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명태균, 윤석열에 ‘대우조선 파업 강경진압’ 보고” 녹취 공개

- 녹취록 속 명태균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강경진압하라고 대통령ㆍ사모에 보고”

2024-12-26     최창영 기자
“사회 경종 울린 한화오션 하청 파업, 무죄 선고하라”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대통령실을 향해 함성을 지르고 있다.

[로리더] 더불어민주당이 26일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명태균 씨가 2022년 7월 경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파업을 강경진압하라는 내용의 보고를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에게 올린 정황이 드러났다.

민주당이 공개한 통화 녹음 파일에서 명태균 씨는 (2022년) 7월 20일, 지인과의 통화에서 “조선소고 뭐 이 내용을 잘 몰라요”라면서도 “그래서 거기(대우조선해양) 문제가 심각한데, 정부에서 저번 주에 대통령한테 내가 보고를 했어요”라고 말했다.

녹음 파일 속 명태균 씨는 “이영호 부사장(당시 대우조선해양 지원본부장)인가? 대우조선해양 보고서를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만들어주더라고”라며 “그래서 내가 보고하고, 한덕수 총리가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 아니야, 그리고 또다시 보고를 했지, 강경진압하라고”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명태균 씨는 “하여튼 내가 뭐 압니까? 그래서 모르는 것은 ‘나는 모른다’ 카는데(하는데) 그래가(그래서) 사모님(김건희) 하고 다 보고를 했다”면서 “대통령하고 보고를 해달라고 해서 보고했고, 보고하니까 바로 그날 긴급(회의)를 소집하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하고 다 불러서”라고 말했다.

특히 명태균 씨는 “데모하는 놈은 150명이고, 거기 하청 일하는 놈 1만 명인데, 그 150명 때문에 1만 명이 죽게 생겼던데”라며 “회사의 피해가 지금 5700억인가 해서 이리저리 하면 7000억원 된다는데, 말이 7000억원이지 내가 그 내용을 잘 몰라서, 내용을 가서 봐야 나중에 말이라도 하지, ‘나는 서면만 봤으니까 가서 보고 올게요’하고 그제는 하여튼 내가 대통령하고 사모님(김건희)한테 얘기한 게 있어서 보고를 올렸으니까 가서 눈으로 쳐다보기라도 해야 되지”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11월 19일, 정혜경 의원이 명태균 씨의 대우조선해양 파업 불법 개입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정혜경 의원실

이에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은 “이는 당시 정부의 대응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며 “명태균이 한화오션에 방문한 것은 (2022년) 7월 16일로 알려져 있다. 이후 7월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총리와의 오찬회동에서 ‘산업현장의 불법적인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고 지시했으며, 한덕수 총리가 긴급장관회의를 소집해 ‘대우조선 파업 엄중대응’과 공권력 투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정혜경 의원은 “민간인 명태균의 보고로 정부가 노동자 파업에 공권력을 이용해 겁박한 사건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비선개입 사건이자 불법적 공권력 행사”라며 “수사기관은 명태균의 현장 방문이 누구의 지시와 누구의 협조로 이루어졌는지 명명백백 밝혀야 할 것이다. 고용노동부 또한 현장 방문에 어떤 조력을 했는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민주당 측도 “(2022년) 7월 14일에 한덕수 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가 열렸고, 7월 18일에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과 추경호 (당시) 경제부총리 등의 관계부처 합동 담화문이 발표됐다”며 명태균 씨의 녹음 내용과 일치함을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 당사자인 금속노조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청 노동자가 ‘임금 원상회복’을 위해 하루라도 더 파업 투쟁을 이어갔으면 우리는 정말 피를 볼 뻔했다”면서 “문건을 만들어 명태균에게 제공한 당시 이영호 부사장도 한통속”이라고 분개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