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노조 이성민 “대법원장, 정부 하수인 노릇하면 사법부 역사 치욕”

[로리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을 대표하는 ‘법원본부’가 노동조합 간부들에 대한 대법원의 임금환수 조치에 강력히 항의하기 위해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단식에 돌입한지 16일차를 맞은 지난 3일, 조희대 대법원장에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면 정부 여당의 정치탄압으로부터 사법부 구성원인 노동조합 간부들을 지켜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대로에서 ‘법원본부 탄압 분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대법원의 법원본부 노조 간부들에 대한 임금환수 조치에 법원본부는 “2023년 법원본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고, 결국 낙마한 데에 다른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고, “여당 법제사법위원들이 ‘전임자 현황’이라는 정체불명의 법원행정처 내부 문서를 제시하며 노조 간부들에 대한 정당한 활동 보장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감사원과 대법원의 감사와 임금회수 조치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법원본부에 따르면, 2024년 5월 감사원은 회계감사를 명목으로 감사원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법원에 대한 직무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대통령 직속인 감사원은 사법부(법원)를 감사할 수 없다.

감사원은 조사 완료 5개월이 지나 감사 보고서를 통해 법원행정처장에 ‘적정한 조치를 하라’는 정도의 낮은 수위의 조치를 주문했다. 법원본부는 “그런데 대법원은 법원본부장의 단식농성 16일차인 지금까지도 임금환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단식농성 중인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국정감사에서 시작해서 1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법원본부에 대한 탄압은 윤석열 정권이 그동안 벌여왔던 화물연대, 건설노조, 서울교통공사 노조에 대한 탄압과 본질적으로 같다”며 “처음부터 여당 법사위원들, 여당 법사위원들은 감사원과 대법원 윤리감사실에 법원본부 간부들의 급여 환수 조치를 구체적으로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그리고 지금까지 그들의 요구대로 실행되고 있다”며 “정부 여당이 철저히 기약해서 시작된 노동조합 파괴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그렇기 때문에 이번 탄압은 단순히 법원 법원본부에 대한 탄압이 아니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동지들에 대한 탄압”이라고 덧붙였다.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그래서 저를 비롯한 법원본부 동지들은 이 싸움에 대해서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는 절박함을 갖고 투쟁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 계신 동지들도 그런 마음으로 함께해 주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오늘 우리의 투쟁은 대법원장을 향한 투쟁이기도 하지만 크게는 노사 자치가 아닌 노사 법치라는 이름으로 노동조합을 말살하려고 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국민의 지지율이 20%도 되지 않는 정부”라며 “대한민국 사회의 지성을 대표하고 있는 대학 교수 4300여 명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우리 사회에서 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천주교 사제 1400여 명 또한 연이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대한민국은 이대로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민이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끝내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경고한다”며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면 정부 여당의 정치탄압으로부터 사법부 구성원인 노동조합 간부들을 지켜내라”고 촉구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그것이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지금 해야 할 본인의 업무라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말길 바란다”며 “만약 그것을 망각하고 정부 여당의 하수인 노릇을 한다면 대한민국 사법부 역사에 치욕으로 남는 대법원장이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법원본부는 노동조합을 만들 때부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많은 탄압을 받아왔고 희생을 당하기도 했다”며 “그렇지만 그 시련 속에서 우리는 성장해왔고 대한민국 공직사회에서 투쟁하는 노동조합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바로 단결과 연대라고 생각한다”며 “그 힘을 믿고 이 싸움 승리할 때까지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법원본부 노조 간부 및 조합원 등은 사회를 맡은 복소연 법원본부 사무처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임금환수는 노조탄압! 환수시도 중단하라!”
“임금환수는 살인이다! 노조탄압 중단하라!”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산하 본부 및 지부 외에도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연맹),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백면노조),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전국건설노동조합 등에서도 연대차 참석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