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하상응 교수 “이재명 정부, 내란 척결 과정 ‘백래시’ 주의해야”
- “이재명 정부의 딜레마, 내란 척결과 국민 통합” - “내란 척결은 정교하게, 국민 통합은 구체적인 대안 필요” - “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 중도화…비어 있는 왼쪽 공간 누가 메울 것인가?”
[로리더]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으로 활동하는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두고 “이재명 정부가 가지고 있는 딜레마는 한쪽에서는 내란 척결을 요구하는 한편, 다른 쪽에서는 국민 통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남은 과제에 대해 조언했다.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실련 강당에서 “제21대 대선 결과의 의미와 향후 전망”이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히 하상응 교수는 대선 득표율을 근거로 앞날을 예상했다.
먼저 하상응 교수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원래 있어서는 안 될 선거를 치른 상황이고, 2024년 12월 3일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비상계엄과 그로 인한 친위 쿠데타라는 이례적 사건 때문”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고려해보자면, 선거 결과는 이미 작년 12월 3일 끝났거나, 최소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된 4월 4일 결정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평가했다.
하상응 교수는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50%에 조금 못 미치는 득표율을 얻었지만, 김문수 후보는 40%를 넘기는 득표율을 얻었고, 이준석 후보는 선거비를 보전받는 10%라는 상징적 득표율에 못 미쳤다”면서 “소위 ‘보수 진영’이라 불리는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을 합쳐보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과 거의 같게 되는 교묘한 균형을 유권자가 만들어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 하상응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못했다는 것은 압도적 지지를 얻은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고, 내란 세력이나 윤석열 전 대통령과 완전히 단절하지 못한 정당의 후보로 나온 김문수 후보가 41%를 넘는 표를 얻었다는 것도 상당히 큰 비율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며 “이준석 후보의 경우 완주하고도 본인이나 지지자들이 예상한 득표율보다는 적었음에도 유권자의 인구 구성을 나눠 20대 이하 남성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하상응 교수는 “그래서 이재명 정부가 가지고 있는 딜레마는 한쪽에서는 내란 척결을 요구하는 한편, 다른 쪽에서는 국민 통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이라며 “그 딜레마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사람이 이재명 대통령일 텐데, 추상적으로 얘기하자면 내란 척결은 아주 정교하게 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 하상응 교수는 “예를 들어, 윤석열 정권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전부 내란 공범으로 몰아간다면, 이미 우리가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 봤던 적폐 청산 과정에서 생기는 백래시(반발)와 반작용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 뻔하다”면서 “동시에 국민 통합도 추상적인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조금 더 구체적인 대안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상응 교수는 “우선 20대 남성 유권자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이 있고, 이것에 대한 답이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나와야 할 것”이라며 “20대 남성 유권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다음으로 하상응 교수는 “내란 척결 과정에서 상대방과 그래도 뭔가 토의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 수 있을지 고려해봐야 한다”면서 “넓게 봐서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 정치는 상대방을 적대시해 왔기 때문에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지금까지 적이라고 생각했거나 옳지 않은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과도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하상응 교수는 “외신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을 두고 일부는 ‘중도 좌파’라고 부르고, 어디에서는 그냥 ‘좌파’로 정의한다”면서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원래 자세보다 상당히 중도 쪽으로 이동했고, 특히 경제 현안에 있어서는 이례적으로 중도화해서 ‘왼쪽’에 공간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 하상응 교수는 “그렇게 생긴 ‘왼쪽’ 공간을 권영국 후보가 나름 노력했음에도 아쉽게 득표율이 높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현재 국민의힘은 극우에 가까워졌다”면서 “앞으로 이 왼쪽 공간을 누가 메울 것인지 향후 정치 지형을 논의하는 데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임효창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하상응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성민 경실련 정치개혁위원회 위원(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신현기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가톨릭대 행정학 부교수), 정지웅 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권현지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참석해 발표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