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노조 “회사가 리쿠르팅 명목 사람 못 데려오면 불이익”

- 한화생명노조 김태은 위원장 - “‘정당한 노조 활동을 보장하라’는 문구 하나 때문에 4년째 한화생명과 단협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 “이미 저에게 업무방해죄로 수십 장의 고소장이 날아오고 있고, (킨텍스) 주차장에 들어간 것에도 고소장이 날아왔다” - “우리는 특수고용노동자라 일하는 시간이 곧 돈인데, 그런 귀한 시간을 일주일에 한 번씩 리쿠르팅이라는 명목으로 사람을 데려오게 하고, 못 데려오면 불이익을 받는다”

2025-05-27     최창영 기자
더불어민주당민주당-보험영업인노동자연대, 정책협약 체결

[로리더] 보험영업인노동자연대(보노연)와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선거대책위원회는 23일, 45만명의 보험설계노동자 노동기본권 강화를 위해 정책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김태은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회장은 “부당한 짓을 그만할 수 있게 쓴소리 한마디 해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보노연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민병덕 위원장,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 등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보험설계사 노동기본권 확대를 위한 정책협약식을 가졌다. 보노연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보험설계사 노동조합이 모인 연대체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보험영업인노동자연대, 정책협약 체결

정책협약 내용에는 ▲보험설계사 표준위촉계약서 제정 ▲보험설계사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의 직장가입자 적용 확대 ▲개인보험대리점의 산재, 고용보험을 확대 적용 ▲국회, 금융위와 소통채널 개설 ▲보험모집 외 업무강요 중단 등 5개 의제가 포함됐다.

김태은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회장

이날 현장발언에서 김태은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회장은 “한화생명은 보험업계 빅3 회사 중 유일하게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분사한 상태”라며 “그때(2021년) 노동조합도 생겼지만, 삼성화재도 지난해 5월 단체협약을 체결했음에도 유일하게 한화생명만이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은 지회장은 “‘정당한 노조 활동을 보장하라’는 문구 하나 때문에 4년째 한화생명과 단협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측은) 이미 저에게 업무방해죄로 수십 장의 고소장이 날아오고 있고, (킨텍스) 주차장에 들어간 것에도 고소장이 날아왔다”고 전했다.

노조가 킨텍스 행사장 앞에서 찍었다고 전한 연도대상 수상 축하 기념사진(사진=한화생명지회)

지난 2024년 5월, 한화생명에서 진행한 연도대상 시상식에 노조 조합원들이 상을 받은 설계사들을 축하하기 위해 시상식이 열린 킨텍스에 방문했다가 입고 있던 조끼에 ‘성실교섭촉구’라는 문구가 있다는 이유로 한화생명은 김태은 지회장을 ‘업무방해’로 고소했다.

관련기사▶한화생명 보험설계사노조 “시상식 축하 갔는데” vs 사측 “업무방해 고소”

당시 김태은 지회장은 “행사장이 아니라 (행사가 열린) 킨텍스 주차장에 들어간 것이며, 보안요원들이 끌어내려 하기에 주저앉은 것”이라며 “소리를 지르거나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제지했어야지 가만히 있는 사람을 긁어서, 행사에 참석한 다른 설계사들에게 ‘노조 혐오’를 일으키기 위해 꼬투리를 잡아 교묘하게 말하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김갑선 한화생명지회 조직국장이 연도시상식 당시 찍힌 사진을 들고 서 있다. 흰 사각형에 얼굴이 가려진 사람이 김태은 지회장.

당시 한화생명지회 김갑선 조직국장은 “직장 동료가 좋은 일에 초대됐는데, 노조가 축하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지 않느냐”면서 “이걸 꼬투리 잡아 영업방해라며 고소장을 날리는 사측이 어디에 있나.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노동조합 길들이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김태은 한화생명 지회장은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겠지만, 보험회사에서 가장 열을 올리는 것이 신입사원 채용”이라며 “그런데 신입사원 채용은 원칙적으로 회사가 해야 하는데도 일주일에 한 번꼴로 세미나의 형식으로 누구라도 데려오라며 우리 일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은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회장이 민병덕 국회의원에게 고충을 말하고 있다.

김태은 지회장은 “우리는 특수고용노동자라 일하는 시간이 곧 돈인데, 그런 귀한 시간을 일주일에 한 번씩 리쿠르팅이라는 명목으로 사람을 데려오게 하고, 못 데려오면 불이익을 받는다”면서 “신규 채용은 돈을 들여서 광고하든 어떻게든 회사가 해야 할 일인데도 실적 올리기 바쁜 사람보고 신입을 데려오게 하고, 그 신입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도 우리 몫”이라고 답답해했다.

김태은 한화생명 지회장은 정책협약식에 참석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지로위원장)에게 “지금 5년차 노동조합이 있음에도 단체협약이 없으니, 이런 부당한 짓을 그만할 수 있게 쓴소리 한마디 해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이에 민병덕 국회의원은 “4년째 단협을 체결하지 않고, 정당한 노조 활동 보장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노동자인 듯, 노동자 아닌 듯, 불리할 때는 자영업자고, 필요하면 노동자로 대우하는 부분에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똑같이 대우를 받는,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법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보험영업인노동자연대, 정책협약 체결

한편, 이날 정책협약식에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 오세중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보험설계사지부장, 이학섭 삼성생명노조 위원장, 강방식 삼성생명노조 GFC지부장, 이윤우 삼성생명노조 강북중앙팀장, 강봉석 DB손해보험영업가족협의회 회장, 진대진 DB손해보험영업가족협의회 감사, 안승진 우체국FC노조 위원장,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양기옥 수석부지부장, 이종택 KB라이프파트너스지회장, 김태은 한화생명지회장, 홍운기 토스인슈어런스지회장, 강금희 보험설계사지부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