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노조 “임금피크제, 노동자 구조조정 수단 전락 폐지해야”

- 김지영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보험지부장 - “노동 시간은 그대로, 임금만 줄어 노동 의욕 잃고 동료들 간 갈등만 유발” - “역대 최대 실적 내는 한화그룹 위상 걸맞는 성의 있는 입장 변화 기대”

2025-02-26     최창영 기자
김지영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보험지부장(가운데)

[로리더] 김지영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화생명보험지부장은 26일,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의장 김명기)의 임금ㆍ단체교섭(임단협) 공동 요구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임금피크제는 과도기적 산물이었는데, 오히려 특별 퇴직으로 일자리를 떠나는 노동자만 늘어나는 구조조정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폐지와 함께 65세까지의 정년 연장을 요구했다.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임금피크제 폐지 및 65세 정년 연장 ▲장기근속 40(35)년 신설 ▲복리후생 제도 상향(창립기념일 대체휴가, 명철 차례비 50만원 신설) 등 공동 요구안을 제시하는 한편, 한화그룹 계열사에서 노동조합 등을 상대로 제기한 각종 고소ㆍ고발의 즉각 취하와 노동 탄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한화노협 2025년 임단협 공동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한화노협)는 한화생명,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생명손해보험, 한화갤러리아,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엔진, 한화시스템, 한화63시티,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등 한화그룹 계열사 및 사업장 노동조합의 협의체다.

한화노협 측은 “한화그룹은 금융 서비스 중심에서 최근 인수ㆍ합병을 통해 방위산업, 해운, 조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재계 서열 7위로 성장했지만, 그에 반해 노동자들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특히 노동조합을 대등한 협력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노사 문제의 책임을 계열사에 떠넘기며 노동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라고 기자회견 개최 의의를 설명했다.

김지영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보험지부장(가운데)

김지영 한화생명지부장(한화생명노조)은 “한화그룹 산하의 노동조합 상황을 듣고 있노라면 우여곡절이 없는 사업장을 찾기가 어렵다”면서 “각사마다 대립적인 노사관계, 각종 불합리한 인사 제도로 인해 직원들의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지만, 한화그룹은 노사 대화를 통한 개선 노력보다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지부장은 “저출산 위기와 인구 절벽, 급격한 생산 인구 감소로 인해 65세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고 사회적 의제가 됐지만, 한화 노동자들에게 정년 연장은 딴 나라 이야기일 뿐”이라며 “정년 연장은커녕 구조조정형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60세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오히려 55세에 회사를 떠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화노협 2025년 임단협 공동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김지영 한화생명지부장은 “임금피크제는 고령화 사회 구조 속에서 이뤄진 60세 정년 연장으로 인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청년을 고용하기 위한 과도기적 산물이었다”면서 “그러나 청년 채용은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특별 퇴직으로 일자리를 떠나는 노동자만 늘어나는 구조조정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지부장은 “사회적으로 65세 정년 연장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지금 마땅히 임금피크제는 현대적으로 폐지돼야 한다”며 “임금피크제 대상의 노동 시간은 그대로지만, 임금만 줄어들어 노동 의욕을 잃었고, 적정한 업무가 만들어지지 않아 같이 일하는 동료들 간에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보험지부장(가운데)

김지영 한화생명지부장은 “신규 채용 또한 되지 않아 특별 퇴직으로 떠나는 직원들의 업무를 남아 있는 직원들을 그대로 떠안아 업무가 가중되는 등 노동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등, 그야말로 임금피크제는 구조조정과 노동 착취 수단임이 분명해졌다”며 “한화그룹은 임금피크제 즉각 폐지하고 제대로 일 시키고 똑바로 보상하는 임금 체계와 인사 제도를 만들라”고 요구했다.

김지영 지부장은 “역대 최대의 실적을 내고 성장하고 있는 한화그룹의 위상에 맞게 한화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과 자긍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과 임금 피크제 폐지, 65세 정년 연장을 선제적으로 논의해 노동 조건을 개선하라”며 “한화그룹의 성의 있는 입장 변화를 기대하겠다”고 촉구했다.

한화노협 2025년 임단협 공동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이날 한화노협의 공동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임금피크제 폐지하고 정년연장 보장하라!”
“장기근속 보장하고 복리후생 강호하라!”
“노동탄압 중단하고 노동권을 보장하라!”
“노조 활동 보장하고 노동존중 실현하라!”

한화노협 2025년 임단협 공동 요구안을 김명기 의장이 전달하고 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김명기 의장이 대표로 한화빌딩 정문 앞에서 사측에 한화노협의 공동 요구안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