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군사독재 같은 명령만”…허성무 “한화 경영권 3대 세습 비관적”
- 하청노동자 “민주화의 봄이 오고 있지만, 자본시장은 여전히 겨울” - “하청노동자들의 노동가치, 오롯이 재벌 2ㆍ3세에게 돌아가는 사회 바꿔달라” - 허성무 국회의원 “한화의 경영권 3대 세습, 상당히 비관적”
[로리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본사가 있는 창원 성산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한화의) 경영마인드가 지역사회 친화적이거나, 노동 친화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존재하고 있고, 이 문화가 경영권과 함께 세습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데 한화의 경영권 3대 세습이 정상적이거나 합리적인지 보면, 낙관적이지 않고 상당히 비관적”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근ㆍ김남희ㆍ김성환ㆍ김승원ㆍ김영환ㆍ김현정ㆍ민병덕ㆍ박균택ㆍ박상혁ㆍ박주민ㆍ박홍배ㆍ오기형ㆍ유동수ㆍ이강일ㆍ이성윤ㆍ이소영ㆍ이용우ㆍ이정문ㆍ정준호 국회의원, 신장식ㆍ차규근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 경제개혁연대, 참여연대는 14일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실에서 “한화 경영권 3세 승계,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와 계열사 부당지원 등의 문제 분석을 통해 한화의 경영권 승계 궤적과 전망에 대한 비판적 조명과 함께, 재벌 개혁의 필요성이 논의됐다.
특히, 토론회에는 강인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거통고지회) 부지회장도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거통고지회는 한화오션 하청기업 노동자들이 모인 노동조합이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오늘(14일)로서 거통고지회는 153일째 거제 조선소 현장에서 천막 농성을 하고 있고, 김형수 지회장은 한화 본사 앞 30m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오늘 토론을 들으면서 든 생각은,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공장과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고, 일례로 한화오션에는 지금 1만 6000명의 하청노동자가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실제 생산의 80%를 하청노동자가 담당하고 있지만, 그 생산의 주체는 배제된 속에서 한화가 움직이고 있다”면서 “한화가 경영하는 모습을 보면, 군사 독재 시절과 같은 명령과 지시만 통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하청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을 포함한 여러 가지 약속을 했지만, 완전히 종이조각이 돼버린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투쟁을 하고 있다”면서 “지금 한국 사회에는 민주화의 봄이 오고 있지만, 자본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은 겨울”이라고 비판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에게 “이런 겨울에서 우리 하청노동자들이 너무 힘들게 노동하고 있고, 그 가치는 오롯이 재벌 2ㆍ3세에게 돌아가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어서 사업장은 다르지만,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본사가 소재한 창원시 성산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허성무 국회의원도 “제 지역구인 창원 성산구는 한화의 도시가 됐다”며 한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허성무 국회의원은 “기업의 승계가 지분구조는 자본시장에서 결정되는 부분인데, 그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오랫동안 봐왔고, 어떤 형태로든지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면서 “시민사회에서 긴 세월 투쟁까지 해왔지만, 반복적으로 봉건적 세습이 진행되고 있어서 제도적 장치를 통해 선진화해야 한다는 점은 온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성무 국회의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과거 삼성항공과 삼성테크윈이었는데, 삼성이 기업 구조조정을 하면서 한화에 매각해 넘어간 것”이라며 “한화오션도 한화가 스스로 만들어서 키운 회사가 아니고,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것인데, 이런 과정에서 회사의 경영마인드가 지역사회 친화적이거나 노동 친화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존재하고 있고, 이 문화가 경영권과 함께 세습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허성무 국회의원은 “(한화가) 어떤 형태로든지 친국민적ㆍ친노동적인 건전한 자본 형태로 바뀌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한화의 경영권 3대 세습이 정상적이거나 합리적인지 보면, 낙관적이지 않고 상당히 비관적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화그룹은 김종희 선대회장 그리고 김승연 회장에 이어 장남 김동관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 구조다.
한화그룹은 지난 3월 31일 김승연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화 지분 22.65% 중 절반에 해당하는 11.32%를 세 아들(김동관ㆍ김동원ㆍ김동선)에게 증여한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이번 증여로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의 경영권 승계가 완성됐다고 공고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김남근 국회의원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한화의 경영권 승계 궤적과 전망에 대한 비판적 조망’을 주제로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가 발제했다.
토론은 한화의 경영권 승계를 통해 본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주제로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곽정수 한겨레 기자, 김종보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가 참여했고,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를 대표해 강인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도 자리에 함께했다.
또,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강일 국회의원도 직접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회 주최자는 아니지만, 안도걸ㆍ양문석ㆍ이광희ㆍ황명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