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김병주, 홈플러스 인수 후 자산 매각…MBK 엑시트 과정”
-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안수용 지부장 - “10년 전부터 경고했는데 이제야 관심받아…MBK, 홈플러스 난도질해 팔아” - “1조원 투자 약속도 안 지키고, 온라인 매장 투자도 전혀 없어 경쟁력 하락” - “자연 퇴사자 늘고, 인력 수급 안 돼…협력업체에도 타격” - “국가가 키운 사모펀드, 국가가 사모펀드 피해자 책임져야”
[로리더] 안수용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장은 21일 “MBK 파트너스(회장 김병주)가 홈플러스를 인수해서 한 일이라곤 가지고 있던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하는 일이었다”면서 현재 상황에 대해 “지금 홈플러스에 가 보면 제품이 진열대에 채워져 있긴 하지만, 종류가 절반으로 줄어 대형마트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 홈플러스 사태해결과 종사자ㆍ입점업체 보호를 위한 진보당 대책위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실에서 “홈플러스 사태로 본 투기자본 MBK 규제 방안 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조합원들이 다수 참여해 자리를 지켰다.
안수용 지부장은 “10년 전부터 MBK 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부터 노조에서는 ‘악질 투기 자본을 반드시 규제해야 하고, 문제가 있으니 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얘기했음에도 회사가 없어질 위기가 오니까 이제야 관심을 끄는 것에 대해 참담하다”면서 “당시부터 지금까지 MBK가 해왔던 것은 홈플러스를 교묘하게 난도질해 썰어서 팔아 치우는 것이었다”고 호소했다.
안수용 홈플러스 지부장은 “(MBK 김병주 회장이) 처음에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해 1조원을 투자하겠다던 약속은 지키지도 않았다”면서 “마트 산업이 중대형 매장으로 변화할 때도 투자는커녕 소형 마트에서 파는 그 가격 그대로 두 개를 묶어서 파는 일을 해오니 경쟁이 전혀 안 됐다”고 비판했다.
안수용 지부장은 “온라인 매장에 대한 투자도 전혀 이뤄지지 않아 경쟁력은 떨어졌다”면서 “반면 홈플러스가 가지고 있던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이었는데, 이걸 임대로 돌려버려, 큰 매장에서는 한 달에 10억원씩 임대료로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안수용 지부장은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잘 나가는 매장을 매각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있지만, 임대 매장 하나가 문을 닫게 되면 20~30%가 자연적으로 퇴사를 하는데, 이대로 줄어든 인력을 가지고 운영했다”면서 “홈플러스에는 노조도 있고, 투쟁도 하니까 현장의 직영 직원을 줄이지 않고, 협력업체나 외주업체 인력을 줄이고, 이 일감을 직영 직원들에게 그대로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안수용 홈플러스 지부장은 “우리의 노동량은 늘어나 고강도 노동이 됐는데,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일할 수 없으니 자연 퇴사자는 더 많아져 지금까지 거의 1만 명이 퇴사한 상태”라며 “인력 보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신입 직원이 희망을 느낄 수 없으니 5~6개월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안수용 지부장은 “문제는 현재 상태가 회생 절차에 들어갈 정도로 어렵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지금도 살아날 방법이 있는데도 MBK는 엑시트 과정에 이르러서, 인수 후 10년 안에 손을 털어야 하니 국가에 홈플러스를 떠넘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수용 지부장은 “여러 소문에 의해 퇴직금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다 보니 지금도 자연 퇴사자들이 생기고 있다”면서 “그래서 홈플러스가 회생이 아닌 청산의 절차를 밟아 회생하기도 전에 홈플러스가 내려앉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안수용 지부장은 “협력업체들도 문제인데, 대금 결제가 안 되다 보니 협력업체는 자사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하고 있다”면서 “그 첫 번째는 소형 가전회사들인데, 이들은 홈플러스가 만들어지면서 협력이긴 하지만, 20~30년을 같이 근무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안수용 지부장은 “가공식품이나 샴푸 등을 납품하는 곳에서도 홈플러스가 현금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지경이다 보니 잘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지금 홈플러스에 가보면 제품이 진열대에 채워져 있긴 하지만, 종류가 절반으로 줄어 대형마트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수용 지부장은 “지금 전국에 120여 개의 매장이 있는데, 이들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 제2의 티몬ㆍ위메프 사태에 버금갈 경제적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는 일하는 노동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인데, 사모펀드를 규제할 법안이 언제 마련될지, 홈플러스가 없어지고 난 뒤에야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있다”고 걱정했다.
안수용 홈플러스 지부장은 “MBK 파트너스가 토종 사모펀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이를 육성한 것이 국가면 사모펀드에 의한 문제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국가가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10만 명에 딸린 생계를 지속 가능하게 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홈플러스 사태와 사모펀드 규제’를 주제로 임수강 박사, ‘사모펀드 규제 법률안’을 주제로 조인환 선임비서관이 발제했다. 토론자로는 정승일 박사, 김연정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 안수용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이 참석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