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완 경희대 교수 “미래사회를 위협하는 위험의 실체”

정완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 교수

2025-06-25     로리더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미래사회를 위협하는 위험의 실체>

디지털기술의 발전은 인간사회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위험과 위협이 끊임없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발전은 자율무기시스템의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무기는 인간의 직접적 통제를 받지 않으며 스스로 목표를 식별하고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는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자율무기시스템이 국제무대에서 군비경쟁을 촉발시키고, 세계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기술의 진보는 무기체계의 자동화뿐 아니라 전쟁의 윤리적 문제를 새롭게 제기하고 있다. 인간의 생사여탈권이 기계에 맡겨지는 순간 전쟁의 양상은 근본적으로 변화하며 도덕적·법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사이버공간 역시 주요 전장이 되고 있다. 사이버테러리즘은 국가의 중요 인프라를 위협하고 있다. 사이버공격의 정교함과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금융시스템, 전력망, 통신네트워크 등이 마비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공격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뿐 아니라 국가 간의 외교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국제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국가 주도의 사이버공격은 현대전쟁의 양상을 변화시키며 전통적 군사 충돌과 결합되어 복합적 안보 위협을 구성한다. 이는 단순한 해킹을 넘어 국가안보와 주권을 위협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어 세계적 협력과 대응이 요구된다.

기후변화는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해수면상승, 극심한 기후변화, 빈번한 태풍과 홍수, 산불 등은 주요 도시와 인프라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이러한 재해는 단순히 물리적 피해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인구이동과 식량부족을 초래하여 국제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다.

기후난민의 증가는 국경을 넘나드는 인도적 위기를 초래하고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세계 각국의 정치적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지역적 차원에서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되며, 환경적ㆍ경제적ㆍ사회적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대응하는 능력은 미래사회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국제사회의 공조가 절실하다.

생물학적 위협 또한 주요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새로운 병원체의 출현과 기존 전염병의 변이는 세계적으로 치명적 전염병 유행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의 팬데믹은 공중보건시스템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러한 생물학적 위협은 경제 및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공급망을 붕괴시키고 경제불황을 가속화할 수 있다.

또한 전염병의 확산은 사회적 고립과 불안을 조장하여 정치적ㆍ경제적 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생물학적 위험에 대한 대비와 대응은 이제 국가안보의 중요부분으로 위치하고 있으며, 감염병의 조기탐지와 대응체계 강화가 필수적이다.

한편, 정치적 극단화는 사회적 결속을 약화시키고 있다. 정치적 양극화와 극단주의가 심화되면서, 국내외적으로 폭력적 충돌과 사회적 불안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불안정은 민주제도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으며 권위주의적 통치가 부상할 토양을 제공한다.

극단주의의 확산은 테러리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사회갈등을 심화시키며 국제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 정치적 극단화는 또한 미디어환경의 변화와 결합되어 허위정보와 선동이 난무하는 사회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사회의 신뢰기반을 약화시키고 공론의 장을 왜곡하여 민주주의의 건강한 작동을 방해한다.

경제불평등 심화 또한 사회불만과 분열을 촉진하고 있다. 빈부격차가 극명해지면서 사회적 이동성은 제한되고 계층간 갈등을 심화시킨다. 경제불평등은 불안정한 사회구조를 형성하여 혁명적 움직임이나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경제불평등은 또한 글로벌경제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하며 사회불만이 폭발할 가능성을 높인다. 경제적 불평등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전반의 경제적·정치적 안정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국가간 경제적 협력과 조율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한다.

이상과 같은 위협들은 각기 독립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만, 여러 위협들이 상호작용할 경우 그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복합적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세계적 혼란을 초래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위협의 교차점에서 우리는 미래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현대사회가 직면한 이러한 복잡하고 다층적인 위기는 단순한 해결책으로 극복할 수 없으며 다각적인 접근과 글로벌 차원의 협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위 글은 외부 기고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