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노동부 출신 쿠팡 임원의 공직자 접대…전관예우 근절해야”
- 쿠팡CLS “개인적 친분으로 식사, 청탁과 전혀 무관한 자리, 소명할 계획” - “부당노동행위, 알고리즘 조작을 통한 불법행위로 조사 또는 과징금 처분을 받은 상황에서 쿠팡이 정부 기관의 공직자들을 대거 영입” - “쿠팡CLS 임원으로부터 대접 받은 공직자 철저히 감사해야” - “각 정부기관 공직자들, 쿠팡으로 이직하는 과정 회의록 투명하게 공개해야”
[로리더] 참여연대는 고용노동부 출신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CLS) 임원이 고용노동부 강남지청 산재예방지도과장과 근로감독관 등 3명에게 식사대접을 한 것에 대해, 정부에 “철저한 감사를 통해 식사대접 외 다른 부정한 청탁을 받은 것은 없는지 투명하게 밝히고, 공직자들의 이해충돌과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참여연대는 “쿠팡CLS가 쿠팡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 근로감독 결과 발표와 청문회가 진행된 직후인 지난 2월 쿠팡CLS 본사의 관할지청인 고용노동부 강남지청의 산재예방지도과장과 근로감독관 3명에게 식사대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게다가 식사대접을 한 쿠팡 CLS 임원은 고용노동부 출신으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법령이 허용하는 한도 내의 점심식사’라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최근 국회에서 쿠팡을 겨냥한 입법과 정부 차원의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쿠팡에 재취업한 고용노동부 출신 퇴직자가 현직 공무원과 근로감독관에게 식사접대를 한 것은 쿠팡의 민원 해결을 위해 현직 공무원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는 만큼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참여연대는 “정부는 해당 공직자들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해 식사대접 외에 다른 부정한 청탁을 받은 것은 없는지 투명하게 밝히고, 공직자들의 이해충돌과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양창수, 공직윤리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6월에 취업허가가 난 퇴직 공직자 59명 중 6명이 ㈜쿠팡이나 쿠팡 계열사로 이직했거나 이직 예정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에도 공정거래위원회 소속이었던 5급 공직자 1명이 ㈜쿠팡으로 취업하기로 해 올해 들어서 총 7명의 퇴직 공직자가 쿠팡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6월에는 검찰청 소속 7급 공무원 1명과 산업통상자원부 3급상당 1명이 ㈜쿠팡에 부장으로, 대통령비서실 소속 3급상당 1명은 상무로 취업하기로 했다.
또 쿠팡 계열사로는 경찰청 경위 1명이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CFS)에 현장관리자로, 고용노동부 소속 6급 공무원 1명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CLS)에 부장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소속 4급 공무원 1명은 ㈜쿠팡페이에 전무로 취업을 예정했다.
참여연대는 “쿠팡CLS 택배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알고리즘 조작을 통한 불법행위로 조사 또는 과징금 처분을 받은 상황에서 쿠팡이 정부 기관의 공직자들을 대거 영입하는 책임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보다 전관을 통해 책임을 축소하고 처벌수위를 낮추려는 것은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면서 “쿠팡이 전관예우를 악용한 구태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싶지 않다면 즉각 국회와 정부 출신 인사들의 영입을 중단하고 ESG 경영을 위한 인력 확충에 힘쓰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고용노동부는 쿠팡 CLS 임원으로부터 식사대접을 받은 고용노동부 공직자들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해 다른 부정한 청탁을 받은 것은 없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한 청탁금지법상 식사비 기준도 통상적인 친분관계에 비춰보면 부적절할 뿐 아니라, 법령이 허용하는 한도 내의 식사대접이라고 하더라도 부정한 청탁이나 대가성이 있었다면 충분히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공직자들이 이러한 기본적인 청렴의식도 갖추지 않고, 누가 봐도 쿠팡과 고용노동부의 유착이 의심되는 상황을 빚어낸 작금의 사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재명 정부는 이제라도 윤석열 정부에서 후퇴시킨 청탁금지법상 식사비 기준을 원상 복귀시키고, 각 주요 정부기관의 공직자들이 쿠팡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아무런 문제 없이 취업승인을 받을 수 있었는지 그 회의자료와 회의록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주문했다.
참여연대는 “문재인 정부가 5년 만에 윤석열 정부에 정권을 넘겨준 데는 폭등한 부동산 가격 못지않게 공직자들의 투기와 이로 인한 정부 정책의 신뢰 붕괴가 결정적이었다”면서 “대통령은 앞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근절을 선포했지만, 당시 청와대와 정부 주요 공직자들은 다주택자이거나 소위 똘똘한 한 채를 고집하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였다. 3기 신도시 정책을 책임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사전 정보를 활용한 투기 의혹은 국민들의 분노와 불신에 기름을 끼얹었다”고 짚었다.
참여연대는 “이재명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대개혁을 끌고 가려면 공직자들의 청렴함과 공정한 정책 집행이 필수적”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쿠팡의 고용노동부 공직자 식사접대 사건을 단순한 사적인 식사자리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향후 정부의 정책 신뢰를 무너뜨리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공직자들의 이해충돌과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쿠팡CLS 관계자는 “해당 직원이 (고용노동부 관계자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2만원 대의 점심식사를 했고, 청탁과는 전혀 무관한 자리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