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교섭위원, 노조 조롱…이경근 대표가 직접 교섭 나와라”
- 이승현 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장 - “한화생명 3년간 43차례 교섭, 제대로 된 교섭한 적 없어” - “노조를 대화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교섭위원부터 교체하라” - 김태은 한화생명지부장, 이경근 대표에게 교섭 나올 것 촉구
[로리더] 이승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장은 27일 “(한화생명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신뢰 훼손과 업무방해, 명예훼손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진정으로 사측(한화생명)이 노동조합을 대화의 파트너, 함께 성장할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현재 교섭위원들부터 교체해 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태은 한화생명지회장(한화생명노조위원장)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이경근 대표가 직접 교섭에 나올 것을 요구했다.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한화생명노동조합)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노조활동 탄압 중단 및 성실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5월 17일 회사에서 개최한 ‘제40회 연도대상 시상식’에 노조 조합원들이 찾아가 축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김태은 한화생명지회장이 수상자인 조합원들에게 축하 인사하러 들어간 것을 회사가 영업방해 등을 이유로 고소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한화생명의 ‘연도대회’는 한 해 동안 실적이 높고 우수한 업적을 낸 보험설계사들에게 상을 주는 자리다.
한화생명과 교섭 과정에 참석한다는 이승현 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장은 “사측은 43차례나 교섭하는 3년 넘게 제대로 정당한 교섭을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 핑계를 대고 꼬투리를 잡아가며 지금까지 교섭을 회피하고 상황을 모면하려는 자태만 보였을 뿐이지, 한 번도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온 사례가 없다”고 한화생명의 교섭 태도를 비판했다.
이승현 본부장은 “그럼에도 어떻게든 단협을 체결하기 위해 우리는 인내를 가지고 사측과 접촉했지만, 이제 쟁점 사안 몇 개 남으니 그 사안을 사측이 결정하기 매우 힘든가 보다”며 “양보하고 또 양보해서 나머지 사항들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사측은 또 (노동조합에) 업무방해와 명예훼손이라는 문구를 들고나와 교섭을 안 하겠다고 한다”고 한화생명을 지적했다.
이승현 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장은 “지난 5월 연도대상 시상식에 노동조합은 시상식에 참가하는 조합원들을 축하하러 갔다”면서 “그 자리에 (한화생명은) 울타리를 쳐놓고 보안요원까지 배치하면서 노조를 통제하고 감시하는 회사가 노동자에게 신뢰 훼손을 운운하고 있다”고 어이없어했다.
이승현 본부장은 “신뢰 훼손을 누가 먼저 한 것이냐”면서 “노동조합을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사측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신뢰 훼손과 업무방해, 명예훼손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승현 본부장은 “우리는 진정으로 사측이 노동조합을 대화의 파트너, 함께 성장할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현재 교섭위원들부터 교체해주길 바란다”며 “이들은 노동조합을 조롱하고 단협을 무력화하려는 집단일 뿐, 도저히 대화가 되지 않는 세력”이라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승현 본부장은 “사측이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면,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노조를 혐오하는 생각을 가진 자들부터 (교섭 테이블에서) 치워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태은 한화생명지회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대화하던 중 “한화생명이 보낸 교섭위원은 스스로 결정할 권한이 없는지 교섭 때마다 매 사안을 윗선에다 전화로 보고한다”면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이경근 대표가 직접 교섭에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유흥희 비정규직이제그만 집행위원장, 교내 성폭력 공익제보자 지혜복 교사, 우분투재단, 강운규 사무금융노조 SGI신용정보지부장, 오홍석 사무금융노조 농협정보시스템지부장, 박은영 사무금융노조 라이나손해보험콜센터지부장 안상일 사무금융노조 KS넷지부장, 민주노총 김진억 서울본부장, 임종린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파리바게트지회장, 이창배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 한화생명 입장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한화생명은 본지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화생명은 “회사는 당사의 주요 연례행사인 연도대상 시상식이 방해받은 점에 대해 공문을 통해 서면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등 시정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했다”며 “그럼에도 지회장은 공문에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고 사과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회사는 권리를 구제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서 지회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현재 “경찰에서도 이번 건에 대해 업무방해로 보고 송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생명은 “회사는 FP(보험설계사) 노조와의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며, 노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