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보석 이호진 경영 복귀’ 논란…태광 “아직” vs 노동계 “결사반대”
- 트러스톤자산운용 “73% 최대주주 이호진, 경영고문으로서 실질적인 영향력…책임경영해야” - 노동계 “황제보석ㆍ특별사면…사법리스크 여전한 이호진 복귀, 어떤 형태로든 결사반대” - 태광산업 “이호진 전 회장 경영복귀 시점, 일정 정해 놓고 준비하는 단계 아니다”
[로리더]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를 두고 시끌벅적 논란이다. 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의 복귀 요구 입장과 노동계의 반대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특히 2대 주주의 경영 복귀 요구에 태광그룹 측은 “이호진 전 회장의 의사와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에 대해 태광은 “현재 준비하는 단계는 아니며, 건강 호전 상황 등을 고려해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혀, 당분간 경영에 복귀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태광산업은 오는 3월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 태광산업 2대 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 이호진 전 회장 경영 복귀 요구
먼저,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3월 20일 “임시주주총회소집을 알리는 공개주주서한”을 통해 “2024년 11월, 이호진 전 회장은 태광산업과 경영고문계약을 맺었다”면서 “경영고문이자 실질지분율 7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이호진 전 회장은 회사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은 “지난 3월 4일 언론을 통해 태광산업이 대표이사를 내정했다는 기사가 발표됐지만, 정작 정기주주총회에 이사후보를 추천하고, 대표이사를 결정할 권한이 있는 이사회는 완벽하게 패싱당했다”고 주장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당사와 사외이사회는 이사회 패싱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호진 전 회장이 등기이사 및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에 복귀해 확고한 리더십을 가지고 투명하게 책임경영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호진 전 회장은 공(功)과 과(過)과 뚜렷한 경영인”이라면서도 “하지만 거대한 배가 선장 없이 항해할 수 없듯 태광산업이라는 거대한 배는 최대주주이자 핵심 이해관계인을 의사결정라인에서 잃고 지난 15년간 서서히 침몰해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제는 정말로 선장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며 “최대주주라는 핵심 이해관계인 없이는 난파선이 되는 암울한 미래밖에 남지 않았다”고 이호준 전 회장 복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트러스톤은 “경영진을 보좌하고 감시할 이사회는 2대 주주인 당사와 함께 그 기능과 투명성 및 독립성 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며 “최대주주가 이사회에 직접 참가해 투명하고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태광산업의 미래는 분명 밝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해 지난 3월 11일 이호진 전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을 위한 임주주주총회 소집을 태광산업에 청구했다.
◆ 노동계 “태광그룹 이호진 총수 경영 복귀 결사 반대”
반면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전해투)ㆍ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공투본)ㆍ태광그룹혁신연대ㆍ흥국생명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ㆍ태광하청협력비상대책위원회ㆍ태광피해자협의회 등 노동계는 26일 “태광그룹 총수 복귀 결사 반대” 성명을 냈다.
노동계는 “‘재벌 총수 사법처리 사상 초유의 황제보석’부터 ‘정관계 골프 로비 의혹’, ‘국제적 신용도 파장의 흥국생명 채권사태’, ‘지역사회 환경재앙을 일으킨 방사성 폐기물 은폐 및 누출사고’ 등 태광그룹의 논란과 파장이 일반적인 대기업 경영비위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이호진 전 회장은) 시민사회와 노동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윤석열) 정부의 사면ㆍ복권 특혜를 받은 이후에, 추가 횡령ㆍ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엄연한 피의자”라며 “연내 경영복귀를 타진하는 것은 준법사회 공감대에서 벗어나는 일탈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노동자, 하청업체에 피눈물을 흘리게 만든 총수, 사법체계를 행해화한 재벌 오j가 경영복귀를 모색하는 것은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공동행동을 모색하고 있다”며 “태광그룹 관련 혐의와 의혹이 전해 해소되지 않아,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복귀에 대해 ‘무책임한 재벌 총수의 황제복위’로 규정하고 극렬히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제복위’는 이호진 전 회장에게 따라다니는 8년의 ‘황제보석’과 폐위됐던 제왕이 다시 그 자리에 오른다는 ‘복위(復位)’를 합성한 말이다.
노동계는 “검찰에 계류 중인 태광그룹 사건만 ‘이호진 전 회장 비자금’, ‘김치ㆍ와인 횡령 및 배임’, ‘협력사에 골프장 회원권 강매’ 등 중대한 경제비리 혐의가 가득하다”면서 “태광그룹의 사법 리스크가 여전한데도 경영복귀를 획책하는 행태는 대한민국 경제정의와 사법체계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노동계는 “대법원은 이호진 전 회장이 태광그룹의 경영비리와 사익편취에 직접 관여했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했고, 이는 사실상 검찰이 이호진 전 회장을 기소하기만 하면 유죄판결을 내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됨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여전히 기소를 주저하면서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고 검찰을 지적했다.
노동계는 “이미 드러난 태광그룹의 혐의와 고발에 대한 엄정한 수사만이 이 나라의 법치정의를 판가름할 중개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개선의 여지가 없는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복귀를 결사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 태광산업 “이호진 의사 고려 않고 일방적 주총 소집해 이사 선임 바람직하지 않아”
◆ “이호진 경영 복귀는 현재 준비 단계 아니며, 건강 호전 등을 고려해 검토 예정”
27일 태광그룹은 본지에 트러스톤의자산운용의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태광산업 지분 6.09%를 보유하고 있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12일 태광산업 이사회에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면서 “이호진 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희망하는 트러스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이호진 전 회장의 의사와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이호진 전 회장은 2023년 8월 복권 이후 경영복귀를 준비해 왔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상근 집행임원으로 경영활동을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료진의 권고를 받았다”면서 “이에 이호진 전 회장은 2024년 10월부터 태광산업 비상근 고문으로서 성장동력 확보와 신사업 진출 등 대주주의 역할과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한해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복귀 시점에 대해 태광산업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일정을 정해 놓고 준비하는 단계는 아니며, 건강 호전 상황 등을 고려해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