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하청노동자 김형수 ‘한화오션 30m 첨탑 고공농성’ 왜?
- 김형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앞뒤가 맞지 않는 세상 바꿔야” - “힘들지만 견디겠다. 두렵지만 참겠다. 세상의 변화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
[로리더] 한화오션에 ‘삭감된 상여금의 원상회복과 상용인력 확보’를 내용으로 하는 단체교섭을 촉구하기 위해 높이 30m의 CCTV첨탑에 오른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거통고지회, 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이 확성기를 통해 “생각만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 것 같다”고 소리치며 결의를 다졌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희망법),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장애여성 공감,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천주교인권위원회,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58개 인권단체는 3월 2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 고공농성장에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형수 거통고지회장은 지난 3월 14일부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의 명숙 상임활동가는 “여기에서 고공농성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화오션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거통고지회는 한화오션이 인수하기 전에 대우조선해양이었고,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2022년 이대로는 살 수 없다고 처절한 투쟁을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명숙 활동가는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나서, 2024년 김형수 지회장과 강인석 부지회장이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하자 단식농성을 풀 요량이었는지 단체교섭에 빨리 임하겠다고 구두 약속을 했지만,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면서 “심지어 노조가 빠른 단체교섭을 위해 조건을 양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확성기를 든 김형수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은 “바람이 좀 센데, 흔들린다. 이곳이 우리 하청노동자들의 삶과 닮아 있는 것 같다”며 “먹고 살기 위해서 죽을지도 모르는 현장에 일하러 가고, 눈에 뻔히 보이는 것도 말 한마디 못하면서 현장에서 하루를 보내는 조선소의 하청노동자들이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형수 지회장은 “대한민국 헌법은 분명히 차별을 금지한다고 돼 있다”면서도 “그리고 우리는 사회적으로도 차별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배워왔는데, 사회에는 차별이 엄연히 존재하고 심지어 그 차별을 법적으로 법률적으로 해도 된다고 얘기한다”고 꼬집었다.
김형수 지회장이 언급한 ‘차별’은 원청의 노동자와 하청노동자의 급여 수준 차이와 실질적인 사용자인 원청과 단체교섭을 할 수 없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김형수 지회장은 “이 앞뒤가 맞지 않는 이 세상 그냥 두고 볼 수 없지 않으냐”면서 “말도 안 되는 앞뒤가 맞지 않는 세상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우리가 투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수 지회장은 “많은 노동자 시민들이 불합리하다, 잘못됐다, 바꿔야 한다, 바꿨으면 좋겠다, 혹은 바뀌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아마 많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생각만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지회장은 “내가 생각하는 바를 몸소 실천할 때 실질적으로 변하는 것”이라며 “그 변화를 위해서 그 두고 조선하청지회는 싸우고 있고 저는 이곳에 올라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수 지회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바를 좀 더 실천하면 바뀌지 않겠는가? 변함없이 끝까지 세상을 바꾸기 위해 투쟁해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힘들지만 견디겠다. 두렵지만 참겠다. 무엇보다도 세상의 변화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라고 소리쳤다.
김형수 지회장은 “함께 연대해서 우리 노동자들이 실질적 세상을 변하게 하는 힘을 만들어서 꼭 바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희망법 김동현 변호사,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법정 스님, 서지원 장애여성 공감 활동가, 금속노조, 민주노총 서울본부, 금속노조 포항지부 에너지머티리얼즈지회 조합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형수 거통고지회장이 확성기를 들고 발언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약속을 지켜라!”
“이대로 살 수 없다. 삭감된 상여금 인상하라!”
“더이상 죽을 수 없다. 상용직 숙련 노동인력 확대하라!”
“원청 한화오션은 즉각 단체교섭에 응하라!”
“노조법 2ㆍ3조 개정하라!”
“윤석열은 감옥으로, 김형수는 땅으로!”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