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자유민주상’ 벅차고 무거운 책임감”
왕미양 회장 “여성변호사회는 이태영 박사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더는 법 앞에서 홀로 외롭지 않도록 힘이 되겠다”
[로리더] 재단법인 ‘정일영ㆍ이태영 박사 기념사업회’(이사장 정호준)가 주최하는 제24회 ‘자유민주상’ 사회봉사부문에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24회 자유민주상 시상식은 23일 오후 2시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자유민주상’은 독립운동가이자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고(故) 정일형 박사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로서 여성의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고(故) 이태영 박사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제정된 상으로, 매년 정일형 박사의 서거일인 4월 23일에 시상한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봉사에 기여한 개인 또는 단체에 수여되며, 올해로 24회를 맞았다.
역대 수상자에는 이돈명 변호사, 한승헌 변호사,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이 수상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왕미양 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2025년 정일형ㆍ이태영 자유민주상’ 중 뜻깊은 사회봉사 상 수상자를 한국여성변호사회로 선정해 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왕미양 회장은 “이 상은 단지 우리 단체의 활동을 격려하는 차원을 넘어, 정의와 인권,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치신 정일형 박사님과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법조인이신 이태영 박사님의 숭고한 뜻을 이어가는 길에 동참하고 있다는, 벅차고도 무거운 책임감을 다시금 새기게 해 준다”고 상의 의미를 짚었다.
왕미양 회장은 “저희 한국여성변호사회는 1991년 설립 이래 법의 보호에서 소외된 여성과 아동, 사회적 약자들의 곁을 지켜왔다”며 “가정폭력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법률 지원, 디지털 성범죄 대응, 이주여성ㆍ한부모가정에 대한 소송구조 등 지난 30여 년간 우리 사회가 조금 더 평등하고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열심히 활동했다”고 밝혔다.
왕미양 회장은 “무엇보다 오늘 이 자리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한국 최초의 여성 법조인이자 여성 변호사이신 이태영 박사님의 이름이 깃든 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왕미양 회장은 “이태영 박사님은 1952년, 우리나라 여성 최초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시고, 여성의 권리가 법 앞에 동등하게 설 수 있도록 평생을 바치셨다”며 “그 시절, 여성이 법정을 출입하는 것조차 낯설던 시대에, 박사님은 누구보다 당당히, 누구보다 절박한 이들의 편에 서셨다”고 소개했다.
왕미양 회장은 “가족법 개정 운동,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설립, 호주제 폐지 운동 등 박사님이 남기신 발자취는 한국 여성 인권의 역사이며, 오늘날 여성 법조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재할 수 있게 만든 든든한 뿌리”라며 “그분의 삶은 우리 여성 법조인 모두에게 ‘가능성’의 이름이자 ‘책임’의 목소리”라고 설명했다.
왕미양 회장은 “저희 여성변호사회는 이태영 박사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더는 법 앞에서 홀로 외롭지 않도록 힘이 되겠다”고 밝혔다.
왕미양 회장은 “그리고 여성 법조인들이 더 당당히 사회적 책임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선배로서, 동료로서 함께 손을 맞잡겠다”며 “오늘의 영광은 단지 과거의 성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내일의 약속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장은 “다시 한번 이 상을 안겨주신 정일형ㆍ이태영 박사 기념사업회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우리 모두가 꿈꾸는 더 공정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위해 함께 손잡고 걸어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1991년 설립된 한국여성변호사회는 국내 유일의 여성변호사단체로서,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 정의의 실현’이라는 설립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성폭력,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 피해자에 대한 무료법률상담 및 소송지원 ▲아동, 이주여성, 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에 대한 법률지원 및 제도개선 ▲미투(Me too), N번방, 디지털 성범죄, 신종폭력(스토킹ㆍ교제폭력) 피해자에 대한 법률지원 및 제도개선 ▲ 다양한 기관 및 단체와의 다층적 협력을 통한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 활동 ▲주요 사회적 이슈 공론화 및 토론을 통한 의견 개진 등 성평등 실현 및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특히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최근 몇 년간 대규모로 여성 인권 피해 사례가 발생할 때 마다 괄목할만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성범죄 피해자들의 ‘미투 운동’ 당시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신속히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성범죄 피해자 지원에 나섰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토론회, 심포지엄을 주최하여 법제 및 사회적 인식 개선에 큰 기여를 했고, ‘N번방’ 사건이 불거지자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입법 활동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수년간 아동ㆍ이주여성ㆍ한부모가정 등 복합적 어려움에 놓인 취약계층의 권익 보호를 위한 상담과 소송구조 등 법률적 지원을 이어오고 있는데, 현재는 여성가족부로부터 ‘스토킹 및 교제폭력 피해자 지원사업’을 수탁받아 무료법률상담 및 피해자 법률지원을 제공하면서 신종폭력 피해자의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에도 기여하고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