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한 변호사 “독점적 플랫폼, 자영업자, 노동자, 소비자 모두 손해”
- “거대 플랫폼, 을과 을끼리 싸우도록 하는 것 같아” - “22대 국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 논의 중…곧 발의”
[로리더] 이주한 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참여연대 실행위원)는 21일 “지금 소비자들은 1만원이면 살 수 있는 짜장면을 1만 5000원에 구매해야 하고, 바로 앞에서 돌아다니는 택시를 잡지 못하고, 플랫폼의 이익을 위해 멀리서 오는 택시를 잡아야 해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났다”면서 “독점적 플랫폼의 이익을 위해서 모든 경제주체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라이더유니온)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사당역 일대에서 배달상점주 단체들과 함께 배달 플랫폼 갑질 규탄대회 ‘배민항의행동’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연대발언에 나선 이주한 변호사는 “민변 민생경제위원회가 유럽과 미국에 이미 독점적 플랫폼을 규제하는 법률이 2~3년 전에 발의돼 생긴 이후 이 해당 법률이 우리나라에도 필요할 것 같다고 염려해, 해당 법률을 번역하고, 우리나라의 독점적 플랫폼들이 미국과 유럽에서처럼 해악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주한 변호사는 “그게 불과 2~3년 전이었는데, 지금 그 문제가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독점적 플랫폼의 이익을 위해서 모든 경제주체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주한 변호사는 “처음 공정거래위원회나 독점적 플랫폼들은 ‘소비자들의 후생이 증대되는 것 아니냐. 소비자들이 쉽게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편의를 누리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까 공정위가 규제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지금 소비자들은 1만원이면 살 수 있는 짜장면을 1만 5000원에 구매해야 하고, 바로 앞에서 돌아다니는 택시를 잡지 못하고, 플랫폼의 이익을 위해 멀리서 오는 택시를 잡아야 해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이주한 변호사는 “독점적 플랫폼으로 인해서 소비자들 역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21대 국회에서부터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미국과 유럽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을 번역해 우리 법체계에 맞게 수정해 발의해 주길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주한 변호사는 “독점적 플랫폼 규제법의 내용을 보면, 온라인 플랫폼, 독점적 플랫폼에게 자사 우대를 하지 말라, 너희 상품만 우선 노출하고 너희 상품만 판매하도록 하지 마라, 너희 상품을 ‘끼워팔기’ 하지 마라, 너희 상품을 팔면서 최혜 대우를 요구하지 말라 등의 조항들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주한 변호사는 “지금 배달의민족 어플을 보면 가게 배달, 배민 배달에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면서 “배민 입장에서는 배민 배달을 통한 주문이 늘어야만 자기의 이익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한 변호사는 “그래서 배민 배달을 우선 노출하고, 배민 배달로 모든 소비자가 몰리게끔 무료 배달을 실시하고 쿠폰을 발행하는 것”이라며 “22대 국회에서 이와 같은 행위를 막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을 논의 중이고 곧 발의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이주한 변호사는 “시민사회단체에서는 해당 법률이 발의에서 그치지 않고 통과돼 우리 플랫폼 노동자들이 더운 날에 이렇게 다시 한번 더 시위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주한 변호사는 “법률을 번역하고 관련 소송을 계속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서 “거대 플랫폼들이 소위 ‘갑과 을’의 관계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막상 싸움에서는 뒤에 있고, 을과 을끼리 싸우게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주한 변호사는 “그래서 배달 노동자들과 가게 점주들이 거대 온라인 플랫폼에 맞서 함게 힘을 뭉쳐 투쟁하는 모습이 정말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주한 변호사는 “민변 민생경제위원회나 참여연대는 소송 등의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지만, 아직 현장의 목소리는 미흡할 수 있다”면서 “그래서 민변이나 참여연대 등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면, 해당 의견이 법안에 반영돼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모였으며, 김지수 라이더유니온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가운데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강대식 화물연대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이 외에도 박주민ㆍ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은 직접 참석했고, 신장식ㆍ김재원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은 영상으로 축사를 보냈다. 이 자리에는 권영국 정의당 대표, 이은주 정의당 전 국회의원, 이주한 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참여연대 실행위원)이 연대차 참석했다.
배달 점주 측에서는 김남균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운영위원장, 김성훈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전국사장님 모임 회원이 참석해 발언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합원 및 연대자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은 우리에게 걸맞은 책임을 이행하라!”
“라이더와 상점주 착취하는 배달의민족 규탄한다!”
“국회는 배달 플랫폼의 갑질을 규제하라!”
“자영업자와 배달 라이더에 대한 착취를 규제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