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아들 김동관ㆍ김동원ㆍ김동선에 쪼개기 경영권 승계”

- 송덕용 회계사,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진단 - “한화 풍력ㆍ플랜트 사업, 한화에너지가 아닌 배 만드는 한화오션에 넘겨”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몇 년 사이에 수도 없이 사업재편…노사관계 세탁 의심” - 금속노조 한화창원지회 김명기 “회사 행사에 노조 대표들 참석 안 시켜” - 허성무 국회의원 “시장 시절 한화에 아낌없는 지원…노사관계 역행에 굉장히 실망”

2024-08-27     최창영 기자
송덕용 회계사(회계법인 공감)

[로리더] 한화그룹(회장 김승연) 계열사들의 잦은 사업재편이 기업을 성장시키거나 확장하는 과정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노사관계 세탁과 김승연 회장의 아들(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에 경영권을 승계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송덕용 회계사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아들 3명(김동관, 김동원, 김동선)에게 회사를 쪼개주려고 한다”며 “제조부문은 큰아들 김동관, 금융부문은 둘째 아들 김동원, 서비스부문은 셋째 아들 김동선”이라고 분석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윤종오 진보당 국회의원은 23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실에서 “한화그룹 사업재편의 문제와 노사관계 전망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한화그룹 사업재편의 문제와 노사관계 전망 국회토론회”

허성무 국회의원은 토론 전에 “송덕용 회계사는 한화그룹의 지분 관계 등을 잘 정리해 줬는데, 새벽에 발제문을 다 읽어보고 상당히 전문적인 부분도 들어있어서 열심히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부분이 이해돼야만 한화그룹의 전체적인 움직임과 노조 정책까지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송덕용 회계사(회계법인 공감)는 “한화의 사업 구조를 보면 두 가지 특징이 있다”면서 “하나는 기본적인 지배구조가 사업지주회사와 중간지주회사 구조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화그룹의 사업이 확장되고 발전ㆍ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업 세탁 과정이 상당히 심한 편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덕용 회계사는 “사업을 하다보면 잘 안되는 부분을 털어내는 과정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것을 위한 게 아니라 지배구조나 노사관계를 세탁하기 위해 인수합병과 쪼개기 분할 등이 있다”면서 “또, 기업 세탁에는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려있다”고 지적했다.

송덕용 회계사(회계법인 공감)

송덕용 회계사는 “2024년만 보더라도 한화그룹은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했는데, 한화오션에 한화그룹이 가지고 있던 사업 부문인 풍력ㆍ플랜트 사업 부분을 떼어서 얹어줬다”면서 “한화오션 입장에서 사업이 늘어나는 거니까 회사가 성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아니다”라고 봤다.

송덕용 회계사는 “한화오션은 주로 배를 만드는 회사로, 풍력 발전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면서 “한화가 가지고 있는 풍력ㆍ플랜트 사업에 굉장한 수익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도 왜 넘겨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꼬집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 구조 변화 (자료=한화그룹 사업재편의 문제와 노사관계 전망 국회토론회 토론집)

송덕용 회계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례를 보면, 사업을 떼었다 붙였다를 몇 년 사이에 수도 없이 반복한다”면서 “내부적으로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목적은 노사관계 세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송덕용 회계사는 “자기들이 유리한 쪽으로 노사관계를 이끌 수 있는 부분은 먼저 분할했다가, (사측에 유리하게) 정리되면 다시 합병해 노사관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져간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한화오션의 사업구조 변화는 기업의 성장보다는 지배구조나 노사관계 세탁을 위한 측면이 크다는 의혹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송덕용 회계사(회계법인 공감)

송덕용 회계사는 “이런 문제는 노사관계에서 과제이기도 하다”면서 “예컨대 노사관계에 관련된 임금, 고용과 관련한 것을 다루기는 수월한데, 지배구조와 관련한 것에 노조가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송덕용 회계사는 “비단 한화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도 물적분할 과정에서 꼭 해야 할 필요도 없었음에도 물적분할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노사관계까지 세탁했다”면서도 “그런데 한화그룹에서 이 문제가 특별히 더 심하다”고 말했다.

한화

송덕용 회계사는 “한화의 사업구조를 크게 보면, 제조ㆍ금융ㆍ일반 서비스로 나뉜다”면서 “제조에는 화학 관련 제조 계열과 방산 관련 제조 계열로 나뉘고, 에너지는 제조와 서비스에 합쳐져 있다”고 전했다.

송덕용 회계사는 “이 사업 규모를 살펴보면, 화약ㆍ화학ㆍ태양광 등 제조 분야에서 2023년도 기준 매출이 약 26조원 정도 됐고, 영업이익은 9180억원 정도 났다”며 “금융부분에서는 2023년 기준 약 25조원 정도의 매출 및 영업이익 1조 2000억원 정도, 서비스 등 기타 합계는 11조 8000억원 정도의 매출 및 2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났다”고 덧붙였다.

송덕용 회계사(회계법인 공감)

특히 송덕용 회계사는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진단했다.

