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환 변호사 “헌재, 헌법과 민주주의 지키고 윤석열 파면 믿어”

- 윤영환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 “대선 때 윤석열 두고 ‘O라이’ 표현했지만, 그 뒤 행태는 양아치” - “대통령의 무도함 제어 못한 국민의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아” - “진영 논리에 몰입돼 윤석열의 논리 반복하는 법조인 우려스러워”

2025-03-14     최창영 기자
윤영환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로리더]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을 지낸 윤영환 변호사는 14일 “윤석열을 파면하고 탄핵하는 것은 현재 우리 시스템 안에서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위헌ㆍ위법한 사실과 증거가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진영 논리에 따라 정치적으로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대한변협 및 각 지방변호사회 전ㆍ현직 인권이사 및 인권위원 105명(14일 오전 11시 기준)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앞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시국선언은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조순열)의 집행부와는 무관하다. 전임 인권이사 및 인권위원을 지낸 변호사들이다. 전북지방변호사회에서는 현직 인권법률구조위원회 위원들이 참여했다.

윤석열 즉각 파면을 촉구하는 대한변협 및 각 지방변호사회 전ㆍ현직 인권이사 및 인권위원 시국선언 기자회견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이주한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는 “변호사들은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사명이 있다. 그리고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며 “그 맥락에서 이렇게 모이게 됐다”고 시국선언 및 기자회견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주한 변호사는 “오늘 기자회견은 어젯밤 6시에 결정됐다”면서 “전ㆍ현직 인권위원들에게 서명을 받았는데, 105명이 서명해줬고, 오늘 20여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주한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현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이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은 윤영환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는 “지난 대선 무렵, 파평 윤씨 모임 단톡방에서 논란이 있었다. 저보다 한 20살 많은 한 형님께서 ‘파평 윤씨가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라고 했고, 저는 대번에 ‘그분은 O라이’라고 대들었다”며 “즉시 형제들 채팅방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지 말자는 분들의 중재로 다툼은 커지지 않았다. 지금 그 형님은 작금의 사태에 대해서 한마디도 안 하신다”고 한 일화를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파평 윤씨 35세손이다.

윤영환 변호사는 “제가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O라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렇게까지 기본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면서도 “그런데 그 뒤의 행태는 양아치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윤영환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앞줄 오른쪽)

윤영환 변호사는 “대통령의 무도함을 제어하지 못한 국민의힘도 어떤 식으로든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않겠지만, 가장 실망하고 우려한 것은 권력의 사적 이용이었다”면서 “가족의 비리와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거부권을 행사해서 공권력의 공정함과 국가 시스템의 정상적 작동을 망가뜨리는 행위는 큰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윤영환 변호사는 “이와 유사하게 사적인 권력 유지를 위해서 했던 여러 가지 행동들은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자로서 기본이 안 된 모습을 계속 보여줬다”면서 “의료 문제를 정치에 이용하다가 시스템을 2년여간 파탄냈고, 돌이키기 어려운 지경까지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 예”라고 꼬집었다.

윤영환 변호사는 “이런 폭정에 대해서 시민들은 총선을 통해 심판했다”며 “우리나라의 국가 시스템과 시민 의식은 정상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윤석열 대통령의 변론에 대해 반박했다.

앞줄 왼쪽부터 박연철 변호사(민변 창립회원, 전 대한변협 인권위원장), 윤영환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이주희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이선경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윤영환 변호사는 “그(윤석열)의 본질은 권력을 추구하는 동물적 본능과 욕망의 화신이었고, 권력의 유지를 위해 독재의 망령을 되살렸다”면서 “우리 사회에는 아직 청산되지 않은 독재와 파시즘, 전체주의의 DNA가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윤영환 변호사는 “국민의힘이 계엄 사태 이후 보여준 태도는 1987년 헌법 체제와 성숙한 시민들의 저항에 의해 유지돼 오던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근저에서 무너뜨리는 것이었다”면서 “독재의 유전자라고밖에 설명되지 않는다”라고 질타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을 지낸 윤영환 변호사는 “진영 논리에 갇혀서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합의해 온 민주주의와 체제 유지의 기본 원리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독재의 길을 선택한 윤석열의 편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극우 광장 세력을 부추기고 우리나라 보수의 성장에 장애가 되는 극히 퇴행적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윤영환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가 발언하고 있다.

