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친 김영훈 변협회장 “비상계엄 위헌 선포 등 헌정질서 수호”

- “2년 연속 국선 변호사 보수 인상, 변호사 비밀유지권 통과 가능성 높아져” - “변호사 공제 재단 설립, 법률보험 개발 추진 중…‘나의변호사’ 꾸준히 고도화” - “대법원장ㆍ헌재소장 추천해 사법 위기 극복에 일익 담당”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ㆍ오송 지하차도 참사ㆍ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 “제52대 이어 대한변협 이끌 제53대 집행부에도 변함없는 지지 부탁”

2025-02-24     최창영 기자
김영훈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임시 총회의장으로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로리더] 김영훈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은 24일, 임기 마지막 총회에서 지난 2년간의 임기를 돌아보며 “취임 당시 굳게 다짐한 대로 회원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가장 앞장서서 뛰어온 시간이었다”는 소회를 남겼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25년도 ‘대한변호사협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협회장 이임식ㆍ취임식 및 안건 의결 등을 진행했다.

총회 개회에 앞서 시상식을 마친 김영훈 변협회장은 임시 총회의장으로서 지난 2년간 임기를 마무리한 소감 등을 포함한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이임사는 별도로 진행되지 않았다.

2025년도 ‘대한변호사협회 정기총회’

김영훈 변협회장은 “겨우내 얼어붙었던 만물의 생명력이 깃드는 계절인 봄의 길목에서 여러분들을 모시고 2025년 대한변호사협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게 돼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저는 2년간 쉼 없이 이어온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으로서의 여정을 마무리 하고, 다시 한 사람의 회원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밝혔다.

김영훈 변협회장은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 대한변협회장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아 변호사업계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수호를 위해 제 모든 열정과 정성을 쏟을 수 있었던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회원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영훈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

김영훈 변협회장은 “2년 전인 2023년 2월 27일 협회장의 임기를 시작하면서 인권 옹호와 사회 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의 사명 아래 모든 회원들이 단결하고 화합해 업계가 처한 엄중한 현실을 이겨내고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다”며 “대한변협 제52대 집행부는 변호사가 흔들림 없이 법치주의라는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고 자부했다.

김영훈 변협회장은 “사법제도의 한 축인 변호사 제도를 지켜낸다는 소신과 자긍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정진한 결과 의미 있는 결실도 얻어낼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김영훈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

특히 김영훈 변협회장은 “작년 말, 갑작스러운 (윤석열 대통령 12.3) 비상계엄 선포 및 국회 봉쇄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닥뜨렸을 때 대한변협은 대한민국 모든 기관과 단체 중 가장 먼저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임을 선언하고 그 해제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했다”면서 “이로써 헌정 질서의 수호자이자 권력의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누구보다 앞장서서 국가적 위기를 수습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변협회장은 “최근 로아시아 인권대회에 참석한 바가 있는데, 각국의 변호사회 회장들이 대한변협의 이러한 기민하고 용감한 활동에 대해서 이구동성으로 칭찬하는 말씀들을 듣고 왔다”면서 “또한, 우리 국민도 대한변협을 높이 평가하면서 따로 또 연락을 주신 분들이 매우 많다”고 전했다.

김영훈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

김영훈 변협회장은 “법원과 국회를 상대로 한 활동에 있어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면서 “국선 변호사 보수 인상의 필요성을 법원과 국회에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2년 연속 국선변호사 보수 인상이라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자부했다.

김영훈 협회장은 “국선변호사 보수는 (제가 변협회장) 취임 전에 사건당 일반 보수 45만원에서 지금 퇴임하는 시점에 일반 보수가 55만원으로 10만원이 인상됐는데, 연간 예산액으로 하면 약 100억원에 달한다”면서 “퇴임한 이후에도 이 100억원은 계속 매년 변호사들의 보수 증가액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영훈 변협회장은 “변호사 비밀유지권(ACP) 입법을 지속적으로 촉구한 결과 비밀유지권 도입 법안이 제21대 국회에서의 다수 발의에 이어서 제22대 국회에서도 3건 발의됐으며, 여야 간의 이견도 대부분 해소돼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2023년 8월 28일 대한변협은 수사기관의 변호사에 대한 무분별한 압수수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훈 변협회장은 “변호사의 역량 및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활동도 충실히 이어져 왔다”면서 “변호사 공제 재단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질환, 사고 등으로 업무를 계속하기 어려운 회원들에게 자립 지원 사업 기금을 전달했고, 배상 책임 발생 시 손해배상 자금을 무상 대여하는 금전소비대차 사업 등을 수행해 왔다”고 밝혔다.

