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보 “재벌 아들 한화 김동관 리더십 보여줬나? 차남 마약, 삼남 폭행”

- “한화, 삼성이 했던 지배권 승계 과정 그대로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 “언제까지 재벌의 승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나?” - “지배력 승계받을 김동관 부회장, 리더십도 보여준 적 없는 그에게 미래 맡겨야” - “미국은 MS 독과점 규제하며 애플과 구글 탄생…우리도 재벌기업 규제해야 혁신”

2025-04-15     최창영 기자
김종보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로리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으로 활동하는 김종보 변호사는 14일 “(미디어 속에서) 재벌집 아들은 잘생기고, 몸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심지어 정의롭기까지 하다”면서 “그런데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고, 한화그룹에서는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다른 동생들과 차이나는 점이 유일하게 사건사고가 없다는 점일 정도로, 둘째(김동원)는 마약을 했고, 셋째(김동선)는 폭행을 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근ㆍ김남희ㆍ김성환ㆍ김승원ㆍ김영환ㆍ김현정ㆍ민병덕ㆍ박균택ㆍ박상혁ㆍ박주민ㆍ박홍배ㆍ오기형ㆍ유동수ㆍ이강일ㆍ이성윤ㆍ이소영ㆍ이용우ㆍ이정문ㆍ정준호 국회의원, 신장식ㆍ차규근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 경제개혁연대,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실에서 “한화 경영권 3세 승계,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와 계열사 부당지원 등의 문제 분석을 통해 한화의 경영권 승계 궤적과 전망에 대한 비판적 조명과 함께, 재벌 개혁의 필요성이 논의됐다.

“한화 경영권 3세 승계,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남근 국회의원은 “한화는 원래 한국화약이라는 화약 제조회사에서부터 시작된 회사로, ㈜한화가 지주회사 격, 그 밑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라는 방산업체가 자회사이며, 그 밑에 손자회사 격으로 과거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이라는 이름으로 있는 구조”라며 “그런데 ㈜한화 위에 또 다른 지주회사 격 회사가 더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인데, 그게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인 한화에너지”라고 설명했다.

김남근 국회의원은 “궁극적으로 한화와 한화에너지가 합병하면 김동관ㆍ김동원ㆍ김동선 등 삼형제가 엄청나게 많은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데, 이게 경영권 승계의 큰 방향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며 “최근 한화에너지는 한화와 합병하지 않는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그게 오래 갈 약속인지에 대해서 시장은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남근 국회의원은 “이런 시점에서 한화에너지는 중요한 경영권 승계 수단인데, 한화에너지가 가지고 있는 한화오션의 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사주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를 하는 것을 보며 결국 삼형제가 가지고 있는 한화에너지에 자금을 만들어주기 위한 수단이 아닌지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토론자로 참석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김종보 변호사는 “한화그룹이 봤을 때, 향후 방산업은 굉장히 전망이 밝고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역대 최대의 유상증자를 단행할만큼 자신 있는 사업”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오늘(14일) 주가는 주당 79만 2000원인 반면, 한화오션의 주가는 1주당 7만 9900원이다. 자산규모를 비교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약간 더 크고, 매출은 두 회사가 비슷하다”고 부연했다.

김종보 변호사는 “향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더 성장할 경우,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더 커지고, 삼성에버랜드를 중심으로 삼성그룹이 일감을 몰아줘 키웠던 절차가 반복될 것”이라며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웰스토리 등을 이용해 몸집을 키우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투자해 주식을 획득하고, 그 가치가 고평가되면서 삼성물산까지 인수하는 일련의 과정을 한화에너지가 그대로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곽정수 한겨레 기자, 김종보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한편, 지난 3월 1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의 주가는 장중 최고치인 78만 1000원, 종가 76만 4000원까지 올랐으나, 3월 20일 보통주 595만주를 발행한다는 유상증자가 발표되자, 다음날인 21일 최고가(18일) 대비 19.6% 하락하기도 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3월 2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가총액은 29조원으로, 유상증자 발표 이후 4조 2000억원이 ‘증발’했다. 한화에어로의 유상증자가 발표된 후인 3월 21일에는 모기업인 (주)한화의 주가가 12.53% 하락했다.

