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한화오션 470억 손배소, 노동자 압박용…김동관 국감 증인”
이학영 의원 “노동자 5명한테 470억 청구하면 받을 수 있습니까?”
[로리더]이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5일 올해 5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한화오션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파업을 주도한 협력업체 노동자 5명에게 47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하는 것에 “받지도 못할 노동자 압박용, 노조 무력화”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안호영)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온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정인섭 사장의 증언이 불성실하고 책임질 위치가 아니라고 판단해,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을 강하게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이학영 국회의원은 “사장님 지금 470억 손해배상소송하고 있는 중이죠. 그런데 제가 들은 바로는 손해 피해액 산정도 아직 (재판부에) 제대로 안 내고 있고, 자꾸 지연시키고 있고 그래서 소송이 지연되고 있어서 이게 정말 받으려고 하는 기업인가? 손해배상을 받으려고 하는 기업은 빠르게 진행하려고 할 거 아니에요”라고 물었다.
대우조선해양은 2022년 8월 하청노동자로 자신을 감옥에 가두는 농성을 벌인 거제ㆍ통영ㆍ고성 조선하청지회 집행부 5명에게 47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23년 5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하고 새 이사를 선임했다.
이로써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최종 마무리됐고,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한화오션의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돼 이사회 일원으로 경영에 적극 참여한다.
이학영 의원은 “그래서 제가 의심하기는 노동계 압박용으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계속 쥐고, 이렇게 해서 노조를 무력화시키려고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한다”며 “그런데 아마 동의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학영 의원은 “근데 어때요? 5명한테 470억 청구하면 받을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은 “지금 청구한 금액은 저희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전에 이미 (손해배상) 청구가”라면서 “아마 근로자들이 소득이나 자산으로는 쉽지 않을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이학영 의원이 “그런데 왜 (470억 손해배상청구 소송) 하세요?”라고 되물었고, 정인섭 사장은 “지금 재판 과정이기 때문에, 여기서 만약 철회하면 저희도 여러 가지 법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학영 의원은 “법적 문제 때문에 그렇다고요, (손해배상소송을) 취소할 생각은 없으세요? (하청 노동자 5명에게 470억원) 어차피 못 받는 거 아니에요?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거다. (한화오션) 이사들도 알고 있을 테고,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일 텐데”라고 지적하자, 정인섭 사장은 “주주들이 배임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학영 의원은 “주주총회에서 (손해배상소송) 취소하면 어떻겠냐고 안건으로 제안할 용의는 없습니까?”라며 “이걸 바라보고 있는 상당수의 많은 국민들도 그런 마음이 있을 겁니다. 이사회에 이런 질의 내용을 정리해서 보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고, 정인섭 사장은 “알겠다”고 했다.
이학영 국회의원은 “그리고 노동자들 하고 잘 지내야 회사가 잘 되는 겁니다. (한화오션은 노동자들과) 계속 싸워야 됩니까?”라고 묻자, 정인섭 사장은 “잘 지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학영 의원은 “근데 지금 새롭게 경영 인수하신 후에 상당히 많은 고소ㆍ고발 건이 있었어요”라고 지적하자, 정인섭 사장은 “일반 노동자들을 제소하지는 않았다. 특수선 사업부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 경우는 불법이라고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학영 의원은 “이렇게 해서 계속 불법적으로 노조를 탄압하고, 노조를 무력화시켜서 앞으로 미래 기업으로 갈 수 있습니까?”라고 따지니, 정인섭 사장은 “저는 노조가 우리한테 가장 소중한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섭 사장은 “그리고 제가 실제 업무를 맡을 때 노조와 가장 많은 대화를 했다”며 “의원님이 말씀하듯이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데요. 현행법상 저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따져가면서 할 수밖에 없는 점도 고려해 달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공동대표 등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했던 이학영 의원은 “노조를 적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파트너로 생각하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이학영 의원은 “(한화그룹이 대우해양조선을) 인수할 때 사회적 약속이 있었어요. 지역사회에 공헌하겠다. 동반성장하겠다. 또 향토 기업을 가능하면 우대하겠다. 이런 약속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요즘 보니까 지역사회 동반 성장을 위한 어떤 비전 제시도 없고, 매출액 300억원 이상이 되지 않으면 입찰 자격을 주지 않아서 지역사회의 작은 기업들이 입찰을 못해서 전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런 거 개선할 생각 없으십니까?”라고 꼬집었다.
정인섭 사장은 “저희가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해야 된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요. 그것만큼 중요한 일이 저희 회사가 지속 가능하게 경영을 유지해 갈 수 있어야 저희 근로자들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같이 살아갈 수 있다”며 “저희가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룰들은, 그런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규모가 필요한 경우에 그런 검토를 하고 있고, 지금 말씀하신 대로 지역사회에 있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은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학영 의원은 “기업이 예전처럼 기업의 이익만 추구하고, 성장기 때 이익을 베풀지 않고, 불황기 때는 다 해고하고, 그럼 앞으로 누구하고 조선업을 유지하시겠습니까? 조선업이라는 건 부침이 있잖아요. 이렇게 성장할 때 쥐어짜고, 지역사회도 베풀지 않고, 노동자하고 싸우고, 또 인건비도 안 올리고” 등의 한화오션 문제를 지적했다. 정인섭 사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국회의원은 이 자리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이학영 의원은 “오늘 한화오션 정인섭 증인에게 노조 탄압과 안전 불감증 등 여러 문제점을 질의했지만,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학영 국회의원은 “특히 (한화오션의)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470억 손배소 취하는 고용 CEO 정인섭 증인이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며 “따라서 그룹 경영에 있어 전반적인 결정권을 가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오는 25일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해 책임 있는 답변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학영 의원은 “그래야 여야 환노위 위원님들께서 해주신 한화오션 노사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위원장님과 양당 간사님께서 김동관 부회장의 추가 증인 채택을 의논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안호영 환노위 위원장은 “지금 마지막 종합감사 때 추가로 증인을 신청하려는 여러 의견들이 있다”며 “그래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까지 포함해서 증인 채택 여부를 양당 간사님들께서 협의해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