김영훈 변협회장은 “또한, 현재 국민의 법률 서비스 접근성 향상을 위해서 보험사와 협업해 우리 실정에 맞는 법률 보험을 개발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훈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

김영훈 변협회장은 “한편, 대한변협은 풍부한 법률 지식과 뛰어난 행정 능력을 갖춘 청렴결백한 인사를 주요 기관의 후보 적임자로 추천하고 있다”면서 “2023년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의 동시 공백 상황에서 적정한 후보 추천을 통해서 추천 후보군 내에서 양대 사법기관 수장 임명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사법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다”고 자부했다.

김영훈 협회장은 “변호사 자격을 흔들려는 각종 입법적 시도에도 단호히 변호사 업계가 외풍에 시달리지 않도록 의연한 대처를 계속해 왔으며, 법률 시장의 공공성 및 질서 유지를 위해서도 노력해 왔다”며 “공공 법률 플랫폼인 ‘나의변호사’ 서비스를 꾸준히 고도화해 법률 시장 질서 유지와 국민의 사법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영훈 변협회장은 “‘나의변호사’의 상징색이 보라색이고, 오늘 제가 메고 나온 넥타이 색깔도 보라색”이라며 “‘나의변호사’를 발족한 이래 공식 행사에서 주로 매는 넥타이 색이 바로 보라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23년 12월 5일, 대한변협 김동현 사무총장이 '나의 변호사'를 시연하고 있다.

이어서 김영훈 협회장은 기본적 인권 옹호 및 사회 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의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 인권 보호에도 힘써왔던 내용을 언급했다.

김영훈 변협회장은 “안타까운 사고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전세 사기 사건의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들도 취해 왔다”면서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 시대로 위축됐던 국제 교류에도 다시 나서서 법률 시장의 외연을 넓히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냈다”고 나열했다.

김영훈 협회장은 “한국의 선진적인 법률 서비스를 기반으로 변호사의 해외 진출, 또 우리 법제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서 우리나라 변호사가 넓은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바탕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김영훈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인사하고 있다.

지난날을 회상하듯 김영훈 변협회장은 “지난 2년의 세월은 협회장 취임 당시 굳게 다짐한 대로 회원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가장 앞장서서 뛰어온 시간이었다”면서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회원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 덕분에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달려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영훈 변협회장은 “앞으로 제52대 집행부의 뜻을 이어 대한변협을 위해 헌신할 김정욱 협회장을 비롯한 제53대 집행부에도 무한한 응원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변호사 업계 발전과 국민의 인권 수호를 위한 소임을 훌륭히 수행하리라고 굳게 믿는다”면서 “회원 여러분의 대한변협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기를 부탁한다”고 본인의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총회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김영훈 제52대 대한변협회장이 김정욱 신임 제53대 대한변협회장에게 협회기를 전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우선 변호사 50년상ㆍ공로상ㆍ청년변호사상ㆍ표창ㆍ감사표상ㆍ우수언론인상ㆍ직원표창 등 시상식을 시작으로 총회의장 선출이 있었다. 총회의장으로는 이석화 변호사(대구지방변호사회장)이, 대의원총회 간사로는 김상희 변호사(제53대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총장)가 선출됐다.

이어 대한변협 감사 3인(윤태윤, 김형준, 안관주 변호사)가 투표를 통해 당선됐고, 부협회장에는 이재헌ㆍ이태한ㆍ김재춘ㆍ염정욱ㆍ이재환ㆍ정지웅ㆍ양원호ㆍ권대현ㆍ강정규ㆍ김동현ㆍ최병석ㆍ김상욱 변호사 등 12명과 상임이사 23명, 신임이사 23명이 각각 선임됐다.

김정욱 신임 대한변협회장이 협회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이후 김영훈 협회장은 김정욱 신임 대한변호사협회장에게 협회기를 전달하며 이ㆍ취임이 이뤄졌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