이후 한화그룹은 3월 31일, 김승연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화 지분 22.65% 중 절반에 해당하는 11.32%를 세 아들(김동관ㆍ김동원ㆍ김동선)에게 증여한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이번 증여로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의 경영권 승계가 완성됐다고 했다.

증여 후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의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 등으로, 세 아들이 한화에너지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번 증여로 세 아들의 ㈜한화 지분율은 42.67%가 된다.

이후 4월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3조 6000억원 규모를 2조 3000억원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한화 경영권 3세 승계,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

김종보 변호사는 “언제까지 우리는 재벌의 승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제는 그만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사실 우리 사회에서는 ‘재벌집 막내 아들’에 대한 환상이 있는데, 요즘 드라마를 보면 재벌집 아들은 잘생기고, 몸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심지어 정의롭기까지 하다”고 꼬집었다.

김종보 변호사는 “(미디어 속 재벌은) 어떨 때는 형사가 돼서 나쁜 놈을 때려잡는 드라마도 나오고, 사랑을 위해 목숨을 던지기도 한다”면서 “그런데 이런 일 발생하지 않고, 특히 한화그룹에서는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다른 동생들과 차이나는 점이 유일하게 사건사고가 없다는 점일 정도로, 둘째(김동원)는 마약을 했고, 셋째(김동선)는 폭행을 했다”고 비판했다.

한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지난 2014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함께 약물치료 강의 수강 명령을 받았다.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리조트 부사장은 지난 2010년 한 호텔에서 종업원들과 시비가 붙어 소란을 피우고 집기를 부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피해자들과 합의 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김동선 부사장은 또, 2017년 한 술집에서 종업원을 폭행해 체포돼 경찰서로 호송되던 도중, 순찰차를 파손한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김동선 부사장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을 상대로 폭언과 폭행을 저질러 한화그룹이 사과하기도 했는데, 이 사건은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아 불기소 처분됐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김종보 변호사는 “문제는 이런 재벌 체제가 우리나라를 거의 봉건사회처럼 만들고 있는데, 왜 권력은 핏줄에 의해 승계돼야 하느냐”면서 “부의 이전은 사유재산과 관련된 법으로 보호되고 있지만, 여기에 그 지배력의 승계까지도 용인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곽정수 한겨레 기자, 김종보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종보 변호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다니는 사람이나 한화오션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김승연 회장의 의사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고, 나중에는 김동관 부회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그런데 이런 지배력을 승계받는 김동관 부회장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설명된 적도 없고, 본인의 리더십을 보여준 적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종보 변호사는 “리더십을 보여준 적이 없는 사람에게 우리의 미래와 생존이 달린 문제를 맡기는데, 이걸 계속 용납해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김종보 변호사는 “30년 뒤에는 김동관ㆍ김동원 김동선 삼형제가 70세를 넘길 것이고, 이때 또 자기 자식들에게 회사를 물려주려고 할 것”이라며 “한화그룹의 지배력 승계를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앞으로 30년 뒤에도 계속 이 모습을 봐야 하느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곽정수 한겨레 기자, 김종보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김종보 변호사는 “아마 이 사람들은 한화그룹 내부에서 사업 기회가 생긴다면, 그 사업 기회를 자기 자식들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회사에 몰아줄 것”이라며 “대부분 전산ㆍ건물관리, 급식 등 회사가 굴러가는 데 필수적인 사업 영역을 하도록 주면서 아주 편안하게 돈 벌게 하고 몸집을 불릴 것인데, 이런 것을 못 하게 막아야 다른 자본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종보 변호사는 “과거 미국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독과점을 규제하면서 애플과 구글이라는 기업이 나타났다”며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혁신이나 자본시장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재벌기업체제에 대한 규제는 강화돼야 하고, 이를 위한 수많은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 경영권 3세 승계,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김남근 국회의원이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김남근 국회의원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한화의 경영권 승계 궤적과 전망에 대한 비판적 조망’을 주제로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가 발제했다.

토론은 한화의 경영권 승계를 통해 본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주제로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곽정수 한겨레 기자, 김종보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가 참여했고,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를 대표해 강인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도 자리에 함께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이 위치한 창원 성산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강일 국회의원도 직접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회 주최자는 아니지만, 안도걸ㆍ양문석ㆍ이광희ㆍ황명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