윤영환 변호사는 “같이 헌법을 공부했던 법조인들 또한 진영 논리에 몰입돼 기본적인 헌법 가치를 외면하고, 그들의 논리를 앵무새처럼 반복하거나 강화하는 모습 또한 우려스럽다”며 “현재는 민주주의의 위기이고, 우리 사회가 해방 이후 만들어 놓은 민주주의와 각 분야의 성과들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영환 변호사는 “이와 같은 사태를 초래한 윤석열을 파면하고 탄핵하는 것은 현재 우리 시스템 안에서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면서 “만약 탄핵이 기각된다면 그 이후는 차마 상상하기도 힘든 좌절과 사회 경제적 후퇴, 국제적 신뢰의 출혈 등 심각한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석열 즉각 파면을 촉구하는 대한변협 및 각 지방변호사회 전ㆍ현직 인권이사 및 인권위원 시국선언 기자회견

하지만 윤영환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사법적 이성과 양심으로서 헌법 체제와 민주주의를 지키고 윤석열을 파면하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진보, 보수를 떠나 위헌ㆍ위법한 사실과 증거가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진영 논리에 따라 정치적으로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헌재의 판단에 신뢰를 보냈다.

윤영환 변호사는 “조속한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한다”며 “힘든 세월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격려를 보내면서 이 위기를 딛고 민주주의의 성숙과 시민의식의 성숙에 기대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날 시국선언에는 대한변협 전ㆍ현직 인권이사ㆍ인권위원 및 각 지방변호사회 전ㆍ현직 인권위원(장)이 서명했고, 명단은 다음과 같다. 특히 전북지방변호사회에서는 현직 인권위원(인권법률구조위원회)들이 참여했다.

전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이사
김종철, 민경한

전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강문대, 김병주, 박연철, 박인숙, 염형국, 오재창, 조영선, 탁경국, 한경수

전 지방변호사회 인권이사
여연심, 이재원, 이진혜, 임태호, 정인기

전 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박미혜, 변영철, 오영중, 윤재철, 장석대

전 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강정은, 강호민, 고윤덕, 곽예람, 구정모, 김도희, 김성순, 김성주, 김소리, 김소영, 김슬기, 김재왕, 김태환, 김하나, 김화령, 나대현, 나동환, 류다솔, 류제성, 류하경, 문은영, 문현웅, 박대영, 박성남, 박지현, 배수진, 송시현, 신하나, 안한진, 오민애, 유태영, 윤대기, 윤영준, 윤영환, 이경재, 이광원, 이선경, 이수연, 이승경, 이재승, 이정환, 이제호, 이주언, 이주한, 이주희, 이준형, 이현우, 이희숙, 장범식, 장세진, 장철순, 전다운, 전민경, 전정환, 정상규, 정소연, 정승균, 정주형, 정지민, 조세현, 조아라, 조영관, 조윤희, 조인영, 조주영, 천지선, 최석군, 최우식, 최윤석, 최종연, 한상원, 한주현, 한필운, 허혜영, 현지현

현 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전북지방변호사회 인권법률구조위원회)
강미, 강상국, 노혜성, 방소운, 우아롬, 이인경, 임지연, 최경율, 홍정훈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서울지방변호회의 공식 입장과 무관하며, 본 회와 사전 협의된 바 없다”면서 “아울러, 해당 기자회견에는 대한변호사협회 및 서울지방변호사회 현 집행부 구성원이 참석하지 않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공지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