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편광필름 매각은 노동자에게 사형선고…특별교섭 요구”
- 권현구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장 - “삼성SDI의 일방적 사업 매각 발표는 단체협약 위반”
[로리더] 지난 9월 10일 삼성SDI가 편광필름사업을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에 양도한다고 공시한 것에 대해 권현구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장은 “지난 5월 31일 금속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을 위반한 매각 발표”라고 비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와 삼성SDI청주지회는 2일 오전 11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금속노조 삼성SDI청주지회 설립 보고 및 매각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정성훈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사무국장은 “오늘 금속노조 삼성SDI 청주지회 설립을 삼성 서초사옥에서 진행하고, 일방적이고 폭력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삼성SDI 편광필름사업부 매각과 관련한 규탄도 함께 진행하고자 한다”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정성훈 사무국장은 “삼성SDI 본사는 경기도 기흥에 있지만, 삼성그룹의 중앙통제를 받고 있으므로 이 자리에서 이재용 회장에게 직접 목소리를 전달하고, 삼성SDI 청주지회의 설립과 더불어 이후의 투쟁 내용까지 밝히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정성훈 사무국장은 “오늘 조합원 동지 중에는 늦게 출근하는 사람, 휴가를 내서 온 사람도 있다”며 “지금 (삼성SDI) 청주지회 설립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근무시간 면제를 활용하기 어려움에도 여러 동지들이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성훈 사무국장은 “(삼성SDI 청주지회) 노동조합이 설립되기 며칠 전부터 전 사원을 아우르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설립돼 먼저 회사에 요구하고 투쟁을 전개하고 있었다”면서 “금속노조는 비대위를 배제하지 않으며, 이미 지회 설립 이전부터 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비대위는 접견해서 그 뜻을 분명히 했다”고 알렸다.
정성훈 사무국장은 “그러나 만약 회사(삼성SDI)가 노동자와 협의했다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 금속노조를 배제하고 비대위와 협의만을 통해서 졸속으로 문제를 넘어가려고 한다면, 이를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 않고, 노조와 모든 임직원이 함께 논의하자고 한다면 언제든지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권현구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장은 “삼성SDI 청주지회 조합원과 현장 노동자들은 그동안 편광필름사업과 삼성SDI에 모든 것을 바쳐왔다”면서 “지난 9월 10일 발표된 삼성SDI의 매각 발표는 이들에게 사형 선고와도 같았다”고 호소했다.
권현구 지부장은 “삼성SDI의 편광필름사업부 매각이 발표되기 전까지 삼성SDI는 양도 공시와 관련한 협의를 유지하며 노동자들을 속여왔다”면서 “이는 지난 5월 31일 금속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을 위반한 매각 발표였다”고 지적했다.
권현구 지부장은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와 삼성SDI 청주지회는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아 오늘 이곳에서 지회 설립을 알리고, 노동자들의 동의 없는 일방적인 매각에 맞서서 투쟁할 것을 외친다”며 삼성SDI 청주지회를 설립하면서 편광필름사업 매각과 관련해 조합원이 결정한 요구안을 발표했다.
요구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매각 관련 일체의 정보와 계획을 공개하라.
둘째, 삼성SDI 청주사업장 노동자들의 동의 없는 매각을 반대한다. 원점부터 노동조합과 협의하라.
셋째, 구조조정 없는 고용보장과 기존 노동조건의 후퇴 없음을 전제로 노동조합과의 특별교섭 요구에 나서라.
권현구 지부장은 “삼성SDI는 이 요구에 즉시 응답해야 한다”면서 “만약 지금처럼 일방적인 매각을 강행한다면, 금속노조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권현구 지부장은 “이미 대전충북지부는 9월 30일 공문을 통해 매각 관련 특별교섭을 실시하자고 요구했다”며 “지부는 이미 많은 매각 투쟁을 겪어왔고, 현재도 매각 투쟁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권현구 지부장은 “지난 7월에는 한국타이어 본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했고, 그날 기록적인 폭우에도 대전충북지부 조합원들은 일체의 흔들림 없이 현장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라고 외쳤다”고 덧붙였다.
권현구 지부장은 “삼성SDI 청주지회 조합원들은 금속노조와 대전충북지부를 믿고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며 “산업 현장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자본에게 알려주고, 단결과 연대와 투쟁으로 노동자의 힘을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옥주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장, 최순영 금속노조 부위원장, 권현구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장, 강대호 금속노조 삼성SDI 청주지회장, 오세희 금속노조 삼성SDI 청주지회 사무장, 이동곤 금속노조 충남지부 삼성SDI지회장이 발언자로 참석했다.
그 외에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금속노조 삼성SDI 울산지회, 삼성SDI 천안지회, 삼성전서비스지회, 사무금융노조 삼성화재애니카지부 등 삼성전자 계열사에서도 연대차 참석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정성훈 사무국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금속노조 단결투쟁, 고용보장 쟁취하자”
“일방 매각 중단하고, 원점부터 교섭하라!”
“매각 관련 모든 정보 즉각 공개하라!”
“일방 매각은 배신이다. 대표이사 사과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