송덕용 회계사는 “이 세 가지 분야로 회사가 나뉘어 있는 이유는 사실 경영권 승계와 직접 연관돼 있다”면서 “현재 김승연 회장의 아들은 3명(김동관, 김동원, 김동선)인데, 그 세 명에게 회사를 쪼개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덕용 회계사는 “제조부문은 큰아들 김동관, 금융부문은 둘째 아들 김동원, 서비스부문은 셋째 아들 김동선에게 쪼개려다 보니 중간마다 무리수가 자꾸 생긴다”면서도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현재 회사를 쪼갤 수 있는 조건은 마련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한화 주요 계열사 지분 구성 (자료=한화그룹 사업재편의 문제와 노사관계 전망 국회토론회 토론집)

송덕용 회계사는 “한화에너지는 경영권 승계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등 김승연 회장의 아들들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큰아들 김동관이 50%, 둘째 아들 김동원과 셋째 아들 김동선이 각각 25%씩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송덕용 회계사는 “또한, 한화오션을 한화그룹이 기업을 확장하기 위해 인수했고, 그러면 한화오션에 맞는 지배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한화오션은 배를 만드는 회사로, 이사회 구성도 배와 관련된 이들이 포함돼야 하지만, 현재 한화오션의 (법정) 이사회에 배와 관련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한화오션 (법정) 이사회 (자료=한화그룹 사업재편의 문제와 노사관계 전망 국회토론회 토론집)

송덕용 회계사는 “사내이사 6인을 보면 권OO 이사와 김OO 이사, 류OO 이사 등은 한화에너지에서 온 사람들인데, 한화에너지는 현재 지배구조와 관련해서 가장 핵심적인 회사”라며 “이들은 한화그룹의 전략 부분에 있었던 사람들로,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를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꼬집었다.

송덕용 회계사는 “한화오션의 이사회 구성을 보면 한화그룹의 사업/지배구조 변경은 기업을 성장시키거나 확장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고만 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명기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화창원지회 지회장

이에 김명기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화창원지회 지회장은 “우리 사업장(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2014년 삼성그룹(삼성테크윈)에서 한화그룹(한화테크윈)으로 4개사가 넘어온 뒤 2017년 첫 번째 물적분할로 한화지상방산(현 한화디펜스),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가 신설됐다”면서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처음 소수노조로서 태동된 이후 금속노조가 교섭권을 확보하니 회사가 분할돼 조직력이 한꺼번에 확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김명기 지회장은 “특히 한화는 각종 행사시 노조 대표를 참석시키지 않는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 엔진 1만 대 생산 기념식에 허성무 국회의원도 왔는데도 우리는 부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명기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화창원지회 지회장

김명기 지회장은 “그러면 사원들이 참석해서 ‘노동조합의 힘이 없구나’ 하면서 자괴감을 느끼고, 이런 식으로 노동조합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라면서 허성무 국회의원에게 “항공 엔진 1만대 생산 기념식에 왔는데, 우리 노동조합 대표들 부른 것을 봤느냐? 다른 사업장에도 이렇게 한 적은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명기 지회장은 “이렇게 노동조합이 회사와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사원들이나 조합원들에게 가장 가시적으로,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창원시장 출신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토론을 듣던 허성무 국회의원은 “창원시는 한화의 기업도시가 될 만큼 한화의 지배력이 큰 도시가 됐고, 한화에 대한 기대가 컸다”면서 “제가 창원시장 시절에도 한화에 대해 아낌없이 지원했는데, 오늘 토론을 들으면서 기대에 너무 못 미치는 노사 관리를 통해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화를 평가했다.

허성무 국회의원은 “수준 있는 노사관계를 만들어서 노동자도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역행하고 있는 모습에 굉장히 실망하게 됐다”며 “이런 현실을 빨리 타개하고 노사가 같이 성장하는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그러면서 허성무 국회의원은 “일일이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장이 절박한데, 이후에 한화그룹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송덕용 회계사의 발표에 대해 허성무 국회의원은 “물적ㆍ인적 분할이나 결합을 맘대로 해가면서 경영권 승계 문제나 노동조합의 교섭권 약화 등 노사관계 세탁 문제가 생기는 과정의 핵심은 상법에 그 원인이 있다”면서도 “알고는 있지만, 상법 개정에 대해 과감하게 칼을 들이대고 집요하게 돌파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한계를 인정했다.

김병조 금속노조 부위원장,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황현일 창원대 사회학과 교수

그러나 허성무 국회의원은 “상법을 개정해서 마음대로 인적ㆍ물적 분할 및 결합하는 것에 통제를 가하게 되면 굉장한 힘이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자본주의가 성숙하고 세련된 수준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방산 기업의 노동조합은 단체 행동권에 제약을 받다 보니 통제에 익숙해지고 길들여지는 문제도 궁극적으로는 법 개정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허성무 국회의원은 “그러나 윤석열 정부와 싸우는 과정에서 돌파할 수 있는 문제인지, 이 정권과 싸워서 다음 정권을 창출한 뒤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가 남는다”면서 “당내에서도 인식 자체가 없는 사람도 있고, 인식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한화그룹 내 노동운동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 한화그룹 입장

<노사관계 법규 준수 관련>

“한화그룹은 노사관계 법규를 준수하고 노조와 상생하기 위하여 대화하면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토론회 과정에서 언급한 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름”

<사업 재편 관련>

“한화그룹의 사업 재편은 포트포리오 조정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으로 승계와 관계가 없음. 뿐만 아니라 한화그룹의 사업 재편은 노사 문제와 전혀 관계가 없으며, 노사관계 관련 법규를 준수하면서 진행하고 있음”

“한화그룹 사업재편의 문제와 노사관계 전망 국회토론회”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주최자인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병조 금속노조 부위원장, 장석원 금속노조 기획실장, 황현일 창원대 사회학과 교수, 송덕용 회계사(회계법인 공감), 김명기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화창원지회장, 김유철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장, 이성종 금속노련 한화시스템노동조합 위원장이 참여했다.

이외에도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부 조합원을 포함해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 사업장 조합원들도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