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단체 두루, 위기 아동ㆍ청소년에 법률지원…‘온 마을 Law’ 주목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온 마을 Law’의 지난 3년간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성과 공유회 ‘2025 온 마을 반상회’ 개최
[로리더] 법의 사각지대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아동ㆍ청소년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공익법단체 두루가 진행하고 있는 “아동ㆍ청소년 인권옹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법률지원사업 ‘온 마을 Law’”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4월 30일 삼성금융캠퍼스(서울 서초구 소재)에서 ‘온 마을 Law’의 지난 3년간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성과 공유회 ‘2025 온 마을 반상회’가 개최됐다.
‘온 마을Law’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법을 매개로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아이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2022년부터 두루-삼성생명-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전개하고 있는 이 사업은 폭력, 방임, 사회적 낙인 등 인권침해 위기에 놓인 아동ㆍ청소년이 적시에 필요한 법적 보호를 받으며 온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에도 국선변호사 제도 등을 통해서 아동학대, 성폭력 피해 등을 입은 아동ㆍ청소년들이 조력을 받을 수 있었으나, 지원 체계가 열악하고 아동ㆍ청소년의 특성상 본인이 직접 구제를 신청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
빈틈을 매워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공익변호사’의 수는 현재 매우 적다.
실제로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3만 6,643명(2025년 4월 30일 기준)의 변호사 중 공익활동을 전업으로 하는 공익변호사는 약 117명(2023년 12월 기준)으로 0.3%에 불과하다.
특히 공익변호사 중에서 아동ㆍ청소년 관련 사안에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는 더욱 부족한 실정이다. 두루는 공익법단체 중 유일하게 아동ㆍ청소년 인권팀을 별도로 갖추고, 그동안 꾸준히 아동 관련 NGO 등과 협력하며 법률 조력이 필요한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왔다.
그러던 중 아동ㆍ청소년 권리옹호활동에 참여하는 변호사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삼성생명과 공유하면서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
두루는 온 마을 Law 사업에 참여하면서 아동ㆍ청소년을 위한 권리옹호활동을 하는 변호사인 ‘온 마을 Lawyer’를 발굴하고, 그들이 아동ㆍ청소년 권리옹호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역량강화를 지원했다.
그 성과로 지난 3년 동안 총 64명이 법률지원 활동에 참여했다. 두루는 ‘온 마을 Law’ 사업이 국내 척박한
아동ㆍ청소년 권리옹호활동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지난 3년간의 성과를 공유하며,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 공유
4월 30일 열린 ‘온 마을 Law’ 성과 공유 행사 ‘2025 온 마을 반상회’에는 김진석 온 마을 Law 자문심의위원회 위원장, 백선희 국회의원(조국혁신당), 최보윤 국회의원(국민의힘), 두루 임성택 이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등 내외빈과 ‘온 마을 Lawyer’, 아동ㆍ청소년 관련 단체 관계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성과 발표, 아동ㆍ청소년 권리옹호활동 공유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행사에서는 ‘온 마을 Law’ 사업 현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3년 동안 쌓인 온 마을 Lawyer의 아동ㆍ청소년 권리옹호 사례를 담은 사례집 ‘아동ㆍ청소년을 위한 온 마을 일지’(이하 ‘사례집’)를 매개로 ‘온 마을 Lawyer’의 활동 공유가 진행됐다.
두루 홍혜인 변호사가 진행한 사례집 북토크에는 3기 온 마을 Lawyer(활동기간: 2024년 5월 ~ 2025년 4월)로서 활발하게 아동ㆍ청소년의 권리옹호에 힘써 온 배수진 변호사(법무법인 천지인), 송지은 변호사(공동법률사무소 이채), 이제호 변호사(서울대학교 공익법률센터), 최지혜 변호사(최지혜 법률사무소), 황인형 변호사(재단법인 동천)가 북토크의 패널로 참여해 각자의 활동 경험을 공유했다.
