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노동조합 인정한다면 최윤호 대표가 교섭장 나와야”

- 이병우 삼성SDI울산지회 조직부장 “형식적 무노조경영 사과에도 변화 없어” - 김성호 삼성SDI청주지회 부지회장 “비대위 노조배제 통보, 사측 공모 의심”

2024-10-24     최창영 기자
이병우 금속노조 울산지부 삼성SDI울산지회 조직부장(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로리더] 이병우 금속노조 울산지부 삼성SDI울산지회 조직부장은 24일 “삼성은 언제까지 노조를 무시할 것이냐”면서 “삼성SDI가 노조를 인정한다면, 최윤호 대표가 교섭장에 나와 (청주사업장 매각) 교섭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SDI 청주사업장 매각 및 임금교섭 관련 노동조합 배제, 무노조 경영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삼성SDI에서 부활한 무노조경영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섭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사회를 맡은 임성우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교육선전국장은 “삼성에서 부활하고 있는 무노조 경영, 특히나 청주사업장은 매각이라는 절체절명의 이슈를 앞두고도 노동조합을 배제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고, 삼성SDI지회와 교섭해야 함에도 노사협의회를 이용해 노동조합을 배제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우 삼성SDI울산지회 조직부장은 “10월 단체교섭과 2024년의 임금교섭을 통해 아직도 아직도 삼성그룹에서의 노동조합에 대한 거부감을 면밀히 알게 됐다”면서 “이 고통은 삼성그룹의 모든 계열사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으며, 언론을 통해 보이는 것 외에 이재용 회장의 형식적인 무노조경영 사과 이후에도 아직 변화 없는 삼성의 실체를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우 금속노조 울산지부 삼성SDI울산지회 조직부장(왼쪽에서 네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이병우 조직부장은 “성과를 냈음에도 외면당하는 노동자, 말로만 소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임금교섭을 거치는 동안 사측은 제대로 된 제시안 하나 가지고 오지 않는다”면서 “사측의 말도 안 되는 원칙과 규칙, 회사의 이익만을 위해 사라진 복지와 후퇴하는 복리후생, 그리고 경영의 어려움을 노동자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우 조직부장은 “노조를 언제까지 무시할 건지, 삼성그룹의 교섭 방식은 어디서 교육이라도 받은 건지, 경영 방침인 무노조경영 사과는 무의미했는지 회사에 묻고 싶다”며 “삼성SDI가 노동조합을 인정한다면, 결정권자인 최윤호 대표가 교섭장에 나와 성실히 교섭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우 조직부장은 “여전히 행해지는 삼성의 무노조경영에 보이지 않는 원칙에 대한 삼성SDI지회(삼성SDI노동조합)와 더불어 삼성의 여러 노동조합과 연대할 것이며, 금속노조와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호 삼성SDI청주지회 부지회장(오른쪽)

김성호 삼성SDI청주지회 부지회장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매각을 발표하면서 청주사업장에도 노동조합 바람이 불었다”면서 “일방적 매각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많은 노동자가 금속노조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김성호 부지회장은 “삼성에서 노조 활동하기 어렵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이재용 회장이 더 이상 무노조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성호 부지회장은 “삼성SDI 청주사업장에서도 몇 차례 노동조합을 시도했지만, 현실은 차가웠다”면서도 “그런데 이번 매각 사태로 청주사업장 노동자 110여 명이 금속노조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을 만큼 절박하고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김성호 삼성SDI청주지회 부지회장(가운데)

김성호 부지회장은 “그러나 역시 삼성은 삼성이었다”며 “노사협의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비상대책위원회를 이용해 노조를 통제하려는 경향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성호 부지회장은 “금속노조가 단체협약을 근거로 매각 특별교섭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거부하면서 ‘비대위와 노조 모두 포함한 노사공동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김성호 부지회장은 “회사와 비대위, 노동조합이 모두 참여한 노사공동위원회가 10월 10일 첫 상견례를 가졌다”며 “상견례까지 진행했는데, 그 이후 비대위가 돌연 노동조합을 제외하고 독자적으로 회사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전체 사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SDI와 금속노조 간의 단체협약에 따르면, ‘회사는 회사의 분할, 합병, 양도 시에는 사전에 (노동)조합에게 이를 설명하고, 의견을 청취하며 조합원의 고용승계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과 ‘사회적ㆍ경제적 여건의 변화 또는 협약의 내용 중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거나 누락된 경우 본 협약의 유효기간 중이라도 노사 쌍방이 동의하였을 때는 본 협약의 일부를 재교섭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노조 측에 의하면, “(교섭에서) 노조를 배제할 수 없으므로 회사는 비대위를 설득하며 노조에도 와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김성호 삼성SDI청주지회 부지회장 등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성호 부지회장은 “법적으로 아무런 권한도 없는 비대위가 전체 사원에게 메일을 보내 노조를 배제하겠다고 통보한 것은 회사와 사전에 공모하지 않았으면 할 수 없는 월권”이라고 의심했다.

김성호 부지회장은 “지난 9월 25일부터 2주간 청주사업장에서 매각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했다”면서 “금속노조 조합원 수를 훨씬 뛰어넘는 숫자인 323명의 노동자가 서명에 동참했고, 그만큼 많은 노동자가 이번 매각 사태에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부지회장은 “금속노조는 매각 반대 서명 운동의 결과를 삼성SDI 본사 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런 분노를 대변해 매각 반대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예고했다.

“삼성SDI 청주사업장 매각 및 임금교섭 관련 노동조합 배제, 무노조 경영 규탄” 기자회견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임성우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교육선전국장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이상섭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이병우 금속노조 울산지부 삼성SDI울산지회 조직부장, 김성호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삼성SDI청주지회 부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노조배제, 무노조경영 삼성자본 규탄한다!”
“노조배제, 일방적 매각 삼성자본 규탄한다!”
“임금교섭 노조 무시 삼성자본 규탄한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