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변호사 “현대자동차 정의선, 구사대 폭력ㆍ불법파견 해결해”

- “글로벌기업 현대차, 노동자와 현대차 구매한 시민들의 덕택” - “현대차, ‘알박기’ 위장 집회로 헌법 농락…경찰의 방관”

2025-04-29     최창영 기자
권영국 정의당 대표

[로리더] 정의당 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28일 “현대자동차가 자행하고 있는 구사대 폭력 만행을 강하게 규탄한다”면서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은 현대제철 비정규직 불법 파견 문제, 이수기업 폭력 만행과 불법 파견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등 137개 시민사회단체는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본사 정문 앞에서 “현대차 구사대 비정규직 폭력만행 규탄 시민사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현대차 본사 정문 앞에서 소위 ‘알박기’ 집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현장에서는 현동차 사측에서 동원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소위 ‘알박기’ 집회를 진행 중이었다. 현대차는 자사 본사 앞에 2017년부터 2022년 말까지 약 6년간 모두 4490건의 집회 신고를 냈고, 이중 단 16.6%만 실제 개최되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현대차의 이러한 집회를 ‘알박기 집회’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소연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운영위원장은 “아마 현대자동차의 용역이 플랜카드를 들고 1인 시위인지 집회인지도 모를 모양새로 ‘기업 경쟁력을 위해 집회시위 문화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이상한 구호를 들고 서 있다”면서 “(이들은) 노동자들이 앞에서 집회하지 못하도록 평일에 계속 저렇게 서 있다”고 비판했다.

김소연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운영위원장

먼저, 이수기업 노동자들은 지난 2024년 8월 22일, 이수기업이 고용승계 없이 같은 해 9월 30일부로 폐업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현대차 규탄 및 정규직과의 연대를 호소하는 선전전을 진행했으나 이수기업은 예정대로 폐업됐고, 노동자들은 전원 해고됐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는 지난 4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투쟁 200일 문화제를 진행했다. 현장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문화제에서 현대차 직원 500여 명이 집회 장소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4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있었던 폭력 사태를 담은 사진을 가지고 나왔다.

노동자 측은 “문화제 장소 앞뒤로 현대자동차 잠바를 입은 사람들이 검은색 장갑을 끼고 빼곡이 서 있었고, 그 자체로 엄청난 위화감을 줬다”면서 “그런데 문화제가 시작되고 천막을 설치하려 하자 갑자기 문화제 장소로 밀고 들어와 천막을 부수고, 이에 항의하는 참가자들 상당수가 여성이었는데, 남녀 가리지 않고 폭행했다”고 밝혔다.

노동자 측은 “이날 30여 명의 연대자들의 다쳐 병원에 실려갔다”면서 “경찰이 현장에 있었지만, 방관만 하다가 집회 참여자들만 막아섰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특히 노동자 측은 “집회를 방해하고 폭행한 이들은 현대차 정규직 또는 계약직으로 이뤄진 보안 팀”이라면서 “현대차가 보안팀을 ‘구사대’로 폭력을 행사하도록 한 것이고, 경찰은 이런 이들을 보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현대자동차가 자행하고 있는 구사대 폭력 만행을 강하게 규탄한다”면서 “1980년대에나 있던 구사대 폭력이 군사 독재 정권에 의해 비호되던 그 시절의 만행을 또다시 떠올려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득훈 성서한국 목사, 권영국 정의당 대표, 김세균 백기완노나메기재단 고문(서울대 명예교수)

권영국 대표는 “우리는 군사 독재 정권 치하에서 자본이 노동자들을 상대로 폭력으로 만행을 저질렀던 시대를 기억하고 있다”면서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는데, 그것은 자본의 힘이 아니라 노동자의 힘, 그리고 많은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현대차를 구매해온 대한민국 시민들의 덕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권영국 대표는 삼성을 비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삼성은 국내 1위의 재벌기업이 되자, 무노조 경영으로 노동자를 탄압하고, 삼성전자 본관이 있는 지역을 집회할 수 없는 동토의 왕국으로 만들었던 지난 역사를 기억한다”고 빗대기도 했다.

현대차 본사 정문 앞에서 소위 ‘알박기’ 집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권영국 대표는 “오늘 우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본사 앞을 보면, ‘알박기’ 위장 집회로 헌법을 농락하고 있다”면서 “현대차는 돈으로 집회를 사서, 집회를 방해하고 침탈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의 폭력과 만행은 경찰의 방관 아래서 이뤄진다”고 꼬집었다.

경찰의 태도에 대해 권영국 대표는 “이 나라의 공권력이 윤석열의 하수인처럼 행동한 것이 급기야 비상계엄을 가능하게 했다”면서 “우리가 ‘노사쿠데타’라고 규정한 이유는 (현대차 구사대는) 경찰의 방관과 방조가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득훈 성서한국 목사, 권영국 정의당 대표, 김세균 백기완노나메기재단 고문(서울대 명예교수), 안미숙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수기업 해고자

권영국 대표는 “경찰은 이 나라 국민을 위한 공무 집행을 해야 한다”면서 “경찰이 늘 가진 자, 재벌, 자본 편에 서서 민중의 몽둥이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국 대표는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온)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우스울 수 있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우리 사회에서 스스로 보호할 수 없는 자를 가장 먼저 챙기고 보호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면서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 공권력을 민중의 지팡이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경찰은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현대자동차가 경찰에게 월급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이 나라의 국민을 보호하라고 존재하는 것인데, 어째서 자본의 폭력에 대해서는 묵과하고 방치하느냐”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가 ‘구사대 폭력 현대차 정의선은 사죄하라’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있다.

현대자동차 자본과 정의선 회장에게도 권영국 대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권영국 변호사는 “O(흉기)로 흥한 자는 O로 망한다. 자본과 폭력으로 흥한 자는 스스로 자멸할 것”이라며 “우리는 부도덕하고 폭력적인 자본을 그냥 묵과하지 않을 것이고, 현대제철 비정규직 불법 파견 문제, 이수기업 폭력 만행과 불법 파견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김소연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발언자로는 이상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장, 이수기업 해고자 안미숙 조합원, 김세균 백기완노나메기재단 고문, 박득훈 성서한국 목사, 김상은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정윤희 블랙리스트이후 대표, 권영국 정의당 대표, 허원 금속노조 부위원장, 이상현 녹색당 대표,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김주현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 구사대 비정규직 폭력만행 규탄 시민사회 기자회견”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현대차는 즉각 구사대를 해체하고, 모든 폭력 행위 책임져라!”
“구사대 폭력 웬말이냐,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사죄하라!”
“이수기업 노동자들의 정당한 고용승계 즉각 이행하라!”
“폭력을 방관한 경찰 당국은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