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영 변호사 “헌재, 단호히 윤석열 파면하라…헌정질서 무너져”
-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더 이상 아닌, 전 국민이 소송 당사자가 돼 헌재 판결 간절” - “법원, 사건만 보고 판단하면 된다 믿었는데, 극우집회서 발언하는 여당 의원 보면서 생각 바뀌어” - “주권자인 국민이 재판관 귀에 계속 떠들고 의견 관철해야 한다”
[로리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유태영 변호사는 27일, ‘윤석열 즉각 파면 변호사 거리행진’에서 “우리 사회가 수십 년 동안 지켜왔던 민주주의, 헌정질서, 법치주의 같은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치적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변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광화문 변호사회관 앞(서울 종로구 새문안로5길 13)에 110여 명의 회원들을 모아 광화문광장에서 동십자각까지 피켓과 깃발을 들고 행진했다.
거리행진에는 민변 회장을 지낸 한택근, 김호철, 조영선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또한 변호사 출신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변호사들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면서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마은혁 재판관의 임명도 주문했다.
유태영 변호사는 “작년 12월 3일 계엄 선포로 내란 사건이 벌어지고, 12월 14일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로 벌써 100일이 넘게 지났는데도, 헌재는 여전히 답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렇게 장기간 탄핵을 촉구하는 활동을 하면서 좋은 점이라고는, 그동안 서로 다른 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자주 뵙지 못했던 그렇지만 보고 싶었던 얼굴들을 반갑게 만날 수 있다는 것 하나뿐”이라고 꼬집었다.
유태영 변호사는 “변호사 생활 13년 동안 지연된 정의라서 정의가 더 이상 아니었던 사건들, 대법원까지 장기간 소송을 하면서 승소를 했더라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던 당사자들을 여럿 변호해 왔다”면서 “12월 3일 내란 사건 이후로, 전 국민이 소송의 당사자가 돼, 저 또한 당사자가 돼, 헌법재판소에서 언제 판결이 날지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태영 변호사는 “솔직히 사건을 맡긴 당사자들, 노동자들이 법원 앞에서 판결 선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한다고 하면, 그렇다고 해도 법관들은 귀담아듣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면서 “경총 같은 사용자단체, 기업가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거나, 대국민 기자회견을 백번씩 한다 해도 법원이 압박을 받으면 안 되는 것처럼, 단체행동보다는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결이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국회, 입법자들은 여러 단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지만, 법원은 오로지 사건만 보고 판단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 놓았다.
유태영 변호사는 “그렇지만 이번 윤석열 탄핵 사건에 대해서는 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탄핵에 반대하는 극우 세력의 집회에서 발언하는 집권여당 의원들을 보면서,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들 3명을 갈라치기하고 선별해서 임명하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보면서, 시민 누구에게도 적용되지 않았던 구속 기간 기준을 내란 수괴에게 적용해서 석방하는 법원을 보면서, 이에 대해서 즉시항고를 포기하는 검찰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수십 년 동안 지켜왔던 민주주의, 헌정질서, 법치주의 같은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비판했다.
유태영 변호사는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치적 사법기관인 헌재가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하고, 이를 위해서 주권자인 국민이 헌법재판관들의 귀에 못이 박이도록 계속해서 떠들고 의견을 관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유태영 변호사는 “그래서 오늘 이 자리, 윤석열 즉각 파면 변호사 거리행진에 나오게 됐다”며 “12.3. 내란이 헌정질서 파괴이고, 파면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위헌행위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못박았다.
유태영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는 지금 당장 선고기일을 공지하고 윤석열을 파면해야 한다”면서 “시민의 힘으로 윤석열을 파면하기 위해서, 저도 계속해서 일상을 쪼개서 광장에서 함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변호사 거리행진에는 민변 회원 등 변호사 110명 이상이 참가한 가운데 광장의 시민들과 총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마무리됐다.
변호사들은 거리행진 직후부터 ‘집회ㆍ시위 인권침해감시단(집시단)’이라고 적힌 노란 조끼를 입고 ‘윤석열 즉각 파면 민주주의 수호 전국 시민총파업’이 진행 중인 광화문 북광장 곳곳을 누비기도 했다.
변호사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주권자의 명령이다.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주권자 시민의 이름으로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헌법재판소는 더 이상 윤석열 탄핵 심판을 지연하지 말라!”
“한덕수는 즉각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라!”
“한덕수는 위헌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