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쿠팡은 사람이 죽어나가고 쓰러져야만 정신 차리나”

[로리더] 쿠팡 대책위원회 대표 권영국 변호사는 8월 14일 “택배 노동자들도 인간이다”라며 “꼭 사람이 죽어나가고 쓰러져야만 쿠팡은 정신을 차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이날 오후 2시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이렇게 더운데 어떻게 일해?” 쿠팡은 폭염대책을 로켓 배송하라! 쿠팡 노동자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8월 14일은 택배 없는 날인데, 쿠팡은 올해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며 “이날 택배 물량은 모두 쿠팡으로 몰릴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난 8월 1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6조 및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폭염 시기 휴게시간 보장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을 진행했다”며 “8월 2일부터는 현장에서 체감온도 33℃일 경우 매시간 10분, 체감온도 35℃일 경우 매시간 15분 쉬어가는 현장 준법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는 “쿠팡은 여전히 규칙과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8월 10일 쿠팡풀필먼트서비스와 전국물류센터지부의 실무교섭이 있었지만 사측은 단 1분의, 단 1회의 추가 휴게시간도 약속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발언대에 오른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대표 권영국 변호사는 “어렸을 때는 한 33~34℃ 가면 (더워서) 거의 죽음이라 생각을 했을 때가 있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38℃까지 오르거나 심지어 40℃ 이상을 가기도 한다”고 입을 열었다.

권영국 변호사는 “이상기후라는 것이 우리 현실로 지금 다가왔다”면서 “쿠팡이 일을 시키는 방식은 우리 사회에서 용납해서는 안 되는 매우 비인간적일 뿐만 아니라 생태적인 환경조차 부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쿠팡은) 7조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37~38℃의 온도에서 일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런 쿠팡, 당분간은 괜찮겠지만, 그러나 자신을 위해서 일하는 노동자의 작업 환경조차 돌보지 않는 자본이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 거라고 자만하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그래서 택배 노동자들이 오늘(14일)을 택배없는날로 정하자고 택배회사와 합의했던 것 아니냐”며 “물류ㆍ택배 노동자들도 인간이다. 물건을 나르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영국 변호사는 “기계도 마찬가지로 37~40℃ 찍으면 기차도 서행해야 한다”며 “기계도 온도가 올라가면 그대로 유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하물며 생물인 인간이 이 무더위에 9시간 10시간 일을 지속하다가 어떻게 됐냐”며 “코스트코에서 일하던 29살, 건강에 이상이 없던 노동자가 35℃ 폭염에 결국 운명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이미 작년에 쿠팡 동탄물류센터에 온열 질환으로 3명이 쓰러진 바가 있다”며 “올해도 노동부 장관이 동탄물류센터를 방문했을 때 노동자가 온열 질환으로 쓰러졌다”고 전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꼭 사람이 죽어 나가고 쓰러져야만 쿠팡은 정신을 차리는 것이냐”며 “(이는) 노동부, 정부 당국이 노동자의 노동권과 생명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8월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합의한 것은 운송 노동자들도 쉬는 날이고 더울 때 쉬고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뜻 아니냐”며 “노동자를 쥐어짜는, 혹한에는 난방시설도 주지 않고 폭염에는 냉방시설도 갖추지 않는 쿠팡을 반드시 심판해야 하겠다”고 경고하며 발언을 마쳤다.

특히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한 쿠팡 노동자들은 “휴게 시간 보장”을 촉구하면서 “이렇게 더운데 쿠팡 김범석 니가 일해라”라고 적힌 판자에 물풍선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한편 이 자리에는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민병조 지부장, 공공운수노조 박상길 부위원장, 공공운수노조 경기본부 이준영 본부장, 인권네트워크 바람, 비정규직이제그만,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성지현 경기지부장, 쿠팡대책위,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지부장,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 정의당 부천을 이옥순 지역위원장, 이백윤 노동당 부대표, 싸람:싸우는노동자를기록하는사람들, 민주노조를깨우는소리호각,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부당해고 노동자 이하나 조합원, 희망연대본부 김상열 부본부장 등 30~40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사회를 맡은 공공운수노조 김재천 조직국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폭염 대책 마련하고 휴게시간 보장하라!”
“쿠팡노동자 종단결로 노조탄압 박살내자!”
“폭염 문제 대책 없는 쿠팡 자본 규탄한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