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공무원노조 임금 환수…이해준 “조희대 대법원장 자존심 지켜야”
[로리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이해준 위원장은 법원행정처가 법원공무원노동조합 간부들에게 지급한 임금을 환수하려는 조치에 대해 “조희대 대법원장의 굴욕적인 판단으로 법원노조를 탄압하지 말고, 법원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이성민)는 1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앞에서 “임금환수 노조탄압 대법원장 규탄 및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법원본부’는 전국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공무원노조, 법원노조)이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법원본부에 따르면 2023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법원본부 간부들의 노동조합 활동 보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감사원의 감사를 요구해, 올해 상반기 감사원이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원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법원본부 간부 8명에 대해 구체적인 조치를 적시하지 않고, 대법원이 추가 조사해서 적정한 조치를 하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법원본부는 “그런데 대법원 윤리감사실은 일방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했고, 감사대상 기간(2020년 6월 ~ 2023년 10월)에 법원노조 간부들에게 지급한 임금을 환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원본부는 “이 사건의 본질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했던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 법원본부가 임명 반대 입장을 내고, 사회적 이슈가 돼 결국 후보자가 낙마하게 되자, 여당이 국정감사를 이용해 보복을 시도한 정치적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법원본부는 “간부 8명에 대한 임금환수 시도 등 노조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규탄하고, 노조 탄압을 저지하기 위한 법원본부장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전했다. 임금 환수 대상은 법원노조 전현직 간부 8명이다.
법원본부는 “역대 법원행정처장과 각급 법원장들은 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과 노사 합의 등에 따라 법원공무원노조 간부들의 활동을 원만하게 보장해 왔는데, 이제 와서 노조 간부들에게 ‘사실상 전임’이라는 딱지를 붙여 3년 5개월간의 임금을 환수하겠다고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해준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연대발언에서 “윤석열 정권은 총체적 부정비리 정부”라고 직격했다.
이해준 위원장은 “아무리 이 나라가 불공정과 불평등 시대라고 해도, 법원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공정하고 차별 없는 조직이어야 그나마 나라가 바로 잡힐 수 있다”며 “국민들이 최소한 바라는 것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준 위원장은 “(법원행정처가) 노동조합과 수년 전부터 합의하고, 단체교섭을 통해서 통용되었던 법원노조 간부들의 노조활동에 대해 (이제와) 문제 삼고 급기야 임금 환수 결정을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해준 위원장은 “법원노조 간부들의 활동에 대해 감사원에서는 많은 시간 동안 강도 높은 감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는 법원에서 조치를 취하라는 결과였다”며 “그런데 대법원은 무엇이 두려운 건지 본인들이 했던 합의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최악의 선택을 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노조 이해준 위원장은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할 법원에서 이렇게 권력의 시녀가 되어 법원공무원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 법원본부를 탄압하고 있다”며 “대법원장은 부끄러운지 알아야 하며, 지금이라도 우리 법원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고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했다.
이해준 위원장은 “(법원행정처는) 법원본부와의 신뢰 또한 너무나도 중요한 것”이라며 “그것은 바로 모든 법원공무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며, 신뢰가 깨지면 법원은 정상적으로 운영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해준 위원장은 “지금 사회 곳곳에서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며 시국선언과 집회 등이 갈수록 확대돼 가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고, 분노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해준 위원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비상식적이고, 굴욕적인 판단으로 노조를 탄압한다면, 분노와 투쟁의 출발점은 바로 오늘 법원본부의 기자회견이고, 이성민 법원본부장의 무기한 단식투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해준 위원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은 법원본부와의 합의를 스스로 엎어버리지 말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 주길 기대한다”며 “그러지 않고 끝까지 권력의 시녀가 되려 한다면, 우리 15만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해준 위원장은 끝으로 “동지들 위축되지 말고 힘차게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자”며 격려했다.
기자회견 사회를 진행한 복소현 법원본부 사무처장은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다음과 같은 구호를 선창했고, 참석자들이 따라 외쳤다.
“임금환수는 살인행위다. 임금환수 시도 중단하라”
“윤석열 정권과 헤어질 결심, 노조탄압 중단하라”
“노조탄압 동조하는 대법원장 규탄한다”
한편, 법원본부는 “공무원노조를 극심하게 탄압했던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노조 간부들의 임금을 환수한 사례는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 정부는 역대 어떤 정권보다 악랄하고 치밀하다”고 성토하면서 “대법원이 부화뇌동하거나 이용당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정권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법원에서 스스로 결정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법원본부는 “임금을 뱉어내라는 것은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것”이라며 “만약 법원이 노조탄압을 자랑스레 떠벌려대는 정권과 그 정권에 기대에 자신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법원본부를 와해시키려는 내부 앞잡이의 눈치를 보는 결정을 한다면, 조희대 대법원장은 스스로 정권의 하수인이 된 치욕의 사법부 수장으로 기억될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본부는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노조탄압을 분쇄하기 위한 투쟁에 전면적으로 나설 것이며,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조탄압을 즉각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 큰 저항과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선포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경천 전 법원본부장, 이인섭 전 법원본부장과 법원본부 간부들 그리고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전국공무원노조 이해준 위원장, 박중배 수석부위원장, 김정수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삭발을 단행하고, 기자회견이 끝나고 대법원 내에 설치된 천막농성장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