 얼굴입니다. LG전자의 노동자는 아니랍니다. - LG전자 특수고용 노동자의 현실”을 그대로 전했다.
LG케어솔루션은 관리가 필요한 LG 가전기기들을 전문가들이 케어해 주고 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김정원 지회장은 먼저 “LG케어솔루션지회에 소속된 조합원들은 모두 특수고용 노동자”라며 “LG전자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인 하이케어솔루션에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정원 지회장은 “2020년 노동조합을 설립할 당시의 회사명은 하이엠솔루텍이었다. 하이엠솔루텍은 정규직인 시스템 에어컨 유지보수 기사들과 특수고용인 렌탈 가전 유지 관리를 하는 케어 매니저(현 조합원)들로 구성돼 있었다”며 “처음엔 정규직과 특수고용이 함께 금속노조에 가입해, 교섭대표 지위를 가졌지만, 이내 회사는 렌탈 가전 유지업무를 아예 분리해 하이케어솔루션이란 회사를 따로 만들어버렸다”고 설명했다.
김정원 지회장은 “원래 회사인 하이엠솔루텍에서 교섭대표 지위는 뒤늦게 만들어진 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가져갔고, 하이케어솔루션은 그 뒤로 1년이 넘도록 특수고용이라며 단체교섭을 거부하다 법의 심판을 받고서야 단체교섭에 나왔다”고 전했다.
하이케어솔루션은 2008년 공기청정기 유지보수 서비스로 사업이 시작됐으며, 이후 렌탈사업이 확장되면서 정수기 등 렌탈 제품 유지보수를 시작했다. 하이엠솔루텍의 케어솔루션 부문으로 있다가 2021년 1월 분사했다. 현재는 특수고용 노동자인 유지보수 점검원을 도급 계약을 통해 활용하고 있다. 케어하는 제품은 정수기, ㅇ러음정수기냉장고, 식기세척기, 공기청정기, 에어컨, 제습기, 가습기, 환기시스템, 세탁기, 의류건조기, 스타일러, 로봇청소기, 안마의자 등 다양하다.
하이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은 전국에 4700여명이 있으며, 조합원은 1250명이고 단일 노동조합이다. 매니저들은 모델에 따라 8500원에서 1만 4000원 사이의 수수료를 받는다.
하이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은 임금노동자가 아닌 특수고용 노동자이지만 소송을 통해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았다. 2022년 4월 서울행정법원은 LG전자 케어솔류션 매니저들에 대해 노조법상 노동자로 인정했다.
이에 앞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도 일관되게 노조법상 노동자성을 인정해 왔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노동조합은 2022년 1월부터 회사와 단체교섭을 시작했다. 2022년 9월 처음으로 합의한 수수료 협약에 포함된 헛걸음 지원 수당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특수고용 노동자와의 교섭에 소극적이어서 노동조합은 원청인 LG전자의 직접 교섭 등을 요구하고 있다.
LG케어솔루션 김정원 지회장은 “우리 매니저들은 특수고용으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해 퇴직금, 연차수당 등 노동자의 법적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4대 보험도 일부(고용보험, 산재보험)만 적용되고 있다”며 “특히 차로 이동하며 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차량 제공도 없이 오로지 한 달에 주유비라며 1만 6000원 정도를 지급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회사에서 받는 지원의 전부”라고 털어놨다.
김정원 지회장은 “모든 것을 감안해 우리의 시급을 계산하면 6,000원 정도”라며 “최저시급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라고 공개했다.
김정원 지회장은 “또한, 정규직군들은 1년에 200여만원의 복지 포인트를 받지만, 케어 매니저들은 계정당 100원의 포인트를 받는다”며 “200만원의 포인트를 받으려면 2만개의 계정을 처리해야 한다. 매니저 한달 평균 처리 계정은 170여개로, 200만 포인트를 받으려면 10년을 모아야 가능하다”고 정규직과 큰 차이를 밝혔다.
김정원 지회장은 “유니폼의 재질 또한 다르다”며 “이렇게 우리는 모든 것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원 지회장은 “이번 LG전자 및 자회사 임금체계 실태조사의 결과를 보고 정말 많은 괴리감과 자괴감을 느꼈다”며 “LG전자의 모든 노동자들이 힘겹게 일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만, 특수고용 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우리의 임금은 정규직의 1/3이다”고 토로했다.
김정원 지회장은 “LG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고객집을 방문하고 많은 수익을 창출하지만, LG전자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고 매니저들을 오로지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며 “IMF 이후 만들어진 기형적인 고용형태를 대기업인 LG가 악용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한 LG케어솔루션 김정원 지회장은 “차별은 교섭자리에서도 일어난다”고 말했다.
김정원 지회장은 “다행히 단일노조의 지위에 있지만, 사측은 항상 ‘근로자가 아니어서’를 되풀이 한다”며 “단협에 노동조합의 정당한 홍보활동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사전에 승낙받아야 하고, 전국 사무소의 주소 또한 영업 비밀이라며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원 지회장은 “임금이라는 말도 근로자성에 해당된다며 수수료라 주장하고, 주유비의 소급 적용 또한 임금이 아닌 한시적 지원이기 때문에 소급이 불가능하다며 2024년 4월에 시작된 교섭을 아직도 지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에서는 정도경영, 인화경영, 인권경영을 이야기 하지만, 뒤에서는 노동자들의 등급을 정해놓고 차별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정원 지회장은 “노조법 2, 3조 개정을 앞두고 있는 지금, 우리는 노조법 2, 3조 개정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조 2항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 이 경우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며 “이 부분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원 지회장은 “회사의 구체적인 업무 지시, 점검 시간 체크, 3개월 전 선약속, 처리율과 영업 실적 압박 등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모르쇠로 일관하는 LG전자를 법으로라도 강제해 차별을 없애고, 내가 일한 것에 대한 정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기를,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당연히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위 기사에 대해 LG케어솔루션 측에서 입장을 밝혀오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