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인 변호사 “법원,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파업에 무죄 선고” 호소

- “법과 정권은 ‘이대로 살 순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할 것” - “정당한 쟁의행위는 처벌할 수 없어…노동자 처벌하려는 행태가 반헌법” - “윤석열 정권, 기업은 곧 국가라며 파업 권리 보장 완전히 외면”

2024-10-18     최창영 기자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 이예인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김미숙 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 공동대표

[로리더] 이예인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는 18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51일간 파업에 노동조합 조합원 등 70여 명을 형사고소한 사측과 이에 발맞춰 22명을 기소해 징역형 및 벌금형을 구형한 검찰에 “정당한 파업을 한 노동자들을 고소하고, 징역을 구형해 처벌하려는 행태가 곧 노동3권을 침해하는 반헌법적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을비가 내리던 이날 오전 11시 30분,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등은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사회 경종 울린 한화오션 하청 파업, 무죄 선고하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회 경종 울린 한화오션 하청 파업, 무죄 선고하라” 기자회견

이 자리에 발언자로 참석한 금속노조 법률원 이예인 변호사는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이 지난 파업 중 울부짖은 한 마디”라고 소개하며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하청 노동자들을 기소하고 무자비하게 구형한 검찰과 판결 선고를 앞둔 법원에,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을 정권에 이 질문들 그대로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이예인 변호사는 “이대로 살 순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검찰과 법원, 윤석열 정권은 뭐라고 답하겠느냐”고 물었다.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 이예인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김미숙 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 공동대표

이예인 변호사는 “그대로 살라고, 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조차 힘든 임금이지만 그냥 그렇게 계속 살라고, 죽음의 위험이 난무하는 일자리지만 그저 조용히 일하라고 답하겠느냐”며 “노동자들의 파업을 업무방해죄와 같은 범죄로 처벌하라는 것은 그대로 살라는 것을 넘어 노동자의 삶을 지금보다 더 힘들게, 송두리째 탄압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규정했다.

이예인 변호사는 “(이는) 노동자들이 모여서 행동하기 어렵게 하고, 결국 헌법으로 보장된 단체행동권과 결사의 자유까지도 침해하기 때문”이라며 “정당한 쟁의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대법원은 하청 노동자의 원청 사업장에서의 쟁의행위가 정당하다고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 이예인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김미숙 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 공동대표

이예인 변호사는 “한화오션은 원청으로서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있음에도 교섭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하청 노동자는 답답하고 처절한 마음으로 1㎡의 구조물로 들어갔다. 이것이 정당한 쟁의 행위가 아니라면, 노동자들은 어떻게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예인 변호사는 “오히려 불법을 저지르고, 처벌받아야 할 자들은 누구냐”며 “정당한 파업을 한 노동자들을 고소하고, 징역을 구형해 처벌하려는 행태가 곧 노동3권을 침해하는 반헌법적 행태일 것”이라고 규탄했다.

“사회 경종 울린 한화오션 하청 파업, 무죄 선고하라” 기자회견 참가자가 든 피켓

금속노조 법률원 이예인 변호사는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은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을 ‘불법 파업’이라고 얘기하곤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기업이 곧 국가라며 기업의 입장과 요구에만 부응하면서 파업의 권리를 보장할 의무를 완전히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이예인 변호사는 “이제 이 나라의 법과 윤석열 정권은 답해야 할 것”이라며 “다가올 판결은 앞선 질문에 이 사회가 어떻게 답하는가를 보여줄 것”이라고 평했다.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 이예인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김미숙 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 공동대표,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이예인 변호사는 “법원은 무죄 선고를 통해 노동3권과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책임 있는 답을 들려달라”며 “윤석열 정권은 위에서 내려다보지만 말고, 아래로 내려와 노동자들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나서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법률원 이예인 변호사는 “우리 노동자들은 법원과 정권의 책임 있는 답변을 들을 때까지 이대로 살 수 없지 않겠느냐고 끊임없이 묻고 끝까지 모여서 행동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미숙 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 공동대표,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이 자리에 참석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명숙 활동가는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관련해서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냈다. 23억원의 이익을 봤는데도 증거가 없다고 한다”며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인데, 옛 대우조선해양의 노동자들은 헌법적 권리인 파업을 했는데 징역형을 구형하고, 헌법에 보장돼 있지 않은 불법을 행사한 김건희 씨에게는 불기소를 결정하는 검찰에 대해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허원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오늘 함성은 좀 다르게 외치겠다”며 “저는 ‘오빠’가 누군지 모르겠다. 오빠를 한번 불러보도록 하겠다”며 기자회견 참가자들과 함께 대통령실을 향해 ‘오빠’라는 함성을 외쳤다.

허원 부위원장이 언급한 ‘오빠’는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중에 등장하는 인물로, 대통령실과 명태균 씨는 ‘오빠’가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를 의미한다고 보지만, 일부 언론과 야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가리킨다고 보고 있다.

“사회 경종 울린 한화오션 하청 파업, 무죄 선고하라”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대통령실을 향해 함성을 지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미숙 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 공동대표, 김혜진 집행위원장,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허원 금속노조 부위원장, 이예인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김형수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 이예인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한편, 17일 한화오션이 이용우ㆍ김태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470억원의 하청 노동자 파업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국회가 중재하면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과 관련해, 김형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은 “한화오션이 산재사고나 국정감사장에서의 ‘셀카’ 논란도 터지니 언론 잠재우기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평했다.

금속노조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한화 자본은 국회 중재에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손배소를 철회하고, 다단계 하청 구조를 없애 죽음의 행렬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