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주들 “야놀자ㆍ여기어때에 종속…울며 겨자 먹기로 고액 광고”
- “숙박플랫폼, 숙박업주들 이간질하듯 경쟁시켜 시장 질서 파괴” - “매출 1조 야놀자 직원 200명에 불과…숙박업 종사자가 훨씬 많아” - “총매출액 감소하면 건물 매매가ㆍ임대료 하향 조정돼 적자 감수하고 광고”
[로리더] 야놀자(NOL), 여기어때 등 숙박플랫폼에 입점한 숙박업주들은 입을 모아 숙박업이 플랫폼에 종속돼 시장 질서가 파괴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ㆍ강준현ㆍ김승원ㆍ김용만ㆍ김원이ㆍ김한규ㆍ민병덕ㆍ오세희ㆍ이강일ㆍ이인영ㆍ이재관ㆍ전현희 국회의원과 (사)대한숙박업중앙회는 6월 23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숙박 중개 플랫폼 상생 방안 마련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수도권과 지방 등 전국 각지에서 숙박업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참석해 실태를 발표했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캐슬호텔’을 운영하는 오두수 대표는 “야놀자, 여기어때는 광고비를 100만원 이상 안 받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400~500만원도 받는다”면서 “강남에서 숙박업을 하는 한 친구는 광고비로 800만원까지 낸다면서, 그렇게 내면 남는 게 없어도, 옆에서는 (다른 숙박업소들이) 그렇게 광고를 하니까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오두수 대표는 “만약 어떤 지역에서 누군가가 광고비로 800만원을 쓴다고 하면, 플랫폼에서 찾아와서 옆 업체에 ‘누가 800만원씩 고액 광고를 하니까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면서 “당신도 이렇게 한번 해보라’는 식으로 이간질하듯 경쟁시켜 시장 질서가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한 대한숙박업중앙회 서대문지회장도 “우선 플랫폼 기업의 광고는 처음에 야놀자에서 100~300만원짜리 광고를 만들어놓고, 몇 개의 업체에만 인원수 제한으로 광고 경쟁을 시킨다”면서 “그러면 그 업체들의 영업이 실제로 잘 되고, 그 후에 다른 업체에 가서 ‘옆에 500만원짜리 광고를 하는 숙박업체가 있으니, 우리가 600만원짜리 광고를 만들겠다. 대신 여기에는 더 적은 인원만 들어올 수 있다’는 식으로 꼬드기면서 광고비를 계속 올리고 사람들이 가입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김진한 지회장은 “또, (숙박플랫폼에는) 노출광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검색광고로 검색어를 따로 팔아 광고비를 챙긴다”면서 “만약, 서울에서 숙박업을 하고 있다면 ‘서울’ 검색어를 팔고, ‘서울역’이나 ‘남대문’ 같은 검색어를 따로 파는데, 이런 것을 합쳐서 마음먹는다면 광고비로 한달에 1000만원도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한 지회장은 “야놀자, 여기어때에서는 외국 플랫폼은 광고 수수료가 비싸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아고다(외국 플랫폼) 같은 경우는 처음 입점했을 때 17%의 수수료를 받다가 점점 수수료를 내려서 최종 9%까지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특히 김진한 지회장은 “국내 플랫폼은 광고료는 광고료대로, 수수료는 수수료대로 따로 받는 구조”라며 “외국 플랫폼만도 못한 정책으로 숙박업체와 싸우고 있으니 이대로 가면 외국 플랫폼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잡아먹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김진한 지회장은 “야놀자는 매출 약 1조에 육박하면서 직원 수는 200명에 불과하다”면서 “반면, 제가 하는 호텔만 해도 직원이 8명인데, 숙박앱이 고용을 창출한다고 해도 숙박업 종사자가 훨씬 많다”고 꼬집었다.
충남 천안시에서 엠파이어모텔을 운영하는 함장수 대표는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항상 숙박업주들과 상생 관계라고 외치고 있지만, 숙박업주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때부터 숙박업이 점점 장사가 안되다 보니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숙박앱에 의존했고, 결국 종속됐다”고 진단했다.
함장수 대표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광고료를 많이 내고, 그와 비례해서 매출이 증대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면서 “하지만, 지금 고액의 광고비에 비해 광고 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상생 관계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장수 대표는 “저는 4~5년 전에 여기어때에 한 달 광고비로 220만원을 지불하면, 앱을 통해서 오는 고객 매출이 월 1200만원 정도 됐지만, 최근 1년 동안의 매출은 월 700만원으로 줄었다”면서 “월 700만원의 매출을 분석해보면, 광고비 220만원과 수수료 10%인 70만원을 합치면 290만원으로 총 매출의 42%가 여기어때 몫이 된다”고 설명했다.
함장수 대표는 “숙박업주 몫의 남은 410만원에서 운영 경비 등을 제하고 나면, 순이익금은 적자가 나는 상태”라며 “따라서 광고료 220만원을 내면 매출 1000만원 이상이 손익분기점인데, 그럼에도 고액 광고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고 해도 매출 감소에 따른 심리적 압박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함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함장수 대표는 “또 다른 이유는 광고를 하지 않아 총매출액이 감소한다면 나중에 건물 매매가나 임대료도 같이 하향 조정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고액 광고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정문 국회의원이 주체한 이번 토론회에서 좌장 및 발제는 이주한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법무법인 위민)가 맡았다. 이주한 변호사는 ‘숙박중개플랫폼의 불공정 거래 관행 및 상생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수수료율 및 광고비의 상한을 정하거나 해당 비율의 적합성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공정위 산하에 심의기구를 두고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체구성권과 협상권 등의 내용이 포함된 온플법을 속히 제정하여 숙박업주들이 플랫폼사와 거래조건에 대해 대등하게 협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토론과 사례발표 시간에는 ▲오두수 경기 용인 캐슬호텔 대표, ▲김진한 (사)대한숙박업중앙회 서대문 지회장, ▲함장수 천안 엠파이어모텔 대표가 숙박업계의 현황과 플랫폼 이용실태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고 이에 대해 ▲고인혜 공정거래위원회 플랫폼공정경쟁정책과 과장이 발제와 사례발표에 대한 정부측 입장과 향후 제도개선 추진 계획에 대해 발언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