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성민 작가 “샤머니즘 정권의 말로”

2025-07-09     로리더
신성민 작가

<샤머니즘 정권의 말로>

윤석열, 김건희 부부 이야기에서 유독 눈에 띄는 요소가 있다. 바로 무속 관련 내용이다. 부부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전성배 씨는 역삼동에 법당을 차려놓고 음사(淫祀)를 벌이던 얼치기 무당이다. 그는 대선 당시 비공식적으로 후보자의 일정과 메시지에 영향을 미친 의혹을 받는다. 또 기독교계에서 사이비로 정죄된 통일교 단체의 간부에게 6천만 원 상당의 다이아 목걸이를 받아 김건희 씨에게 전달했으며, 역시 같은 단체의 사주를 받아 YTN 인수 청탁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칭 ‘인류의 스승’이라 주장하는 천공과 ‘신천지’ 이만희는 물론이고, 막후에서 불법 계엄을 기획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도 점집을 차려 역술인 행세를 하던 인물이다. 이들은 모두 윤석열 정부의 실정 및 내란 사태와 관련해 세인들의 입길에 오르내린다. 거론되는 면면만 봐도 너무 혼탁해 어질머리가 난다. 이쯤되면 특검이 아니라 구마 사제를 불러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모든 의혹의 중심에는 김건희 씨가 있다. 김 씨는 과거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스스로를 “영적인 사람”이라 칭했다. “도사들과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고도 했다. 국정에 온갖 잡류가 유입된 경로를 짐작게 한다. 김 씨가 신병(神病) 들린 반쪽짜리 무당인지, 허세 가득한 과대망상증 환자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상궤를 벗어난 비상식적 인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놀라운 반전이 있다. 아직도 윤석열, 김건희의 지지하는 사람 중에는 기독교인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모 의원은 탄핵 반대 집회에서 “계엄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신학적 관점에서 우상숭배와 신접ㆍ복술 행위는 용납하기 어려운 죄다. 성경은 무당과 박수, 초혼자를 용납하지 말 것을 누차에 걸쳐 경고한다(레 19:31, 신 18:11). 음사에 빠져 국가를 위기에 몰아넣은 사람을, 하나님 이름까지 팔아 대변하는 건 명백한 신성모독이다.

기실 우리나라의 샤머니즘은 뿌리가 깊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은 “(고구려의) 풍속은 귀신을 믿으며, 무당이 적지 않다(其俗信鬼神 巫覡不少)”고 했으며, 후한서는 “(부여의) 풍속은 귀신을 섬기는 것(其俗事鬼神)”이라 묘사한다. 예맥과 삼한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하게 기술한다. 오늘날에도 전국에는 30만 명 가량의 무당과 역술인이 있다고 한다. 80만 명이 넘는다는 추정치도 존재한다.

넘치는 수요만큼 폐해도 크다. 옛부터 무당들은 허랑한 미신과 주술로 백성을 착취하는 일이 잦았다. 정약용은 “무당과 점쟁이의 말을 믿고 사람을 죽이거나 재물을 바친 일이 많다”며 “무당을 엄히 금하고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흠흠신서). 민간 영역을 넘어 국사에 관여할 경우 폐단은 더 심각했다.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무당이 왕후의 총애를 얻어 궁정의 일을 점치고 조언하니, 정사가 어지럽게 된다”고 비판했다. 개인적 조언자를 자처한 무당이 지도층의 뒷배를 업고 국정을 어지럽히는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듯 하다.

내란ㆍ김건희ㆍ순직해병 특검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의 칼끝은 윤석열, 김건희 부부를 정확히 겨누고 있다. 내란 사태에 부화뇌동하던 ‘언더 친윤’ 같은 국헌문란 세력도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다. 국민 대다수는 윤석열, 김건희 부부에게 사소한 연민조차 느끼지 않는다. 이들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무당, 사이비, 극우 유튜브 등에 심취해 국민을 배반했다. 그리고 처참하게 자멸했다. 이제 반역의 대가를 치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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