구체적으로, 송지은 변호사는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단체에서 상근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만난 다양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놓인 법적 사각지대에 관해 언급하며, 교차적인 소수자성을 고려한 차별 없는 법률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배수진 변호사는 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으로 활동하면서 지원하게 된 아동ㆍ청소년 성폭력 피해자 사례를 소개하며 아동ㆍ청소년의 성폭력 피해의 회복을 위해서는 변호사뿐 아니라 경찰, 검사, 법원, 그리고 피고인의 변호인까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아동 권리옹호를 위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최지혜 변호사는 소년보호사건 보조인으로서 활동한 경험을 공유하고 단순히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재판을 받는 아동ㆍ청소년의 미래를 위해 가장 적절한 처분이 무엇일지를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호 변호사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응하면서 학생인권 의제가 교권 대 학생인권의 대립 논의에서 벗어나, 교사의 노동권과 학생의 인권 모두 존중받는 학교현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고민한 경험을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황인형 변호사는 아동 탈시설의 필요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유엔 고문방지위원회 심의 대응에 참여한 활동사례를 공유하면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행사에 참석한 김진석 온 마을 Law 자문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3년간의 사업 성과에 대해 “선례가 없는 새로운 사업임에도 온 마을 Lawyer들의 적극적인 활동에 힘입어 온 마을 Law 사업이 해를 거듭해 가며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라며 “이번에 발간하는 ‘아동ㆍ청소년을 위한 온 마을 일지’는 더 많은 사람들, 특히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법률 활동가들이나 일반 시민들까지도 활자화된 책자의 형태로 공유되는 이 사례집을 통해 아동ㆍ청소년 권리옹호와 이를 위한 법률지원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과 성과를 적극 알리는 계기로서의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 3년간 총 857건의 권리옹호 활동 펼쳐, 아동ㆍ청소년 814명을 위한 법률지원
아동ㆍ청소년 법률지원 사업 ‘온 마을 Law’는 ‘아동ㆍ청소년을 위한 법률지원’과 ‘아동ㆍ청소년 인권옹호 생태계 조성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지속가능한 아동ㆍ청소년 권리옹호 구조를 만들어 권리 옹호체계에서 소외되는 아동ㆍ청소년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다.
두루는 아동ㆍ청소년이 직면한 사회 문제를 권리보호 관점에서 지원하기 위해 매년 ‘온 마을 Lawyer’를 모집하고, 역량강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법률지원 활동을 지원했으며, 지난 3년간 총 857건의 권리옹호 활동을 진행하며 814명의 아동ㆍ청소년을 법률 지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온 마을 Lawyer’들이 아동ㆍ청소년 권리 옹호활동에 참여한 시간은 총 약 1만 1,130시간에 달한다.
두루 강정은 변호사는 성과 보고를 통해 “‘온마을 Law’를 통해 10여명에 불과했던 아동ㆍ청소년 권리옹호변호사의 풀을 전국에서 전업과 비전업을 포함해 64명까지 확장했다는 것을 이 사업의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법률지원 사례를 통해 제기되는 이슈에 대해서는 법ㆍ제도ㆍ정책 개선 활동을 진행하는 등 아동ㆍ청소년을 둘러싼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는데 ‘국제인권조약 심의대응’ 등 국제연대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2022년에는 두루와 ‘온 마을 Lawyer’가 함께 제2~3차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한국 심의 대응을 위한 시민사회보고서(연대보고서 및 장애아동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고, 위원회 최종 견해에 장애아동의 놀 권리, 학대와 폭력, 탈시설 등 보고서 내용이 다수 반영됐다.
2023년에는 제5차 유엔자유권위원회 한국 심의 대응을 위한 시민사회보고서(연대보고서 및 아동인권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고, 위원회 최종견해에 이주아동의 구금,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 도입 등 보고서 내용이 다수 반영되기도 했다.
2024년에는 제6차 유엔고문방지위원회 한국 심의 대응을 위한 시민사회보고서(연대보고서, 장애인과 아동, 이주민 시설수용에 관한 탈시설 독립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고 위원회의 최종견해에 구금된 소년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심문 영상 및 음성 녹화 실시, 이주아동과 가족의 구금금지, 아동의 시설수용을 조사하기 위해 유엔고문방지소위원회의 불시 조사를 가능하도록 하는 고문방지협약 선택의 정서 비준 고려 등 보고서 내용이 다수 반영됐다.
온 마을 Lawyer 1기부터 3기까지 연속적으로 활동하며 장애인권과 아동ㆍ청소년 인권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소수자성을 포착하고, 사각지대에 몰린 장애 아동ㆍ청소년의 권리를 위해 활동한 이수연 변호사는 ‘장애 아동ㆍ청소년이 학교 현장에서 마주하는 인권침해’에 대해 다룬 사례 원고를 소개하면서, 교차적 소수자성으로 인하여 해당 주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적기에 교차적 소수자성에 집중한 권리옹호 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온 마을 Law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마찬가지로 ‘온 마을 Law’ 사업에 3년간 참여하면서 성착취로부터 피해를 입은 아동ㆍ청소년의 권리 보장 및 피해 회복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김수현 변호사는 성착취 피해자였던 아동ㆍ청소년의 법정 진술 과정을 대리한 사례를 공유하고, 단순히 변호사로서가 아니라 아동ㆍ청소년 권리옹호전문가로서 사건을 진행할 때 느꼈던 고민과 경험을 나누며, 아동ㆍ청소년의 권리 전반에 관해 함께 논의하고 협력할 수 있는 온 마을 Law와 같은 사업이 필요하다고 언급해다.
두루는 3년 동안 진행된 사업 시즌 1을 마무리하고, 개별 지원에서 나아가 법제도를 개선하는 데 방점을 두고, 새롭게 시즌 2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 현재 새로운 온 마을 Law 사업 연도를 열정적으로 이끌어갈 온 마을 Lawyer 4기를 모집하고 있다.
온 마을 Law 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두루 홈페이지(https://duroo.org/onmaeul)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