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김현정 “12.3 계엄 두려웠다…헌재, 포고령 위헌 선언해달라”

- 경실련,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의견서 제출 및 비상계엄 국민 기본권 침해 헌법소원 청구 - “윤석열의 비상계엄, 자유와 정치적 반대파 제거하려는 의도 노골적” - “민주주의 원칙 어긴 윤석열의 포고령, 서울서부지법 폭도로 이어져”

2025-01-22     최창영 기자
김현정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정당법연구센터 전임연구원(왼쪽에서 두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로리더] 김현정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정당법연구센터 전임연구원은 21일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정면 공격이며,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려 한 시도”라며 “헌법과 민주주의의 수호자인 헌법재판소는 비상계엄과 포고령에 대한 위헌 선언을 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경실련은 이날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파면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고,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국민 기본권이 침해된 것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정지웅 변호사가 발언하는 도중에도 경찰 저지선 너머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고성을 외치고 있다.

이날 헌재에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헌재 근처에 모인 가운데 기자회견이 진행되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은 기자회견 참가자들을 향해 원색적인 욕설이 담긴 고성을 외치며 방해하기도 했다.

서휘원 경실련 정책입법팀장은 “오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경실련의 탄원서 제출과 비상계엄으로 인한 국민 기본권 침해에 대해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두고 우리 사회가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서휘원 팀장은 “이런 상황에서 이 자리에 오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헌정질서 회복을 위해 우리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밝혔다.

김현정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정당법연구센터 전임연구원

김현정 전임연구원은 “헌법연구자이기도 하지만, 직업은 기자”라며 “16년간 기자로 일했고, 그중 7년간은 이번에 계엄군이 찾아온 딴지일보에서 일하며 박사학위 논문을 썼고, 비상근 기자로서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작성해 왔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김현정 전임연구원은 “2019년 윤석열이 검찰총장에 임명될 때부터 비판 기사를 썼고, 김건희 여사의 논문도 검증해 무엇이 문제인지 자세하게 지적하는 기사도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전임연구원은 “12월 3일 밤, 무장한 계엄군이 딴지일보 사옥 앞에 주둔했을 때, 형언할 수 없는 공포감에 사로잡혔다”면서 “오랫동안 일했던 직장이 날아가는구나, 나도 당장은 아니지만, 비상계엄이 이대로 성공하면 언젠가는 끌려가 치욕을 당하겠구나 하면서 비상계엄은 다행히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그 후로도 상당기간 두려웠다”고 회상했다.

경실련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파면 촉구 의견서 제출,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국민 기본권이 침해된 것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

김현정 전임연구원은 “혹시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에 돌아와 또다시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면 직업인으로서도, 입헌 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헌법의 연구자로도 살 수 없겠구나, 아니 내가 온전이 살아 있을 수는 있을까 싶었다”면서 “이번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포고령은 언론의 자유, 정당의 자유, 그중에서도 특히 야당 등 정치적 반대파를 제거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김현정 전임연구원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핵심은 정치적 반대파의 자유, 정권과 권력에 대한 비판의 자유”라며 “이를 말살하려 한 이번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정면 공격이며,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려 한 시도”라고 규정했다.

김현정 전임연구원은 “이는 마땅히 위헌이고,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의 기본권을 극도로 위축하거나 말살하려 한 비상계엄과 포고령은 마땅히 헌법재판소에서 그 위헌성을 확인받아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헌법과 민주주의의 수호자인 헌법재판소는 비상계엄과 포고령에 대한 위헌 선언을 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김현정 전임연구원은 “민주주의는 폭력이 아닌 말로 싸우는 원칙 하에 있다”면서 “이 원칙을 어기고 폭력을 풀어버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포고령의 결과는 지난 주말(19일) 밤 서울서부지법의 폭도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김현정 전임연구원은 “이러한 폭력에 의해 대한민국이 더 이상 위험하지 않게, 불안하지 않게 살 수 있도록 비상계엄 포고령에 대한 위헌성을 헌법재판소가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재차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김현정 전임연구원은 “아울러 비폭력적, 평화적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 옆에서 내내 욕설과 비속어를 서슴치 않으며 소리를 지르는 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When They Go Low, We Go High(그들이 저급해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라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쉘 오바마가 2016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발언을 인용해 기자회견 내내 욕설 섞인 고성을 지르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판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 박경준 변호사(경실련 정책위원장), 정지웅 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한편, 이날 경실련이 제기한 헌법소원은 방승주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위원(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을 비롯해 고봉진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 김수연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영진 인천대 법학과 교수, 김제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해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노수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선종 숭실대 법학과 교수, 박영목 순천대 법학과 교수, 이은희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재희 공주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임효창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장재옥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훈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43명의 경실련 주요 임원과 법학자, 정치학자, 언론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소송대리는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인 정지웅 변호사와 경실련 정책위원장인 박경준 변호사가 맡는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