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섭 “헌법재판관 선별 임명…악수 잔꾀 최상목 ‘상왕’ 됐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4-12-31     신종철 기자

[로리더]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선별해 임명한 것을 두고 “잔꾀”라고 일갈하며 “대행하랬는데, 상왕이 됐다”고 질타했다.

한인섭 교수는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먼저 최상목 권한대행은 이날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12월 27일 대통령 권한대행을 승계한 저는 하루라도 빨리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 갈등을 종식시켜 경제와 민생 위기 가능성 차단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다만 여야 합의를 통해 헌법재판관을 임명해 온 헌정사의 관행을 강조한 전임 권한대행의 원칙을 존중하고, 그간 진행돼 온 여야 간 임명 논의 과정을 고려해, 여야 간 합의에 접근한 것으로 확인된 정계선ㆍ조한창 후보에 대해서는 오늘 즉시 임명하되, 나머지 한 분은 여야의 합의가 확인되는 대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와 관련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상목의 선별임명>이라는 글을 올리며, “대행하랬는데, 상왕이 됐다”며 일갈했다.

한인섭 교수는 “국회에서 헌법재판관 후보 3인을 선출했는데, 그에 대해 대통령은 임명할 의무밖에 없음은 이제 공지의 사실”며 “그런데, 국회 선출 3인 중 2인은 임명, 1인은 동인~서인 사이에 합의해 오라고 하교하시었다”고 최상목 권한대행을 꼬집었다.

한인섭 교수는 “이로써 국회는 ‘상목 전하’ 발밑에 있음을 시전해 주셨다”며 “짐의 머리는 역시 좋아 스스로 흐뭇해 하실텐데, 이는 장고 끝의 악수요, 잔꾀요, 얕은 그릇 크기만 노출시켰을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월 18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회동에서 여야가 11월 22일까지 공석인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의 추천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3명의 추천을 합의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1979년 김영삼 총재의 제명에 항의해 신민당 의원들이 일제 사표냈더니, 그 사표를 선별 수리하겠다고 했다가,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적이 있다”며 “선별수리나 선별임명이나 마찬가지. 몰염치의 엽기적 갈라치기 사건의 후폭풍을 맞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인섭 교수는 “그러니 12월 3일 (운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최상목의 태도에 다시 의혹이 간다”며 “(최상목은) 앞장서 반대했다는데, 과연 그런가? 그때도 역시 잔머리 굴리기 신공으로 살아남은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라고 말했다.

한인섭 교수는 “더 의심쩍은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그에게 전해줬다는 쪽지인데, 그 쪽지엔 비상입법기구 설치하니, 예비비 마련하라고 적혀 있었다는데, 그는 그 쪽지를 받아 양복에 구겨 넣고는 내용도 안 봤다 한다~~~아니, 그 비상시에 건네준 대통령이 특별히 준 쪽지를 보지도 않았다는 게 말이 될까”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한인섭 교수는 “비상입법기구란 게 1980년 국보위처럼 내란실행의 핵심기구임을 똑똑하다는 그가 모를 리 없을 테니, 쪽지를 보지도 않았다고 잡아떼는 건 아닌가? (검찰 공소장엔, 이 쪽지가 내란의 핵임 문건의 증거로 보고 있음)”

서울대 법학과를 수석 졸업한 최상목 권한대행은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정책협력실장, 기획정재정부 1차관 등 주요 요직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에 임명했고, 2023년 12월에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했다.

한인섭 교수는 “이후 경제 4인방을 만나 경제 걱정을 나누었다고~~~직을 걸고 계엄 반대해야겠다가 아니라, 계엄을 기정사실화하곤 그 후속책을 나눴다는 게 아닌가 말이다”라고 어이없어했다.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갑자기 상왕으로 처신하면 국민은 그를 원래 자리(평민)로 돌려놓아야 할 것”이라며 “모든 공직자는 상왕이 아니라, 상머슴의 직분을 겸손하게 다할지니라”라고 적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3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